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지 않는 집값, 하반기 더 멀리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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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지 않는 집값, 하반기 더 멀리 도망간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0.07.0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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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은 “오를 것”… 유주택자의 ‘상승 기대감’이 더 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각종 규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잇단 부동산 정책에도 하반기 집값이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여론이 우세하다.

부동산정보업체 직방이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전후인 6월 12~22일 직방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409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2.7%(1748명)가 하반기 거주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락은 37.7%, 보합은 19.6%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은 42.6%가 ‘상승’, 36.9%가 ‘하락’, 20.6%가 보합으로 전망했다. 경기 지역 역시 44.3%가 ‘상승’, 36.3%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인천은 43.1%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해 ‘상승’(36.5%)을 예상한 응답자보다 높았다. 광역시는 40.9%가 ‘상승’, 37.7%가 ‘하락’을 예상했으며, 지방은 45%가 ‘상승’, 39.6%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설문 조사 기간 중 6.17대책이 발표됐는데 대책 전후 전체 응답자의 답변 차이는 없었지만, 지역별로는 응답의 차이를 보였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대책 발표 후(6월 17~22일)에 하반기에 주택 매매시장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응답률이 감소한 반면, 인천과 광역시, 지방은 대책 발표 후에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더 늘었다. 대책 발표 후에도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에서 상승 전망이 높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보유 여부에 따라서도 하반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유주택자는 49.7%가 ‘상승’, 29.8%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무주택자는 49.1%가 ‘하락’, 32.6%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매매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34.9%가 ‘저금리 기조로 부동자금 유입’을 꼽았다. 이어 ▲교통, 정비사업 등 개발호재(14.6%) ▲선도지역, 단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동반 상승(12.8%) ▲신규 공급물량 부족(11.4%) 의 순이었다.

하반기 주택 전세시장 역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상상을 예상한 응답자는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하락은 22.6%, 보합은 21.5%에 머물렀다. 특히 서울(59.5%)은 타 지역보다 상승할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소폭 높았다. 주택 보유별로는 유주택자는 60.7%, 무주택자는 49.1%가 상승할 것으로 응답했다.

전세 상승 이유로는 ‘매매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세가격 상승’(34.5%)이 가장 많았고, ▲전세공급(매물) 부족(34.4%) ▲신축 및 신규분양 대기수요로 인한 전세수요 증가(12.6%) 순이었다.

직방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적 완화 종료 등 달라지는 정책이 많은 가운데, 저금리 기조는 이어져 여유 자금 유입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다만 6·17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주택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 주택시장의 방향성은 유동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2일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0년 하반기 동안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1% 오르고, 전세가격은 이보다 큰 1.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세가격은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5% 오르면 연 2.6% 상승하는 것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될 경우 양질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며 “6·17 대책을 통한 대출규제로 기존 세입자가 전세 시장에 잔존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요,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전입, 임대차 3법 등을 고려하면 전세가격은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매매가격은 수도권(0.3%)과 비수도권(-0.2%)의 방향이 상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부연구위원은 “정책적 요인으로 인한 법인‧다주택자의 물건 유입이 다수 있겠지만, 저금리 기조로 인한 수요가 하락세를 저지할 것”이라 말했다.

지방 시장의 경우 지역 간 격차뿐만 아니라 지역 내 상품 간 격차를 보이는 가운데, 특정 이슈에 반응한 매매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는 정부의 신속한 지역별 규제 확대에 의해 차단될 것으로 분석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주택 분양시장은 분양가 상한제 등 정책이 수요자에게 소구하는 바가 크고,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 시장 호황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며 “다만 정책 영향으로 인한 중장기 공급 부족은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하반기 주택 가격 상승 전망은 6·17 부동산 대책 이전의 전망과도 비슷한 양상이다. 부동산11가 6월1~15일 전국 668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9%가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하락 응답은 14~20% 수준에 그쳤다.

매매가격 상승 요인으로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가격 상승(43.07%) 답변이 높았다. 이어 ▲서울 도심의 공급부족 심화(10.84%) ▲아파트 분양시장 활성화(9.04%) 등도 주택가격 상승요인으로 선택했다.

반면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의 57.69%는 ‘코로나발 경기침체 가능성’을 가장 많이 짚었다. 다음으로 ▲대출규제로 매수세 약화(13.08%)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량 부족(10.77%) ▲세금 부담으로 인한 매도물량 증가(9.23%) 순으로 답했다.

하반기 전세가격 전망은 상승 답변이 소비자 63.96%, 전문가 76.47% 비중을 차지하며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상할 것으로 보는 요인으로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가능성 ▲임대차 3법 등도 전세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거론됐다.

전세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소비자 9.54%, 전문가 4.90% 수준에 불과했다. 전세가격이 하락 것이란 요인으로는 ‘과거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물량이 증가(40.68%)한 점을 가장 많이 꼽았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전문가 모두 주택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라면서 “사상 최저 금리에 따른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시장에 유입되면서 수도권 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지역 간 키 맞추기’ 현상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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