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 금감원 부국장이 ‘가상화폐 거래소’로 가는 까닭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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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금감원 부국장이 ‘가상화폐 거래소’로 가는 까닭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5.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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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감독원 소속 고위 간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로 이직하려 사표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소속 고위 간부가 가상화폐 거래소로 이직하려 사표를 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금융감독원

“이래서 모두 공무원 되려고?”

대부분 기업들의 급여일인 지난 25일,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한다는 금융감독원 직원이 퇴직 처리됩니다. 핀테크 현장자문단 소속 부국장이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로 옮기려 사표를 냈기 때문입니다. 별도 보직이 없었던 이 사람은 평소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승인을 얻어야 재취업이 가능합니다.

‘레버리지’. 지렛대라는 영어(leverage) 낱말로, 자산투자로부터의 수익 증대를 위해 차입자본을 끌어다가 자산매입에 나서는 투자전략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쉽게 말해 돈을 빌려 투자해 수익을 키운다는 뜻입니다. 금융감독 당국자조차 눈독을 들이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코인 가격이 널뛰기를 하는 까닭은 중개업자들의 지나친 레버리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6일 미국 CNBC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극심한 변동 폭을 보이는 배경에는 중국의 규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 등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레버리지’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주에만 30% 급락했는데, 이 같은 배경에는 과도한 리스크를 감수한 개인투자자들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것입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극심한 변동 폭을 보이는 배경에는 ‘레버리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CNBC 방송영상 갈무리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극심한 변동 폭을 보이는 배경에는 ‘레버리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CNBC 방송영상 갈무리

특히 비트멕스 같은 아시아 중개회사들이 최대 100대 1의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한 점을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100배 레버리지 상품은 증거금 10만원으로 100배 레버리지 거래를 선택해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해 성공하면 0.1%만 상승해도 10만원의 수익을 내는 식입니다. 반대로 0.1% 떨어지는 순간 바로 증거금 전액을 잃는 마진콜이 발생하는 초고위험 투자입니다.

‘비와이비티’(bybt)에 따르면 레버리지 포지션을 잡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지난주에만 12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청산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브라이언 켈리 BKCM 최고경영자는 CNBC에서 “모든 투자자의 청산 가격은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라며 “일정 지점에 이르면 자동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데빈 라이언 JMP 애널리스트도 “매도가 더 많은 매도를 야기한 것”이라며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가상화폐 시장 레버리지는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방송은 그러면서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기관투자자에게만 레버리지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가상화폐 대출 시장의 성장도 지난주 비트코인 급락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습니다. 블록파이와 셀시어스 등 가상화폐 회사들은 비트코인을 담보로 이용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담보물인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의 대출금을 강제로 회수하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26일 오후 3시 25분 기준 비트코인이 48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료=업비트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26일 오후 3시 25분 기준 비트코인이 48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자료=업비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지나친 레버리지는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아울러 금감원 간부가 이직하려는 가상화폐 거래소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관예우’라는 뿌리 깊은 불공정 관행은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ETF 중에 하락베팅은 진짜 투기지 코인은 사업 내용이랑 플랫폼(쓰임새) 깃허브에 올라온 개발현황, 커밋수, 트윗, 코딩 내용, 투자현황, 개발진 등등을 보고 판단하는데 저건 진짜 그래프 참조하긴 해도 완전 도박이랑 똑같음” “개미 만명이 만원씩 일억 모아서 주최측이랑 큰손들이 오천 먹고 당첨자 몇명 뽑아서 몇천 몇백씩 안겨주고 뉴스 때림. 그럼 개미들이 돈 들고 달려듦. ㅋㅋ 전형적인 복권구조”.

“업비트 내부에 구린 게 많나 보구만” “전관예우 감사 봐주기 써먹으려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편입시켜야함” “금감원 공무원보다 가상화폐 거래소 직원이 더 유망한 직종이라는 건가?뭔가” “고위공직자 관련 업종에 퇴직 후 3년간 취직금지 아닌가? 그거 법 시행된 걸로 아는데” “ㅋ ㅑ 이런 식으로 정관 유착이 생기는 거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직업의 자유 개인의 자유는 있지만 글쎄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볼까?” “돈벌이를 위해서” “연봉 10억은 우습것네 ㅎㅎㅎ”.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은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평균 연봉 1억원인 금감원의 쇄신을 요구했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은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평균 연봉 1억원인 금감원의 쇄신을 요구했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은 기획재정부는 올해 1월 평균 연봉 1억원인 금감원의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직원 2200명의 성과급을 절반으로 깎고, 워싱턴 사무소를 폐쇄하라는 내용 등입니다. 채용 비리와 펀드 부실 감독 등 각종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자 강도 높은 조직 정비를 주문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 감독권을 무기로 ‘갑질’ 행태도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직무 수행으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자산을 불렸다면 징계대상이다”. 2018년 1월 가상화폐 대책 발표 직전, 금감원 직원이 가상화폐를 팔아 차익을 남긴 일이 터졌습니다. 금감원 직원은 신분상 공무원은 아니지만 주식거래에 제한이 있습니다. 다만 가상화폐는 금융상품이 아닌 만큼 거래에 따로 제한이 없습니다.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저녁 있는 삶을 살기 위해 공무원을 택했다”. 순청시청에 근무하다 행정사무관으로 명예퇴직을 한 임영미는 <공무원의 정석>에서 칼퇴근을 꿈꾸는 후배를 보면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너 서울시청 본청에 가서 고생 좀 해봐라”. 으레 공무원이라면 주민등록 등본을 떼어주는 이들을 떠올립니다. 지금도 <공무원 헌장>을 지키며 일하는 이들이 더 많습니다.

“하나, 청렴을 생활화하고 규범과 건전한 상식에 따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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