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국제구락부와 이태원클럽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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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국제구락부와 이태원클럽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5.11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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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인천 송학동에 있는 제물포구락부.
인천 송학동에 있는 제물포구락부.

“구락부는 신사들의 오락장소로 손색이 없다.”

1892년 일본 기자가 쓴 안내책자에 인천의 특이한 장소가 소개됩니다. 처음 보는 당구장과 독서실에 테니스장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16년 전 일제는 강제로 개항한 제물포에 외국인 치외법권 지역을 둡니다. 이곳에 외국인들의 친목을 위한 사교 장소, ‘제물포 구락부’가 문을 연 것입니다. 구락부, 영어 ‘CLUB’을 일본어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 낱말입니다.

1952년 당시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국제구락부.
1952년 당시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국제구락부.

“야, 한놈도 빠뜨리지 말고 모조리 때려 부숴!”

1952년 6월 20일. 부산의 경양식 식당에 괴한들이 들이닥칩니다. 괴한들은 식당 안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주먹과 발길질을 합니다. 이시영·장면 등 81명의 인사가 대통령의 장기집권 개헌안에 반대하여 ‘반독재 호헌구국선언’을 꾀한 것입니다. 이승만정부는 현장에서 야당 인사만 30여명을 체포합니다. 당시 모임장소 이름을 딴 ‘국제구락부 사건’입니다.

윤종인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단장(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영상 갈무리
윤종인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TF단장(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영상 갈무리

이태원 클럽 출입자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늘(11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신청이 시작됐습니다. 지원금을 신청하려면 공인 인증서가 필요하고 제한업종 등이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합니다. ‘제한업종’은 경제 생산이나 상행위 따위가 금지된 업종을 말하는 네 글자입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먼저 개별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신청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는 KB국민,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카드 등입니다. 씨티카드 등 제외되는 카드도 있어 확인은 필수입니다. 신청 후에는 재난지원금 포인트가 현금보다 먼저 차감되니 평소처럼 카드를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대형전자판매점, 온라인 전자상거래는 사용이 불가능한 ‘제한업종’입니다. 상품권, 귀금속 등 환금성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업종과 유흥, 위생, 레저업종과 사행 및 불법사행산업, 조세·공공요금, 보험료, 카드자동이체(교통, 통신료) 등에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제한 업체는 카드사 홈페이지나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됩니다.

일부 지자체 지원금과 달리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은 광역시·도 단위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제한업종에서 사용했을 경우에도 재난지원금이 사용되지 않고 일반 결제되었음을 문자 통보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태원클럽 같은 유흥업종에서 사용하면 재난지원금이 아닌 일반 결제되었음을 문자 메시지로 알려줍니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수단별 특성. /자료=행정안전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수단별 특성. /자료=행정안전부
/자료=행정안전부
/자료=행정안전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가뭄에 단비’ 같은 지원금을 고마워합니다,

“돈 줘도 욕하는 사람 많구나. 이 시국에 빚 안지는 국가가 어디 있냐? 저 지원금이 얼마나 고마운지!” “지원금은 잘 받아쓰고.. 댓글에는 나라빚 걱정하는 척 정부 비판하고.. 해줘도 난리. 안 해줘도 난리. 난 이 시국에 너무 땡큐인 지원금이다” “세금을 계속 냈는데 안주는 정부보다는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정부가 실용적이고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금 걱정하시는 분들도 주위에 계신데 그분들도 어쨌든 받으려고 하시더랍니다”.

맞춤사용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신용카드보다 지역카드 있으신 분은 그걸로 받으세요. 신용카드사가 정확하게 집계를 하지 않습니다.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우신 분이거나 꼼꼼하게 체크하는 성향이 아니라면 무조건 카드사꺼는 최후로 생각하시는 게 좋습니다” “” “” “”.

‘세대주만 신청’에 대한 볼멘 소리가 가장 많습니다.

“아니 세대주만 신청 극혐이네. 걍 개인당 30만원으로 줘라. 사실상 세대주 아닌 사람은 지원금 못 받는 거나 마찬가지네. 이게 무슨 전국민 재난지원금이야 세대주 재난지원금이지ㅉㅉ” “애 많이 낳으라더니 가족수 많을수록 더 줘야지 않나~ 적은 인원이 살수록 더 주냐 평등하게 인당 얼마로 줘야지~ 그리고 별거중인 부부는 어쩌라고 쯧쯧” “세대원한테도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줘야지... 너무하네요”.

오늘의 ‘베댓’입니다.

“그냥 한달동안 기름이나 넣어야겠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처음으로 뭘 받아보네”.

빈곤사회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빈곤사회연대 SNS
빈곤사회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노숙인들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빈곤사회연대 SNS

빈곤사회연대 등 4개 단체는 오늘 “노숙인들이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신청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단체가 공개한 노숙인 설문조사를 보면 77.5%가 지방자치단체 재난수당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지원금 미신청 이유는 ‘주소지가 현 거주지에서 멀어서’(27%), ‘신청 방법을 몰라서’(26%) 등이었습니다.

오늘(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 126주년이자, 국가 기념일로 지정한 두번째 날입니다. 동학혁명은 멀리는 3·1운동, 가까이는 광화문 촛불혁명으로 계승되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촛불의 염원을 항상 가슴에 담고 국정을 운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를 목표로 잡았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들불처럼 일어나 음지를 밝히는 ‘세계의 촛불’로 타오르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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