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예약 먹통’ 중외정보기술, 이정하 리더십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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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예약 먹통’ 중외정보기술, 이정하 리더십도 위기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03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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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 수혜 봤지만 기술력 한계 드러내… 대통령도 대로
신뢰도 추락 불가피… 향후 정부 수주 사업에도 악영향 우려
중외정보기술이 구축한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시스템이 잦은 먹통 사태를 일으키면서 기술력 논란이 일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정하 대표./사진=인터넷커뮤니티.
중외정보기술이 구축한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시스템이 잦은 먹통 사태를 일으키면서 기술력 논란이 일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정하 대표./사진=인터넷커뮤니티.

잦은 먹통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온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시스템을 개발한 업체가 중외정보기술로 알려지면서 이 회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에 따라 수혜를 누린 중외정보기술은 결국 이번 사태로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대외 신뢰도 추락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백신 예약시스템 먹통 사태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분노케 만들며 사실상 정부 사업에서 낙제점을 받고 향후 정부 수주사업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정하 대표의 리더십도 흔들릴 위기에 놓였습니다.

중외정보기술은 JW홀딩스의 전신인 JW중외제약이 1999년 설립한 IT서비스 계열사로, 2010년 계열 분리된 회사인데요. JW홀딩스 이종호 명예회장의 3남인 이정하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중외정보기술의 지분은 이정하 대표가 94%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이 대표의 자녀인 이성환, 이태환도 3%씩 지분을 보유한 가족회사입니다.

중외정보기술이 이번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시스템을 정부로부터 수주하게 된 것은 정부 정책 때문입니다. 2013년에 도입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혜택을 그대로 받은 것인데요. 이 법은 대기업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소프트웨어 부문의 입찰을 참여 못 하게 하는 법입니다. 중소기업의 일감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월 입찰 당시 중외정보기술이 단독으로 참여해 이번 사업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질병관리청이 내세운 조건에 중외정보기술이 맞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백신 사전예약 시스템은 기존 예방접종시스템을 활용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필요한 기능만 추가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당시 질병관리청은 예방백신 접종의 시급성을 고려해 2월 말까지 긴급하게 개발을 마쳐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고 당일(2월 4일) 입찰을 마감하고, 다음 날인 5일 사업자를 선정·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질병관리청이 활용하겠다는 기존 시스템(예방접종시스템)은 2019년 중외정보기술이 수주해 진행한 사업입니다. 결국 중외정보기술에게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시업이었던 것이죠. 문제는 시간과 예산이었습니다.

중외정보기술은 코로나19 백신 사전예약시스템 개발에 11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부에서는 4개월 안에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예산은 41억800만원이었습니다. 적은 예산을 가지고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기에는 중소기업 현실상 무리가 있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7월에만 4차례의 시스템 먹통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접속자 수가 비정상적으로 과도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기술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기업에 한정한 것이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노후화 가능성이 있는 기존 인프라를 재활용하려다 보니 부실한 구조로 만들어졌다는 주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애초 넉 달 남짓한 개발 기간에 41억800만원이라는 비용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참여했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문재인 대통령마저도 대로하는 상황까지 벌어집니다. 문 대통령은 “(예약 시스템 마비는) IT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다”며 “(예약 홈페이지가 정상 운영되도록) 질병관리청뿐만 아니라 범정부적으로 대응해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합니다.

결국 정부는 부랴부랴 관계부처와 논의를 통해 결국 네이버, 카카오, LG CNS 등 대기업에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이번에 대기업의 참여로 대국민 서비스 품질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시스템을 개발한 중외정보기술의 얼굴은 말이 아니게 됐습니다. 부실한 기술력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대외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국민의 원성을 한 몸에 사며 이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정하 대표이사의 리더십에도 생채기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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