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승계의 열쇠 쥔 ‘한미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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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승계의 열쇠 쥔 ‘한미헬스케어’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4.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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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전 회장 지분 전량, 차남 임종훈에게 상속… 승계용?
사진=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지난해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그가 보유했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상속이 마무리돼 부인 송영숙 회장이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임 전 회장의 세 자녀 중 어느 누구에게 지분을 몰아주지 않고 부인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2세로의 승계가 미뤄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계열사 한미헬스케어 지분은 차남인 임종훈 사장에게만 상속되면서 한미헬스케어가 한미약품그룹 승계의 키로 작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성기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미사이언스 주식 2308만여주(지분율 34.29%) 중 1763만여주는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상속했다. 상속분을 제외한 545만주 중 532만여주는 사회 환원 차원에서 가현문화재단과 현재 설립 중인 임성기재단에 각각 330만여주, 202만여주를 증여했다. 나머지 13만주는 임 전 회장이 좋은 곳에 쓰라며 특정 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속분 가운데 송영숙 회장이 699만여주를, 장남 임종윤 사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 차남 임종훈 사장이 각각 355만여주를 나눠받았다. 법정 상속분대로가 아닌 배우자 2 대 자녀 1 비율이었다. 송 회장이 40%를, 세 자녀가 20%씩이다.

이로써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는 송 회장으로 바뀌었다. 상속으로 인해 지분율이 1.26%에서 11.65%까지 올라갔다.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2.65%에서 8.92%로,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이 8.82%, 차남인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는 8.41%로 뒤를 이었다.

임 전 회장은 부인에게 힘을 실어주고 당분간 ‘2세 경영권 승계’는 미룬 모양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은 당분간은 2세 승계 없이 ‘가족 책임경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그룹의 지배구조는 임성기 전 회장을 정점으로 한미사이언스(지주사)→한미약품(자회사)→한미정밀화학,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손자회사)로 이뤄져 있었다. 임 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상속으로 인해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부인인 송영숙 회장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그룹과는 달리 한미헬스케어는 임 전 회장의 지분 전량이 차남에게만 상속돼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임성기 전 회장이 보유 했던 한미헬스케어 주식 1만135주(지분율 0.07%)가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에 상속됐다. 이로써 임 대표의 지분은 37.85%로 뛰었다. 형인 임종윤(35.86%) 한미약품 사장과 누나인 임주현(24.18%) 한미약품 부사장을 넘어선 최대주주다.

한미헬스케어의 경우 한미사이언스나 한미약품이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역으로 한미헬스케어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6.43%를 보유하고 있다. 한미헬스케어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승계 ‘키’로 작용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회장을 중심으로 당분간은 가족경영 체제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형제간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격차가 미미해 한미헬스케어가 향후 승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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