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웃고 울고… 제약업계 요란한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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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웃고 울고… 제약업계 요란한 ‘지각변동’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18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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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기피에 전문약 주력한 유한양행 악영향… 1조클럽 중 유한·대웅제약만 뒷걸음
동아ST, 업계 유일 영업이익 500억원 돌파… jw중외제약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희망으로 '코로나19 관련주'로 꼽히면서 주가를 한층 끌어올렸던 제약업계의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출상승이 기대됐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결과가 도출된 것인데요.

매출 상위권의 영업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반면 중하위권은 장사를 잘한 것으로 집계된 것입니다. 특히 제약업계 1위의 영업실적이 폭락한 가운데 순위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지각변동 조짐이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본지가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매출 순위에서 1위인 유한양행만이 제자리를 지킨데 반해 2위부터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9위에 있던 jw중외제약이 10위권 밖(11위)으로 밀려난 반면 11위에 있던 보령제약이 10위로 순위를 끌어들이며 10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분기 매출액으로 따져 지난해와 올해 순위를 비교하면 유한양행(1→1), GC녹십자(3→2), 광동제약(2→3), 종근당(6→4), 한미약품(4→5), 대웅제약(5→6), 동아ST(8→7), 제일약품(7→8), 일동제약(10→9), 보령제약(11→10)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jw중외제약(10→11)은 10위권 밖으로 말려나갔습니다.

10대 제약사의 1분기 총 매출액은 2조5058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11.3% 올랐고, 영업이익도 32% 증가한 15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이익도 2196억원으로 117.4%나 늘었습니다.

이처럼 10대 제약사 전체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 ‘1조 클럽’ 중 유한양행과 대웅제약만이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습니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과 분기순이익도 감소하면서 불명예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1분기 최고의 영업실적을 거둔 곳은 동아ST로 업계 유일하게 영업이익 500억원을 넘었습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유한양행의 1분기 매출액은 313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9.2% 줄어들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11억원으로 무려 5분의 1토막 났습니다. 반면 녹십자는 전년에 비해 8.7% 오른 3078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도 전년(16억원)에 비해 무려 4배나 증가한 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이같은 상반된 실적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유한양행은 종합병원의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높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병원 찾기를 꺼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전문의약품 판매 비중이 높은 유한양행으로서는 코로나19로 되레 악영향을 입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간판 품목인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와 항에이즈약 젠보야, 고지혈증치료제 아토르바의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각각 31%, 56.3%, 61.8% 감소하는 등 전문의약품 매출액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13.3% 줄어든 1937억원을 기록한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녹십자는 주력품목인 수두백신과 독감백신이 계절적 특수에 코로나 특수까지 누리며 영업실적 개선에 1등 공신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실 수출이 저년대비 23%냐 늘은 것이 이를 뒷받침 합니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2분기에 반영되는 독감백신 수출이 133억원 발생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독감백신 수요가 추가 발생한 가능성을 고려하면 연간 매출 전망치 상향의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광동제약의 매출액은 300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10억원으로 오히려 전년에 비해 11.3%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대웅제약도 유한양행과 마찬가지로 매출액은 2574억원으로 2.4% 줄었고, 영업이익도 56%나 감소한 56억원을 올리는데 그쳤습니다. 당기순이익도30억원으로, 61% 감소했습니다.

한미약품의 매출액은 2882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5% 늘었고, 영업이익도 10.8% 증가한 28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종근당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934억원, 259억원으로, 각각 25.4%, 62.6% 늘어났습니다.

제일약품의 매출액은 1708억원으로 2.6% 올랐고,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무려 153.3%나 증가했습니다. 동아ST 역시 매출액은 41.1% 증가한 201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530억원(159.8%)으로, 업계 유일하게 5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일동제약은 1387억원으로 매출로 7.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 81억원에서 올해에는 -1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유일한 영업적자입니다. jw중외제약은 1290억원으로 매출로 11위로 10위권에서 밀려났으며 그 자리를 보령제약이 채웠습니다. 보령제약은 전년보다 13.1% 증가한 134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42.5% 늘어난 134억원을 올렸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신약 임상시험 등을 기다리고 있는 제약사들이 다수 있어 2분기에도 상승세는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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