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깨부순 미국 대선, ‘산타’는 온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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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깨부순 미국 대선, ‘산타’는 온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11.09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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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모 백화점 에스티로더 지점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파운데이션 세트를 주문한 고객에게 증정품을 임의로 바꾸면서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불호가 분명한 특정 컬러”라고 밝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모 백화점 에스티로더 지점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파운데이션 세트를 주문한 고객에게 증정품을 임의로 바꾸면서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호불호가 분명한 특정 컬러”라고 밝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동양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색.”

2017년 8월 1일, 미국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는 파격 광고모델을 선보입니다. 미국 대표 발레극단의 수석 무용수. 이 무용수에게는 수식어가 따라 붙습니다. ‘최초의 흑인 여성’. 같은 해 12월, 중국인 고객 주문 상품에 욕설 기프트카드를 동봉해 말썽이었던 에스티로더가 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한국지사가 증정품을 임의로 바꾸며 보낸 쪽지 때문입니다.

미국 CNN의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CNN 보도 갈무리
미국 CNN의 정치평론가 밴 존스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CNN 보도 갈무리

“오늘 아침에는 아버지 노릇 하기가 더 쉬워졌다.”

어제(8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확정소식을 전하던 정치평론가는 끝내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자 두 자녀를 둔 사회활동가로, 소수인종에 불리한 사법체계 개혁을 위한 단체도 설립한 밴 존스입니다. “바이든의 당선으로 우리는 평화를 얻었다”라는 그의 영상물들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회를 넘었습니다.

‘인종차별’. 편견 때문에 특정한 인종에게 사회·경제·법적 불평등을 강요하는 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나치스의 유대인 박해와 백인의 황인종 배척, 미국의 흑인 차별 따위가 대표적입니다. 코로나19의 소홀한 대처와 함께 인종차별의 후폭풍 속에 트럼프 시대가 가고 ‘바이든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연말 주식시장에도 ‘산타의 선물’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대선 장기화’ 가능성이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입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되느냐의 결과보다는 선거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정책지원 혼선이 제거되어 갈 수 있다는 기대를 (4일 뉴욕) 주식시장이 보여줬다”라고 말했습니다. 최석원 SK 리서치센터장도 “우편투표에 대해 재검표하자고 하면서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당선 확정이 되면 이것이 없어지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9일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자료=한국거래소
9일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 /자료=한국거래소

이와 함께 수출 발목을 잡았던 교역 여건이 개선되고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쏟아냅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시대가 현실화하면 한국경제는 이머징 가운데 가장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라며 “한국 수출은 세계 교역량에 탄력적인데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교역 가치사슬이 회복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바이든 당선이 국내 증시에는 훨씬 긍정적”이라며 “지난 4년간 코스피가 전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증시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연말 랠리 등 되돌림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국내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장밋빛을 띠는 가운데 이번 주(9~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바이든 시대의 영향력을 타진하면서 등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미국시장은 ‘물가 지표’가 핵심입니다. 9일에는 10월 고용추세지수가 발표되고, 다음 날에는 9월 구인·이직 보고서와 11월 경기낙관지수 등이 나옵니다. 12일에는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와 10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고, 13일에는 10월 생산자물가와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나옵니다. 바이든 당선 확정 순간 눈물을 훔친 존스의 말입니다.

“다시 무언가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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