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 잃은 제약업계… ‘K바이오’ 기반 다진 선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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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별 잃은 제약업계… ‘K바이오’ 기반 다진 선구자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8.03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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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숙환으로 타계… 제약강국 이념 'K바이오‘ 기반 평가
광동제약 최수부·신풍제약 장용택·동성제약 이선규…족적 남긴 '제약 1세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2일 한국 제약바이오산업계의 거인 한 분이 또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이 이날 새벽에 숙환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바이오제약업계에 큰 족적을 남긴 선구자들이 한분 한분 세상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고 임성기 회장
고 임성기 회장

고 임성기 회장은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을 바탕으로 신약 기술수출을 이뤄내는 등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의 기틀을 다지고 잠재력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고인은 1940년(향년 80세) 3월 경기도 김포에서 출생해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1967년 서울 종로에서 ‘임성기약국’을 열었습니다. 이후 '제약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품고 1973년 한미약품을 창립해, 오늘날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워냈습니다.

제네릭 제조로 시작한 고 임 회장은 신약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R&D에 적극 나선 결과 1989년에는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을 글로벌 대형 제약업체인 로슈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국내 첫 개량신약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개발에 이어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을 국내 개량신약 최초로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는 7개의 신약을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에 8조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제약강국이라는 그의 이념은 오늘날 ‘K바이오’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앞서 2013년 7월 25일에는 한방제약업계의 큰별 최수부 광동제약 창업주가 별세했습니다. 향년 78세였습니다. 고 최 회장은 이날 휴가를 맞아 지인들과 부부동반으로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다가 이날 12시30분경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 최 회장은 1963년 광동제약을 설립해 50여년을 제약업 한 길만 걸어온 업계의 산증인이었는데요. 우황청심원과 쌍화탕 등 국내 대표적 의약품이 고 최 회장의 작품입니다. 특히 비타민 음료 ‘비타500’은 여전히 공전의 히트를 치며 여러 제약사와 식음료회사로부터 미투 제품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고 최 회장은 지독한 가난으로 나무장사, 담배장사, 찐빵장사, 엿장수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고 최수부 회장
고 최수부 회장

고 최 회장의 인생길을 바꿔 놓은 것은 1960년에 고려인삼산업사 외판원으로 입사하면서입니다. 고 최 회장은 물건을 팔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발 벗고 뛰어 다녔고 3년 연속 판매왕을 기록할 정도로 지독하게 일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모은 창업자금으로 1963년 광동제약을 창업했습니다.

신풍제약 창업주 장용택 회장도 2016년 2월 29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81세였습니다. 고 장 회장은 1936년 함경북도 함흥 출생으로 1961년 서울대학교 약대를 졸업한 후 1962년 신풍제약을 창업했습니다. 고 장 회장은 ‘민족의 슬기와 긍지로 인류의 건강을 위하여’라는 창업이념 아래 원료부터 완제의약품까지 국산화하며 신약연구개발로 민족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동성제약 창업주인 이선규 회장은 2008년 3월 17일 향년 84세로 타계했습니다. 고 이 회장은 일제 때 궁부약국의 직원으로 의약품과 인연을 맺은 후 60년 세월을 약업인의 외길을 걸어오면서 우리나라 제약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약다운 약이 없었던 시절 한국인의 배탈-설사 약인 ‘정로환’을 개발해 국민건강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국내 최초로 끓이지 않는 염색약 양귀비를 개발했고, 60년대 패션염모제인 훼미닌을 개발해 오늘날 동성제약을 국내 최고의 헤어컬러 메이커로 성장시켰습니다.

고 이선규 회장
고 이선규 회장

2001년 11월 13일에는 동국제약 창업주 권동일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63세. 경북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1972년 중원신약을 인수한 뒤 1982년 회사 이름을 동국제약으로 바꿔 제약사업에 투신해 업계 발전에 이바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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