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하나·모두투어 앞에서 삼성·LG전자 얘기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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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하나·모두투어 앞에서 삼성·LG전자 얘기하지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7.3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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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업계 ‘초상집’인데… 전자업종은 ‘어닝 서프라이즈’
삼성전자, 반도체 호황에 영업이익↑… LG전자도 가전 영업이익률 최대
해외여행객 ‘제로’ 수준에 여행업은 적자 확대… 주가폭락에 폐업도 늘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모든 산업계가 시름을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IT 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각국의 입국 제한과 사람끼리의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국내외 나들이마저 뜸해지자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시장전망치를 뛰어넘는 영업이익 8조원대를, LG전자도 전망치를 웃도는 5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31일 각 사의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3% 감소한 52조9661억원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23.48% 증가한 8조1463억원을 올렸습니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늘어나면서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추정치를 매출액 51조1401억원, 영업이익 6조4703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실적 견인은 반도체가 이끌었습니다. 반도체 부문 매출액은 18조2300억원, 영업이익은 5조4300억원으로, 2018년 4분기 이후 최고의 실적입니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12조8338억원, 영업이익 495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9, 24.1% 감소한 수치이지만, 증권사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호실적입니다. 영업이익의 경우 당초 금융권 전망치 4058억원을 17.7% 웃도는 실적입니다.

LG전자의 실적은 생활가전이 견인했습니다. 생활가전 매출액은 5조1551억원, 영업이익은 628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지만, 2분기와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각각 역대 최대인 12.2, 13.1%를 기록한 것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를 1000억원 이상 웃도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LG전자 측은 “코로나19 영향이 없진 않았지만, 코로나를 계기로 건강·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생활가전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깜짝 실적을 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에 직면했는데요. 3분기에도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한 반도체의 경우 상반기에 쌓인 재고로 인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LG전자도 코로나19 장기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여행업계는 사상 최악의 실적으로 문 닫을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행객들이 급감한 주요 여행사들이 1~2분기에 이어 하반기 실적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1분기에 매출액이 반토막 난 데 이어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각각 -275억원, -14억4500만원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가장 큰 적자를 냈습니다. 여행객이 크게 줄고 있는 것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1, 2월 해외여행 출국자수는 전년대비 각각 14, 63% 줄어든 데 이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한 3월에는 95%까지 대폭 감소했습니다. 4월에는 출국자 3만142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4만6417명)보다 98.6%나 축소됐습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2만9415명으로 98.2% 줄었습니다. 6~8월 여행사들의 패키지 여행 예약률은 더욱 심각합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패키지 상품 예약 증감률은 –99%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고 해외에 나가봤자 2주간 자가격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사실상 휴업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하고 있습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3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7억원)보다 82.8% 급감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업손실은 1분기에 기록한 275억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심지어는 5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모두투어 역시도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706억원)보다 82.7% 줄어든 122억원, 영업손실은 지난해(-2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된 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전망도 어둡습니다. 하나투어의 3분기와 4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각각 617억, 7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3, 53.4% 줄어들 전망입니다. 영업손실은 각각 -245억, -204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예상치가 현실로 이뤄진다면 연간 손실 규모는 1000억원이 넘게 됩니다.

모두투어 역시도 3, 4분기 매출액 예상치는 각각 174억, 24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4.9, 62.6%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손실도 각각 -56억, -5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모두투어의 연간 손실 규모는 250억원 정도가 예상됩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기 전까지 영업 환경은 계속해서 어려울 것”이라며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경기 둔화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여행 수요의 본격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실적하락에 주가도 추락하고 있습니다. 하나투어의 경우 올해 1월 2일 5만2800원으로 시작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병하기 전인 1월 14일 5만69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그 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3월 23일에는 2만8200원에 장을 마감하며 반토막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7월 30일 3만8100원까지 올라갔으나 최정점을 찍은 1월 14일에 비해서는 33% 하락했습니다.

모두투어도 1월 2일 1만8100원에서 1월 14일 1만9000원으로 최정점을 찍은 후 3월 23일에는 7690원까지 떨어집니다. 무려 59.5% 하락입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7월 30일 1만1500원에 장을 마감합니다. 최고점을 찍은 1월 14일에 비해 39.5% 떨어진 것입니다.

한편 영세 여행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한데요. 한국여행업협회 여행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까지 폐업한 여행사는 487개, 휴업한 여행사는 101개에 달했습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지원금이 제한되고 직원들 중 대부분이 무급휴직으로 전환하는 하반기부터는 더 많은 영세사업자가 파산하거나, 타업종으로의 전문 인력 이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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