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이 포함된 임대차3법이 지난달 31일 시행된 후 전국 전셋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셋값은 올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며 58주 연속 올랐고, 전국 전세시장도 모두 뛰었다. 전세 계약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고 계약갱신 시 보증금 인상률이 5%로 제한되자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때 보증금을 최대한 올려 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뛰는 것이란 분석이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상승하며, 지난주(0.14%)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30일(0.19%) 7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했다. 전국 전셋값은 0.2% 올라 서울보다 높았고, 수도권(0.22%)과 지방(0.18%) 모두 상승폭이 지난주보다 커졌다.
서울의 경우 강남 4구의 전셋값이 0.3%나 급등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강동구가 0.31% 올라 지난주(0.28%)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큰 인상률을 보였고, 강남구와 송파구도 0.3% 오르면서 지난주 각각 상승률 0.24%, 0.22%를 넘어섰다. 서초구도 지난주 0.18%에서 0.28%로 오름폭을 키웠다.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마·동·성도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됐다. 이번 동작구 0.27%, 성동구 0.23%, 마포구 0.2% 올랐다. 지난주 동작구 0.19%, 성동구 0.21%보다 상승률이 커졌다. 마포구는 보합이다. 동작구는 흑석·노량진동 위주, 성동구는 역세권과 학군 수요가 있는 행당·하왕십리동 위주, 마포구는 가격 수준이 낮은 중소형 위주로 올렀다.
서울 강북의 성북구(0.14%)와 광진구(0.13%), 동대문구(0.10%) 등도 상승세를 나나냈다. 서울 25개구 중 전셋값이 내린 곳은 한곳도 없었다.
경기도 전셋값도 0.29% 오르며 2015년 4월 20일(0.35%) 이후 5년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원시 권선구(0.66%), 용인시 기흥구(0.64%), 구리시(0.62%) 등에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인천(0.05%)은 부평구(0.17%)와 계양구(0.08%)에서 상승했으나 연수구(-0.07%)는 송도신도시 입주 물량의 영향으로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비수도권에선 세종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세종 전셋값은 2.41% 올라 지난주(2.17%)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올해 19.15% 상승했다. 이 외 대전(0.45%)과 울산(0.33%), 충남(0.25%) 등도 크게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전세가격이 떨어진 곳은 제주도(-0.04%)가 유일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의 경우 0.04% 올라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7·10 부동산 대책 이후 4주 연속(0.09%→0.06%→0.04%→0.04%) 플러스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강남 4구는 모두 0.02% 상승해 지난주와 상승률이 같았고 동대문구(0.05%), 중랑구(0.05%), 강북구(0.05%), 도봉구(0.04%), 노원구(0.04%) 등지 위주로 올랐다. 경기도 역시 0.18% 올라 지난주와 상승률이 동일했다.
세종시는 아파트값이 2.77% 급등하며 지난주(2.95%)에 이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행정수도 이전 논의 등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서만 28.4%나 급등했다.
한국감정원 측은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율을 인상한 7·10 대책 후속 법안이 빠르게 처리되면서 매매시장은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세종시의 경우 정부부처 이전 논의에 따라 가격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역에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