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금융 낙하산 뒤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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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금융 낙하산 뒤엔 ‘대표이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9.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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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임원 추천자는 성기홍 대표이사”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 2본부장 추천자가 성기홍 현 대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표이사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사진=한국성장금융 홈페이지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 2본부장 추천자가 성기홍 현 대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표이사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사진=한국성장금융 홈페이지

투자운용 및 금융 경력이 전혀 없는 청와대 출신 인사가 한국성장금융의 본부장에 내정돼 낙하산 논란이 거센 가운데, 해당 인사 추천자가 성장금융의 대표이사인 것으로 알려져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13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은행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를 보면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의 임원 추천자는 성기홍 현 대표이사 추천으로 확인됐다.

한국성장금융의 임원은 대표이사 또는 사외이사가 추천한 인사를 결격사유 등을 검증해 주주총회에서 의결하도록 돼 있다. 성기홍 대표의 황 전 행정관 추천은 이같은 임원 추천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정책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자리에 투자 운용 경력이 없는 청와대 출신 인사를 대표이사가 나서서 추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님국 의원은 “투자운용2본부는 마치 황현선 전 행정관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합리적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뉴딜펀드운용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성장금융이 맡아서 진행해 왔는데 굳이 8월에 본부를 쪼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국성장금융은 8월 조직 개편을 통해 투자운용본부를 1·2본부로 분리하면서 본부장을 한 자리 늘렸다. 이후 이달 1일 주주 서한을 통해 황 전 행정관을 투자운용2본부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고 공지해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강 의원은 “정권 말 낙하산 인사가 쏟아져도 20조원이라는 정책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에 무경력, 무자격증 여당 당직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을 내려보낸다는 것은 국민의 눈 같은 것은 무시한다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일 성장금융 대표가 추천해 선임된 임원이 정책 펀드를 운용하다 손실을 입혔을 경우 책임은 오롯이 추천한 대표이사에게 있고 법적으로 문책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당국은) 민간 금융회사라고 할지라도 성장금융과 같이 막대한 정책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 공개 채용 절차 마련 등을 권고하고 관리·감독을 공공기관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황현선 전 행정관이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에 내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 비난이 거셌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국성장금융은 청와대·정부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무자격자라도 상관이 없다고 했다”며 “무자격자를 낙하산 태워 모셔오기 위해 기존 제도에 없던 본부장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고까지 한다”고 비판했다. 양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해도 해도 너무하다. 본인들 돈이라면 무경험자 낙하산 인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하겠나”면서 “그래놓고 국민들에게 권하는 건가”라고 질타했다.

황현선 투자운용2본부장 내정자는 2019년 유암코 상임이사로 발탁될 당시에도 관련 경력이 없어 문제가 됐었다. 유암코는 준공공기관 성격의 구조조정 전문기관인데, 구조조정 경력이 전무한 황현선 전 행정관이 내정되면서 당시 유암코 안팎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부적격자들이 금융회사에 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황 신임 본부장은 오는 16일 한국성장금융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유암코 상임감사를 사임하고 성장금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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