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사는 청년과 ‘양도세 거품 무는’ 다주택자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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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사는 청년과 ‘양도세 거품 무는’ 다주택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6.01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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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년4개월 만에 시세차익 9억원 남겼다.”

지난달 25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이돌그룹 멤버가 언론에 소개됩니다. 이번 뉴스 카테고리는 연예가 아닌 경제, 그것도 부동산입니다. 이 멤버가 2019년 11월 13일 사들인 서울 한남동의 아파트를 지난 3월 5일 팔았다는 것입니다. 흔한 내용이지만 흔치 않은 것은 가격입니다. 전용면적 70평형짜리를 49억원 현금으로 사서 58억원에 되판 것입니다.

방탄소년단 멤버 RM(본명 김남준)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한남더힐을 매각해 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남더힐.
방탄소년단 멤버 RM(본명 김남준)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한남더힐을 매각해 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남더힐.

‘시세차익’. 주식이나 펀드, 부동산 등을 산 뒤 값이 오른 때에 팖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오늘(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 세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시세차익의 75%까지 세금을 매깁니다. 아울러 종합부동산세도 세율을 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되레 집값을 부추길 것이라지만 여론은 이참에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강화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이날 시행됐습니다. 먼저 1주택자 종부세 기본 세율이 0.5~2.7%에서 0.6~3.0%로, 다주택자는 최고 6%로 상향됐습니다. 양도세율 역시 1년 미만 단기 보유자는 기존 40%에서 70%까지 강화됐습니다.

특히 조정대상지역 3주택자 이상의 경우 양도차익에 최대 75%까지 세금이 매겨집니다. 만약 3주택 이상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자가 10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면, 지방소득세(10%)까지 포함해 8억250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주택 매매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 세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시세차익의 75%까지 세금을 매긴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1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 세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시세차익의 75%까지 세금을 매긴다. 사진은 서울의 아파트촌. /사진=픽사베이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임대사업자 매물이 거래량 변수로 작용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거래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라며 “다주택자들은 매각보다 증여를 더 많이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해 12월 7524건 ▲올해 1월 5774건 ▲2월 3865건 ▲3월 3774건 ▲4월 3610건으로 감소 추세입니다.

여기에 전월세 신고제까지 더해지면서 임대차 시장 불안까지 걱정된다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계의 지적입니다. 이날부터 전세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이 넘는 전·월세 계약을 한 집주인이나 세입자는 30일 안에 지방자치단체에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 자료가 과세 목적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전세난 가능성이 불거지는 이유입니다.

반면 다음 달부터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완화됩니다. 무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우대 폭이 20%포인트까지 늘어나고 대상 주택가격(시가 기준)도 투기지역의 경우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상향됩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중저가 주택이 가격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가구 1주택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준 금액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조치와 공시지가 상위 2%에 대한 종부세 과세안은 여전히 논의 중입니다. 특히 양도세 비과세 기준 금액 상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습니다. 반면 상위 2%에 대한 종부세 과세안은 정부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당 안을 추진하려면 현행 종부세 부과 기준을 금액이 아닌 비율로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재산세율 감면안 등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달 안으로 세법 개정을 끝마쳐야 합니다. 종부세와 양도세 완화 조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6월 중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게 여당 부동산 특위의 입장입니다.

/자료=국토교통부
/자료=국토교통부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전월세 매물까지 씨가 마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는 종부세 인상 등 집을 팔도록 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세율을) 90까지 올려요. 투기꾼에게 수익이란 없게요” “암 그래야지. 시세차익은 누군가의 월급으로 적금으로 메워야한다” “우선 다주택 소유 공무원들에게 먼저 적용한 다음 점차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적용해보자” “집은 한채만 필요하지 왜 여러채일까? 투기 투기 투기로 번 돈 모두 회수합시다” “투기꾼들이 75퍼나 내야하는 거지” “투기목적의 보유자들이 팔아서 얻는 차익의 75%면 너무 적은 거 아닌가? 100% 다 환수해라. 담배 피우는 것도 죄악세 무는데 부동산투기는 더 큰 죄로 다스려야 옳다”.

“오히려 집값이 폭등한다고 헛소리하는 것들이 있네. 그럼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어라” “한국인들 오지랖은 지구최강인가?? 본인은 세금 전혀 연관 없는 사람들이 국민들 중에 90프로 이상일건데 왜 5~10프로 사람들을 걱정해주는지”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한 상황. 더 웃기는 건 자신의 부동산 값이 몇억씩 오른 자들이 비판한다는 거다”.

“이러면 매물이 다 잠기지” “이래도 저래도 집값 상승 요인은 똑같자나. 전세 월세 매몰도 찾기 힘들듯” “누가 집 내놓을까?” “안 팔면 안 내지요 ᆢ누가 판대요” “가지고 있는 사람들 있을 수 있으니 종부세를 대폭 올려야 매물 나올 것” “이제 다주택자가 집을 팔도록 정책을 써야지. 다주택 보유세를 높게 해서 세금 땜에 집을 팔 수밖에 없게 하자” “앗 좋은 소식. 실거주 1채가 정답”.

1인 가구가 늘면서 화장실 변기 옆에 조리공간을 둔 불법 원룸 건축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료사진=SBS 영상 갈무리
1인 가구가 늘면서 화장실 변기 옆에 조리공간을 둔 불법 원룸 건축물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료사진=SBS 영상 갈무리

“7년째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다”. 머리글에서 소개한 한남더힐 전용 243.642㎡는 지난해 9월 4일 77억5000만원(1층)에 거래됐습니다. 3.3㎡에 1억497만원인 셈입니다. 한 평에 사람을 세운다면 몇 명이나 설 수 있을까요. 몇십억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세금이 비싸다고 아우성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원룸 화장실에서 라면을 끓이고 있을 청년들의 분노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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