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이 싹쓸이한 ‘비규제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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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지인이 싹쓸이한 ‘비규제 지역’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2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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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국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중 최고치 경신… 충남 41%로 으뜸
외지인들이 전국 비규제지역 아파트를 싹쓸이하고 있다. /사진=부산 기장군청
외지인들이 전국 비규제지역 아파트를 싹쓸이하고 있다. /사진=부산 기장군청

각종 규제 여파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가 줄었지만 비규제지역에는 외지인들이 몰리면서 청약 완판 행진에 이어 집값마저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비규제지역 분양시장 역시 달아오르면서 완판 사례가 늘고 있다.

비규제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이 70%로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 LTV 40%, 조정대상지역 LTV 50%)보다 높고 청약통장 가입 1년 이상, 지역·면적별 예치금이 충족되면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세대주와 세대원 모두 1순위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또한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취득세 중과를 적용 받지 않는다. 비규제지역으로 외지인들이 몰리는 이유다.

현재 수도권에서 시·군 전체가 비규제지역인 곳은 경기 가평·동두천·여주·이천·포천시, 양평·연천군, 인천시 강화군 등이다.

실제 지난 5월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 538-1번지 일대에서 분양한 ‘더샵 양평리버포레’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8.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양평 역대 최고 경쟁률을 달성했다. 앞서 3월 양평읍 양근리 산 24-41 일원에 공급된 ‘양평역 한라비발디’도 평균 1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양평군에서 올 상반기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체 489건 중 147건으로, 30.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20.4%) 같은 기간에 비해 10%p가량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을 벗어난 지방 역시 외지인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 중 대표적인 곳은 강원도다. 강원 강릉 소재 아파트 ‘강릉유천유승한내들퍼스트’ 전용 84㎡의 평균 매매가는 5억3000만원대로 집계됐다. 2018년 5월 분양가는 3억원 수준으로, 약 2배의 웃돈이 붙었다.

강원 원주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반곡동 ‘힐데스하임 5단지’ 전용면적 84㎡형 매도 호가가 최고 5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5억1000만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또한 최근 투기과열지구에서 일부 지역이 해제된 창원 의창구는 다시 외지인의 갭투자 늘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부동산 시장 역시 외지인 수요로 들썩이고 있다. 동해시 일선 공인중개 사무소에 따르면 천곡동에 있는 쌍용은 매물이 단 2개 밖에 없다. 전용 83㎡는 최근 1억7500만원에, 전용 117㎡는 2억원에 손바뀜했다. 이 단지는 222가구로 총 2동이 있는데, 원래 가구수가 적은 데다 대부분 가구에서 ‘오션뷰’를 볼 수 있는 아파트다.

평릉동에 있는 코아루디오션도 전체 522가구 가운데 매물이 8건 밖에 없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억8000만원에 거래됐고, 전용 101㎡ 역시 지난 7월 3억8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동해시에서 아파트 매물을 찾기 어려운 것은 외지인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강원도 외지인 매매 비중은 49.3%에 달했다. 전체 거래의 절반에 달하는 매매를 외지인이 거래한 것이다. 동해시는 올 1월 매매 비중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8.06%였는데, 8월 기준 33.07%로 약 5%포인트 늘었다.

부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동산 비규제지역인 부산 기장군과 중구의 부동산 거래량과 외지인 매입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가 국토교통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4월까지 기장군과 중구의 부동산을 산 외지인 비율은 각각 50.2, 6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기장군은 11.4%포인트, 중구는 2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충남과 충북의 경우 외지인의 아파트 매수 건수 자체는 각각 1만2186, 8670건에 달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충북에서 외지인 아파트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청주시(43.4%)로 나타났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충청권은 다른 지방보다 서울 접근성이 좋고, 대기업들의 투자와 각종 개발 호재가 맞물리면서 외지인들이 아파트 매수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며 “입주 물량 감소와 공급 부족이 더해지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외지인의 아파트 매입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충남(41.4%), 충북(38.0%), 인천(35.7%), 경기(29.2%), 전북(29.1%), 경남(28.0%), 울산(23.5%), 광주(22.0%), 부산(18.6%) 순이었다. 충남을 제외하고는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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