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사장과 감사는 ‘친문 인사’… 정권말 알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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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 사장과 감사는 ‘친문 인사’… 정권말 알박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9.28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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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취임 김영문 사장,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보좌 행정관
노무현정부의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상철 상임감사도 친문인사로 분류
한국동서발전의 사장과 상임감사가 모두 친문인사로 채워져 임기 말 ‘알박기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한국동서발전
한국동서발전의 사장과 상임감사가 모두 친문인사로 채워져 임기 말 ‘알박기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한국동서발전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인 한국동서발전의 사장과 상임감사가 최근 모두 친여권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임기 수개월을 남겨둔 문재인정부가 억대 연봉의 주요 에너지 공기업 1~2인자에 ‘알박기 낙하산’을 투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대목입니다.

지난 4월 26일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이 취임한데 이어, 이달 14일에는 김상철 상임감사가 공식업무를 시작했는데요. 이들 모두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입니다. 김영문 사장은 1992년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찰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는데요. 그러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발탁됐습니다.

이 시기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었던 때입니다. 당시 문재인 수석을 보좌하던 역할을 한 것입니다. 김영문 사장은 문 대통령의 경남고 12년 후배이기도 합니다. 이후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관세청장을 역임했습니다.

관세청장은 그동안 기획재정부 등 경제관료 출신이 맡아왔는데 검사 출신 김영문 청장이 선임되자 이례적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검찰 출신 관세청장으로는 1970년대 초대 관세청장을 맡았던 이택규 전 청장과 2대 관세청장을 맡은 최대현 전 청장 이후 39년 만입니다.

그러다가 2019년 12월 12일 관세청장에서 갑자기 물러나더니 열흘 뒤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며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어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울산광역시 울주군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울주군 지역위원장을 맡아왔습니다.

지난해 총선 후 1년이 지난 올해 4월에는 동서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는데요. 당시 낙하산인사,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검사로 일하다가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관세청장으로 일했을 뿐 에너지산업 분야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1년을 남기고 보은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 이유입니다.

동서발전 노동조합도 사장 공모 당시부터 김영문씨가 동서발전의 내부출신인 권오철 전 기술본부장, 표영준 전 사업본부장을 제치고 유력한 사장 후보라는 평가를 받자 반발했습니다.

동서발전 노동조합 측은 “에너지 전환 시기 비전문가 낙하산 인사에 대한 우려가 큰 데 특히 화력발전 근로자들의 고용 문제를 얼마만큼 챙길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발전사가 과도기를 겪는 어려운 상황에서 추진력을 가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장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노총 전국공공노조연맹 발전5사 대표노조도 당시 성명서에서 “사장 선임을 둘러싼 정부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미 내정돼 있다고 알려진 낙하산 인사 선임 계획을 당장 철회하고 비전문가에게 국가 발전산업의 미래를 맡기려는 터무니없는 도박을 멈출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지난해 동서발전은 사장 급여로 총 2억3885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김영문 사장의 임기는 2024년 4월 25일까지로 3년입니다. 김영문 사장에 이어 이번 달에는 김상철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정책보좌관이 동서발전의 상임감사로 임명됐습니다.

김상철 신임 상임감사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노무현재단 사료연구센터본부장 등을 거친 친문 인사로 분류됩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에는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일했습니다. 당시에도 산업정책과 관련된 경력은 전무해 산업부 안에서 뒷말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동서발전은 상임감사 연봉으로 기본급과 상여금을 합해 총 1억8888만원을 지급했습니다. 상임감사의 임기는 2년입니다.

문 대통령 임기는 내년 5월 9일 끝나지만, 올해 임명된 동서발전 사장과 상임감사는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1~2년은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정부가 임기 말 공기업에 알박기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을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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