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손사래 치는 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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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매각’ 손사래 치는 산은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3.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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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흑자 내며 경영 정상화 오른 HMM, 매각 기대감↑
산은 “NO”… 세금으로 살린 기업 민간에 넘겼다는 비판 우려?
사진=HMM
사진=HMM

HMM(옛 현대상선)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올해 초 매각설이 불거졌으나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이를 적극 부인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HMM 매각설로 인해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매각 후 구조조정, 조직개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27일 한 매체는 HMM 최대주주인 산은이 지분 전량을 포스코에 넘기는 방식으로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정부 고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산은이 HMM 민영화 방안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보고했다”며 “기재부 중심으로 소관 부처와 함께 본격적인 검토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또 포스코가 지난해 물류 자회사 설립을 검토하는 등 해운업 진출에 의지가 강하고, 해운산업 호조세로 HMM의 경영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산은이 민영화를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HMM은 지분 12.61%를 가진 산은이 최대주주이며, 신용보증기금(7.51%),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진흥공사(4.27%)가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산은은 즉각 “해당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정부에 이를 제안한 적도 또 해당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일에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HMM 매각은 경영 정상화 달성에 대한 판단과 국내 해운산업,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관기관과 판단할 사항”이라며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HMM이 지난해에 흑자로 돌아서면서 매각설은 더욱 힘을 받는 분위기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6조2908억원, 영업이익 87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4.1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여기에 올해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늘면서 해운업 호황은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이어 HMM이 부채비율도 낮추면서 매각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HMM은 2016년 현대그룹을 떠나 산은 자회사로 편입된 뒤 계속되는 부진에 5년여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HMM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최대주주 산은이 지분을 매각할 적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산은이나 포스코 모두 HMM에 대한 매각 및 인수와 관련해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취임 2년 만에 HMM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배재훈 HMM 사장이 사실상 연임에 성공하면서 배 사장 연임 기간 HMM 매각 작업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재훈 사장이 연임을 하면서 HMM 매각 작업을 시작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을 계기로 제기된 매각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배 사장의 역할론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매각설이 실체화할 경우 국민 세금으로 살린 기업을 민간에 넘겼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7년 한진해운 파산 후 해운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HMM 등 해운업계에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다.

HMM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매각설을 부인하는 이유인 것이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HMM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결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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