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 차별 없애라”… ‘3기신도시 사전청약’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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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 차별 없애라”… ‘3기신도시 사전청약’에 쏟아진 분노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6.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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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인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지구 일대. /사진=LH
3기 신도시 예정지역인 경기도 남양주시 왕숙지구 일대. /사진=LH

“8년을 기다리게 만든 보금자리보다 실패한 정책이 될 수 있다.”

2008년 3월 24일, 국토해양부는 대통령 공약인 <보금자리 주택공급>의 실행방안을 확정합니다. 다음 해부터 10년간 70만채의 공공주택을 민간보다 싸게 공급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택수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1년 먼저 사전청약제를 실시합니다. 하지만 ‘보금자리’는 2018년에야 본청약을 겨우 진행합니다. 그리고 3년 뒤, 3기 신도시와 함께 보금자리는 또 입에 오르내립니다.

‘사전청약’. 본청약 전에 일부 물량에 대해 먼저 진행하는 청약제도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주택을 미리 공급해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가격 상승,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으로 주식·부동산 등을 사들이는 일)을 막는 방안으로 활용됩니다. 다음 달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수도권에서 모두 3만200가구의 사전청약이 이뤄져 내 집 마련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입지 위치.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입지 위치.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3기 신도시 올해 청약 일정.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3기 신도시 올해 청약 일정.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기 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인천계양 신도시 지구계획을 승인했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총 333만㎡인 인천계양 신도시는 면적의 27%는 공원·녹지로, 22%는 일자리 공간으로 조성키로 확정했습니다. 계양 신도시에 들어설 공공분양주택 2815가구 가운데 1050가구는 다음 달 사전청약으로 먼저 풀립니다.

이들 사전청약 1050가구 가운데 일반 공공분양주택은 709, 신혼희망타운은 341가구입니다. 이처럼 인천계양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 3기 신도시 9400가구를 포함, 모두 3만200가구의 사전청약이 이뤄집니다. 과천의 지식정보타운 등 수도권 본청약 물량 9000가구까지 합치면 하반기에마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가 넘는 3만9000여 가구가 쏟아지는 것입니다.

3기 신도시 물량만 시기별로 보면 10월 남양주왕숙2(1400가구), 11월 하남교산(1000가구), 12월 남양주왕숙(2300가구)·부천대장(1900가구)·고양창릉(1700가구)에서 사전청약이 진행됩니다. 이밖에 7월 남양주진접(1600가구), 10월 성남신촌(300가구), 11월 과천주암(1500가구), 12월 안산신길(1400가구) 등에서 사전청약이 예정돼 있습니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사전청약 외에 공공분양주택 본청약 물량도 9000가구가 풀립니다. 대부분 규모가 작지만 사전청약보다 입주가 빠르고 서울에서도 물량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7~8월 과천 지정타 500가구와 강서아파트 300가구를 시작으로, 9~10월 인천검단 800가구, 11~12월 대방아파트와 공릉아파트 각 100가구, 성남판교대장 700가구 등입니다.

특히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이 인천계양의 341가구를 비롯, 3기 신도시에만 1만4000가구에 달합니다. 집이 없는 신혼부부라면 놓쳐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다음 달 사전청약을 받는 의왕청계2(300가구)와 위례(400가구) 등 사전청약 물량 전체를 신혼부부에게 돌아가는 곳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청약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주택 건설지역의 규모나 위치, 투기과열지구 지정여부 등에 따라 의무 거주기간과 거주지 요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 맞는 요건 확인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청약통장이 없더라도 지금 당장 가입한다면 11월 물량부터는 가입기간 최소 6개월 이상, 납입 인정 6회 이상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서 청약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알림 서비스 받는 방법.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알림 서비스 받는 방법. /자료=3기신도시 누리집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청약 및 분양과 관련한 제도의 허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아울러 까다로운 청약 조건으로 ‘하늘의 집 따기’라는 반응도 많습니다. 집을 사기 위한 으뜸 조건인 대출규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풀어야 한다며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매제도는 처음부터 거주목적 없이 투기를 위한 제도입니다. 실거주자들이 청약할 수 있도록 전매를 금지하거나 계약을 취소해야 합니다. 청약 경쟁률만 높이는 전매제도 이걸 왜 계속 놔두는지 해당지역보다 타지역 사람들이 청약 신청을 더 많이 하니 실거주자들은 살 집이 더 없어짐” “상식적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원가 +a로 책정해야지 주변시세가 기준이라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전매제한 끝나는 10년 후에도 수도권이 이 가격이 유지가 될까?”.

“3기 신도시에 물량 많대서 기대하고 알아보니 특별공급이 85%에 일반공급은 고작 15%네요. 신혼도 아니고 노부모도 없고 중소기업 근무자도 아니라면 본인은 그냥 물 건너갔다고 보심 됩니다” “노부모, 신혼특공 없애고 생애최초로 통합했으면 한다” “신혼특공 7년 안에 자녀 세명 안되면 신혼이라도 의미 없음” “정답이에요. 별걸 다 특공에 넣었어요” “다른 특공은 그렇다 쳐도 신혼부부들 물량은 뭐가 그렇게나 많냐. 일반공급이 고작 15%라면 무주택 중장년층은 오히려 역차별 아닌가” “넘 비싸.... 5억짜리 10억으로 올려놓고 70~80%인 7, 8억에 판다고 하니...ㅉㅉㅉ”.

“돈이 없다. 대출도 어렵고” “대출규제부터... 그래야. 집을 사든 말든 하지. 결혼을 하든 하지.

아이를 낳고 인구증가 하지” “대출은 다 막아놓고 분양가는 올랐는데 뭔 돈으로? ㅜ” “대출 안 되니 돈 있는 놈들만 집 사는 거지” “신도시 같은 공공매입후 개발은 원가 또는 토지임대부로 1천만원이하로 분양가능하다. 제발 건설사에 대박 안겨주지 말고 저렴하게 분양해주세요. 주변시세 비교 너무 싸다면 실거주 기간을 10년으로 늘리든지, 양도소득세를 최대 90프로로 하든지. 무주택자들을 위해서 주변시세 무시하고 저렴하게 분양해주세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3일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를 갖고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를 다음 달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3일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를 갖고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를 다음 달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다섯째주(3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5%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도별로는 보합인 세종을 빼고 16개 지역 모두 올랐습니다. 전세도 전국이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함께 오르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오늘(3일) 부동산시장 점검 회의를 갖고 ‘집값 불끄기’에 나섰습니다. 서민과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를 다음 달부터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홍 부총리는 아울러 다음 달 재산세 부과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이달 안으로 지방세법 개정안 국회 통과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무슨 수를 내서라도 젊은 부부들에게 집 한 채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2006년 11월 21일, 17대 대통령선거를 1년 여 앞둔 한 대학교. 유력한 대선 주자는 특유의 갈라진 음성으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선거 직전인 다음 해 12월 7일에는 “집 한 칸이면 족하다”라며 모든 재산의 사회 환원을 다짐합니다. 20대 대선을 앞두고 그의 목소리가 자꾸 맴돕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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