“오징어게임” 비판받는 삼성전자 새 인사제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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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비판받는 삼성전자 새 인사제도 보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1.24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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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급 폐지와 동료 평가제 도입 논의 중… 연공서열 깨고 능력만으로 평가
블라인드 “직원들의 피 터지는 성과전쟁 벌이는 오징어 게임이 시작된 것”
노조 “삼성전자 직원들은 현실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아니다” 개편안 반대
삼성전자가 최근 인사제도 개편안을 알리자 내부에서는 ‘오징어 게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삼성전자가 최근 인사제도 개편안을 알리자 내부에서는 ‘오징어 게임’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삼성전자가 최근 인사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에서는 ‘오징어 게임’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어 주목됩니다.

<오징어 게임>이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인데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만 하는 극단적인 내용입니다.

삼성전자의 인사제도 개편안이 오징어 게임처럼 승진과 성과급을 받기 위해 동료들을 짓밟아야 하는 형식으로 변질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인사제도 개편 관련 안내를 공지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공지문에서 “중장기 인사제도 혁신 과제 중 하나로 이번에는 평가·승격제도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내외부의 의견 수렴을 거쳐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핵심은 승격제도와 평가제도를 싹 바꾼다는 것입니다.

우선 승격제도에서는 2017년부터 유지하고 있는 4단계(CL1∼CL4)의 직급체계를 폐지하는 것입니다. CL1은 고졸과 전문대졸 사원(사원1·2), CL2는 대졸 사원(사원3·대리), CL3는 과장·차장급, CL4는 부장급에 해당하는데 이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입니다.

평가제도는 절대평가와 동료평가 도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가를 통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한다는 것인데요.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업무 능력만 보겠다는 것인데요. 지금까지 섬성전자는 성과급과 연공서열을 병행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같은 직급이어도 연차가 높을수록 임금도 높아지는 연봉서열을 완전히 깨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직원들 간에 경쟁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동료평가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지금까지는 부서장만 직원들의 성과를 평가해 왔는데, 앞으로는 상급자가 아니라 동료에게 평가를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동료평가에 따라 연봉등급도 달라지게 됩니다.

삼성전자 측은 “부서장이 연공서열에 따라 성과를 달리 주거나, 편애하는 직원만 성과를 높게 주는 등의 병폐를 없애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입장은 다릅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이번 삼성전자의 인사개편안을 두고 부정적인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직원은 “(이번 인사개편안이) 사실인지 아직 모르나 오징어 게임 시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동료평가는 삼성전기에서 먼저 시행했었는데 분위기 안 좋아지고 전 직원이 오징어 게임 중”이라고 알렸습니다.

다른 대기업 직원도 “한정된 임금인상 금액에서 직원들의 피 터지는 성과전쟁을 벌이는 오징어 게임이 시작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직원은 “삼성전자와 무관하지만 (인사개편안) 이 기사를 보면서 참 포장을 잘했구나 라고 느꼈다. 결국 인간미나 동료애는 사라지고 삼성전자도 오징어 게임 되는건가?”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또 다른 대기업 직원은 “말이 좋아 직급 줄여 평등화라고 하지만 임금 줄이려는 편법이잖아”라고 비꼬았습니다.

직급 축소에 대한 비판의 글도 보입니다. 삼성전자 한 직원은 “직급을 축소, 폐지하는 것은 진급 시 올려주던 연봉을 안 주기 위한 의도다. 결국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토로했습니다.

블라인드에서 잇따라 비판의 글이 쏟아지자 노동조합도 인사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로 구성된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3일 ‘삼성전자 직원들은 현실 오징어 게임 참가자들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공동으로 배포했습니다.

이들은 인사제도 개편안이 삼성전자 내의 과도한 경쟁을 심화시키는 등 직원 간 경쟁·분열·감시를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직원끼리 동료를 감시하고 견제하게 만들어 직원 간 불신을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앞서 노조에는 “서로 평가해서 왕따나 카르텔을 양산할 수 있다”, “노비들끼리 평가를 통해서 서로 감시하려고 하는 것이다”, “동료평가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등의 의견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는 “삼성전자 노조는 인사제도 개편안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다”며 “조합원과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향후 회사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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