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홈’, 인플레와 이자율 증가라는 괴물 [영화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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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홈’, 인플레와 이자율 증가라는 괴물 [영화와 경제]
  • 김경훈 칼럼니스트
  • 승인 2021.01.0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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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의 한 장면.
'스위트홈'의 한 장면.

충청도라 부르게 된 청주에 가면 무심천이 시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다. 어릴 적 동양방송 수신 안테나가 무심천 위쪽으로만 잡혔을 때, <그레이트 마징가>를 보러 <캐산>을 보러 하천을 건너곤 했다.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 친구들과 같이 지나던 정겹던 길은 어느 해 설악산 봉정암을 오를 때 서슬 퍼렇던 그 길과 다르지 않다.

세상을 나누는 것은 존재가 인식에 먹히는 순간이다.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는, 시간이 흘러 변증법적 범주 간의 충돌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경계가 모호해질 때, 비로소 고양된 존재의 아우라 너머로 희미해진다.

<스위트 홈>에서 잠시 흑백논리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이미지의 실재를 찾아 두리번거리게 만들었던 장면은, 편상욱이 맨션 밖에서 셔터를 내릴 때 재헌이 이를 막아서며 셔터를 올리던 순간이다. 인생 대부분의 문제도 이와 같다.

모순관계가 치열해지면 그 동인을 욕망에서 쉽게 끄집어내지만, 욕망은 주로 개인의 차원에서 소비되는 분석틀로 사회로 확대하거나 시계열적 분석을 더하면 삼국지연의처럼 운명론자가 되거나 허무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87’체제의 주역들이 트럼프와 상응하며 통일운동의 기치를 높이 세웠다가 주저앉은 형국인 지금 모두에게 덮쳐올 한반도 숙명론이나 민주주의의 허약한 물적 기반이 드러나면서 맞닥뜨릴 허무주의를 다시 한 번 이겨내길 바라지만 초인은 백마를 타고 오지 않는다.

새롭게 시작된 회계연도에는 이자율과 인플레이션이 마치 <스위트 홈>의 정의명처럼 여러 모습으로 둔갑하며 경제주체에게 다양한 과제를 던질 것이다.

이자율의 결정에서 물가상승의 영향을 제거한 실질이자율은 위험자산에 대한 시간선호에 따라서 결정된다. 위험의 다른 말인 불확실성이 코로나 국면만큼 극대화한 적도 많지 않지만 우리는 이자율이 여전히 제로금리에 가깝게 유지되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다. 더불어 물가 또한 안정적으로 억제되고 있는 것은 극단적인 유동성 공급이 국민소득(국민총생산)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한 까닭은 ▲지난 4반세기 동안 폭풍처럼 전개됐던 세계화의 결과, 자본은 실시간으로 한계수익을 실현하는 듯 보였지만 불가피한 지정학적 위험에 노출돼 고인 물처럼 물려있게 되거나 ▲90년대 후반 동아시아 금융위기부터 2010년대 초반 PIGS 사태까지 금융위기를 국채발행을 통한 공적자금 투입과 중앙은행을 동원한 유동성공급 등으로 ‘수건돌리기’를 한 결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만 비대해져 일반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된 것과 ▲코로나사태로 경제주체 모두가 실업을 감수하고 투자를 축소하고 긴축재정을 펴는 등 경제활동의 록다운을 받아들인 것 등이다.

곧 출범하는 기축통화국 미국의 바이든정부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경기안정화 정책으로 확대재정 정책을 택할 가능성이 높고 넘쳐나는 통화량과 결합해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인플레이션은 명목이자율을 높이므로 바이든정부의 중기인 2년쯤 못 미쳐 저금리시대는 종언을 고할 것이다. 이 시나리오의 칼끝은 부실한 회계가 만연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더 높은 파고로 닥칠 것이고 우리는 퍼펙트 스톰에 맞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능력을 발휘할 잠재성을 훼손시키지 말아야 한다. 그 잠재성은 불멸하는 역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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