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하랬더니 대규모 승진파티, ‘땅투기’ LH의 파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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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하랬더니 대규모 승진파티, ‘땅투기’ LH의 파렴치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12.30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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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조직 혁신안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1·2급 80여명 승진
“연말 승진 파티 중이다. 죄다 승진 준비하느라 일도 안 한다”
“대선 분위기 틈타서… 정신 못차리고 승진 파티 한다” 청원글도
LH가 연말 대대적인 인사를 앞두고 승진파티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LH
LH가 연말 대대적인 인사를 앞두고 승진파티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만간 대대적인 승진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안팎에서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초 터진 ‘직원 땅 투기’ 사태로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강도 인사 혁신안을 내놓은 지 불과 반년 만에 고위직들이 ‘승진 파티’를 벌일 것이라는 데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LH가 사태 수습을 위해 혁신안을 처음 내놓은 것은 지난 6월인데요. 당시 혁신안에는 “LH 전 직원은 재산등록대상이 되고 인력은 2단계에 걸쳐 2000여명 가까이 감축시킨다. 고위직 임직원 보수는 3년간 동결된다. 실수요 목적 외 주택·토지 소유자는 이를 처분하지 않을 경우 고위직 승진에서 배제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조속히 LH 조직을 혁신해 변화된 모습을 확실히 보여드리겠다”며 LH 혁신방안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장담했습니다. LH는 지난달에도 청렴·공정·투명성 제고를 위한 강도 높은 혁신 추진 의지를 재차 밝혔습니다. 다주택자 등 투기행위자가 상위직으로 승진을 제한하는 제도를 마련했다고 천명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인사 혁신안이 발표된 지 한 달도 안 돼 ‘승진 파티’가 예고되면서 아직 정신 못차렸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LH의 이번 승진 대상자는 1급 처·실장, 2급 부장 등 80여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조직·인사 혁신안에 따라 상위 직급 자리가 크게 줄어든 마당에 1·2급 고위직 승진은 부적절하다”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LH 승진파티 막아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글쓴이는 “LH가 연말 승진 파티 중이다. 죄다 승진 준비하느라 일도 안한다”라며 “제발 좀 막아달라. 제정신들이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글에는 “승진 인사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1년만 참고 하면 안 되나” “이 와중에 승진 잔치라니” 등 댓글이 달리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LH의 승진 파티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왔다.
LH의 승진 파티를 막아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이 올라왔다.

심지어 지난 28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LH 승진 파티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LH가 대선 분위기 틈타서 사람들 관심이 멀어지니까 정신 못차리고 승진 파티를 한다고 한다”면서 “LH사태가 터진지 얼마나 지났다고 아직 정신못차리는것 같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화나고 열받는다”라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인터넷도 누리꾼들 분노의 목소리로 가득합니다.

“LH 이XX들 잠잠해지자 하는 짓은 예상대로 뻔하다” “적당히 눈치 보다가 국민 관심 사라지니까 또 지네들 세상인 찌꺼기 집단” “국민 혈세로 승진 파티라니...국민들은 피X 싸고 있는데” “끝까지 해쳐먹겠다는 굳은 의지” “승진하면 월급 올라간다. 그럼 돈 파티 아닌가? LH 해체 수준까지 하겠다던 정부 사람들 어디 갔나?” “전국민에게 트라우마를 안긴지 1년이 안 된 거 같은데 뭐? 승진 파티? 또라이 XX들”.

하지만 LH 측은 별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해마다 실시하는 정기 인사 성격이고, 최근 3년 평균보다 승진 대상자가 많이 줄었다”라는 설명입니다. LH의 이번 고위직 승진 인사는 성급했다는 지적이 다수입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새로운 혁신을 통해 부동산 투기로 추락한 신뢰를 되찾는 등 국민 신뢰 회복이 먼저라는 충고입니다.

한편 앞서 지난 7월에는 김현준 LH 사장이 임직원 땅 투기 책임을 지고 상임이사 5명 가운데 4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밀실인사 논란도 일었죠. 당시 관리감독 부실과 부동산 투기 등 물의를 야기한 책임을 물어 교체 인사를 한 건데요.

문제는 김 사장이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당시 LH 인사 책임자였던 경영본부 A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는 겁니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처장에서 상임이사로 승진됐는데요. LH노조는 승진된 A와 B씨 모두 김 사장의 대학 동문들로 ‘정실인사’(情實人事)라고 비난했습니다.

노조는 “김현준 사장이 대학 동문 해당 임원을 감싸고,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공석인 이사 자리에도 동일 대학 동문을 임명해 의구심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적 쇄신을 빙자한 선별적 인사를 단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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