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는 ‘영끌’하는데… 두달째 팔고 있는 ‘파란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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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영끌’하는데… 두달째 팔고 있는 ‘파란눈’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10.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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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난달 국내주식 2조5480억원어치 팔아치워… 채권도 ‘순회수’ 전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자산가격의 거품은 신용의 증가에 달려있다.”

1910년 오늘(10월 12일) 태어난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서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투기에서부터 20세기 말 일본 부동산 버블과 미국 닷컴 버블을 통해 ‘통화와 신용의 팽창’을 경고했다. 수많은 자산가격 거품과 붕괴는 거의 언제나 신용 공급의 확대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20대 연령층이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신용거래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상장주식을 계속해서 팔고, 상장채권도 8개월 만에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상장주식 2조5480억원(코스피 2조5390억+코스닥 9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8월에 이어 두달째 순매도 행진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이로써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총 주식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시가총액의 30.3%인 598조4000억원이다. 주식 보유 규모로는 미국이 249조8000억원으로 외국인 전체의 41.8%를 차지했고 유럽이 179조5000억원(30.0%), 아시아 77조9000억원(13.0%), 중동 22조5000억원(3.8%) 순이었다.

외국인은 국내 상장채권에 대해서는 지난달 8조3670억원을 순매수했다. 만기상환 규모가 사상최대인 8조388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총 310억원을 순회수했는데,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순투자가 8개월 만에 순회수로 돌아선 것이다. 채권 종류별로는 1조6000억원어치의 국채에 순투자했고, 2조3000억원어치의 통안채를 순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외국인이 보유한 상장채권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국채가 120조9000억원으로 전체의 80.1%를 차지했고, 특수채가 30조원(19.9%) 규모였다. 채권 잔존만기별로는 1~5년 미만 채권이 55조2000억원(36.6%)으로 가장 많았고, 1년 미만 50조1000억원(33.2%), 5년 이상 45조6000억원(30.2%)을 각각 나타냈다.

2020년 1~8월 월별 20대 신용거래융자 잔액 추이. /자료=장혜영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2020년 1~8월 월별 20대 신용거래융자 잔액 추이. /자료=장혜영 의원실(금융감독원 제공)

한편 20대가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신용거래가 지난해 말보다 약 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대출액은 2배 가까이 늘어 8조2000억원을 넘겼다. 금감원이 지난 7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98억2100만원으로 지난해 말 1624억2800만원보다 133.8% 늘었다.

잔액과 증가 규모(2173억9300만원) 자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작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이 압도적이다. 20대 다음으로 증가폭이 큰 60대(87.7%)보다도 46.1%p나 높다. 30대(71.6%)나 40대(70.5%)와 비교하면 거의 2배 수준이다. 20대가 같은 기간 신용거래로 신규 대출받은 금액도 8조2024억4200만원(+4조4351억900만원)으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많이 늘었다.

20대가 보유한 증권계좌는 지난해 말 591만5791개에서 올해 8월 838만1440개로 41.7%(246만5649개)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의 증권계좌 잔액은 10조6016억900만원에서 16조7340억7000만원으로 57.8% 불었다. 주식 매매에 아직 쓰이지 않은 예수금은 7696억1200만원에서 2조2577억100만원으로 193.4% 증가했다. 이들 증가폭 역시 모든 연령대 중 최대다.

장 의원은 “20대가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한탕주의 때문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자산 격차와 사회 전체적으로 공고해지는 불평등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청년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월스트리트. /사진=픽사베이

‘외국인 두달 연속 국내주식 순매도’ 소식에 누리꾼들은 ‘대주주 양도세 기준 강화’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2023년에는 개인만 양도세를 내게 됩니다. 3억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아예 양도세 전면 철회하던지 거래세를 안 받든지..... 이중과세 절대반대!!!!” “연말 주식시장은 초토화 되겠구나 정부에서는 세금 걷을 생각만 하고 외국인은 그런 주식판에서 손 떼고 싶어 하고....뭐 이런 행정을 하는 국가가 다 있냐?” “외국인도 3억 넘으면 대주주입니까?” “대박 뉴스다. 얼마나 올릴라구. 이런 뉴스를...” “외인은 양도세 없습니다. 법인세만 내면 됩니다”.

‘20대 신용융자잔액 급증’에는 너도나도 투자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

“빚이 니들을 옥죌 거야.. 돈 없으면 남들 다 한다고 해서 하지마라.. 결국 빚 투자해서 주식 성공한 사람을 본적이 없다.. 전부 다 빚투성이로 죽고 싶다 뭐하고 싶다 징징징.. 잘 새겨들의라... 주식은 빚내서 하는 거 아니다” “적금 들고 자기 돈으로 해라 빚에다 이자까지 너흰 게임이 안 된다” “이거하나 새겨들어라 주식으로 망한 사람 많이 봤어도 돈 번 놈은 못 봤다 그냥 열심히 일해서 조금이라도 모아라 그게 건강에 해롭지 않고 제일 좋다” “금리가 낮고 주식시장은 호황이라 하지만 증권사 신용은 제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 주고 흑우마냥 빌리는 건데 차라리 다른 걸로 빌리지;”.

“이번에 다시 붕괴할 경우 숨을 곳이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 비트코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 등이 9월 이후 기능 상실에 빠졌다며 주식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경고했다. 백악관발 코로나19 2차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식시장 붕괴 우려가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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