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vs ‘거꾸로’ 개미로 내다본 증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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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vs ‘거꾸로’ 개미로 내다본 증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5.15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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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세종대왕 동상. /사진=세종대왕나신곳성역화국민위원회
세종대왕 동상. /사진=세종대왕나신곳성역화국민위원회

“찬성 9만8000, 반대 7만4000여표로 이 법을 시행하노라.”

1444년 11월 13일, 세종은 오랜 시험을 거쳐 법안을 확정합니다. 앞서 전국의 17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반년 남짓 국민투표까지 실시합니다. 농사짓는 땅을 세세하게 나눠 공평하게 세금을 거둬들이는 ‘공법’을 제정한 것입니다. 세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대가 많았던 지방에 대해서는 세심히 챙기도록 합니다. 오늘(5월 15일)은 세종대왕이 태어난 지 623돌입니다.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폐지 61.2, 현행 유지 27.2%로 2배 이상 격차.”

2020년 1월 5일, 국내 증권사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됩니다. ‘증권거래세 추가 인하에 대한 생각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이 ‘폐지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6월 증권거래세율을 0.05%포인트 내렸지만 업계에서는 거래세를 폐지하고, 일정 요건 이상의 매매차익에 과세하는 게 나아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낫다는 의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하방압력’. 주식시장에서 어떤 내·외부 요인으로 지수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누르는 힘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하방압력을 받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들이 버팀목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이 늘고 있습니다. ‘인버스’란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금융투자 상품으로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상품을 말합니다.

인버스 상품 손절매 대열에 합류한 개인들이 이달 들어 다시 투자금액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입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의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순매수액은 727억4800만원입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608억8000만원, KODEX 인버스의 순매수액은 153억9600만원입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4일까지의 순매수액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 기간 개인들은 코스닥150선물인버스를 262억6200만원어치 순매수했지만,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72억3100만원, KODEX 인버스는 18억8200만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더불어 지수나 종목 등의 기초자산을 역으로 추정하는 리버스마켓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증시 하락을 기다리는 개인들이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코스피는 1900선 위에서 등락을 지속하고 있고,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강세가 오래 이어지고 있어서입니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이달 들어 주가가 7.8% 떨어졌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2% 하락했습니다. KODEX 인버스 역시 1.3% 내림세입니다.

전문가들은 3월과 같은 폭락장이 재현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오히려 더디지만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특히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의 하방 완충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과도하게 인버스 상품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봅니다.

증권거래세 납세자 수와 납세액 추이. /자료=국세청
증권거래세 납세자 수와 납세액 추이. /자료=국세청
중권거래세 인하 전후의 거래량 변화. /출처=조세재정브리프
중권거래세 인하 전후의 거래량 변화. /출처=조세재정브리프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동학개미의 힘’을 놓고 왈가왈부합니다.

“덕분에 폭락이 방어됨 ㅋㅋ” “과연 그럴까? 개미수급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거야? 악재밖에 없는 상황에 오로지 개미수급만으로 올라온 시장인데 코스피가 전세계 대장지수였어? 얼마나 갈지 궁금하긴 하다. 이대로 2000 뚫으면 동학개미 인정한다”.

언제나처럼 ‘전문가’와 전문가의 조언에 대한 비난도 빠지지 않습니다.

“주식엔 전문가는 없다 사기 치는 것들만 있지 전문가? 그렇게 잘 알면 입 다물고 혼자 거래해서 돈 벌어라, 사기꾼 놈들 라임사태에서 보듯이 증권사 은행 놈들은 대부분 사기꾼이다” “고래들이것지 조작질하는 것들 요기에 속아 들어가면 백프로 물린다 조심햐 세력질 못 당한다” “인버스 팔라고 하는 뉴스가 뜨는 거 보니 이거 산 개미들 돈 벌겠다” “오늘 상승 예약이군. kodex레버리지 상승!”.

오늘의 ‘베댓’입니다.

“이태원 그놈 인버스에 물린 놈인지 조사해봐야 한다”.

/사진=교육부
/사진=교육부

구기동 신구대 교수는 지난 11일 발간된 ‘조세재정 브리프’에서 “증권거래세는 조세 형평성 저해를 해소할 수 있으므로 폐지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라며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의 병행을 지속해 단기투자를 통제하면서 시장 안정화와 세수 확보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7월 발표될 세법 개정안이 어떻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오늘은 세종대왕 양력 탄신일에 맞춘 ‘스승의날’입니다. 1965년 대한교육연합회 청소년윤리위원회는 합의를 통해 이날을 지정합니다. 여기에는 세종대왕이 우리나라 교육발전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 시대의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올바른 투자의 길로 이끄는 스승 같은 시장정책을 기대합니다.

“태평성대란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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