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 배당·일감 몰빵… 공정위 두렵잖은 세방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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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 배당·일감 몰빵… 공정위 두렵잖은 세방그룹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3.2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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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앤에스글로벌·세방·세방산업 내부거래 논란… 두 딸에겐 '배당금 밀어주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세방그룹이 계속된 '일감 몰아주기'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세방그룹은 ‘로케트 배터리’로 유명한 2조5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전지제조업(세방전지)과 물류업(세방)을 양대 축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요.

현재 창업주 이의순 명예회장에게서 장남 이상웅 회장으로 경영권이 이어져 2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상장사인 세방(주) 외 비상장 26개사 등 총 27개의 계열회사로 구성돼 있는데요. 시스템통합(SI)업체 이앤에스글로벌이 지주사격인 세방의 최대주주(18.52%)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으면서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이앤에스글로벌은 이의순 명예회장의 장남 이상웅 회장(80%)과 차녀 이상희씨, 세방이 각각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방의 지분은 이앤에스글로벌에 이어 이상웅 회장(9.81%), 이의순 명예회장(8.64%), 이상희(0.47%) 등 특수관계인이 44.58%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방은 또 세방전지(37.95%), 세방산업(40.20%), 세방이스테이트(40.20%) 등의 최대주주가 됩니다.

즉 오너일가→이앤에스글로벌→세방→세방전지·세방산업·세방이스테이트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이 중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중심에 선 계열사는 이앤에스글로벌, 세방, 세방산업입니다.

특히 이앤에스글로벌과 세방산업, 세방이스테이트의 경우 배당금을 통해 이의순 명예회장의 두 딸인 이려몽과 이상희의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고 있습니다. 두 딸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방그룹 CI
세방그룹 CI

이앤에스글로벌은 2010년 세방하이테크에서 인적 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이상웅 회장이 80%, 이상희(이의순의 차녀)와 세방이 각각 1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설립 초기인 2010~2011년에는 내부거래액이 거의 없다가 2012년부터 급등하게 됩니다. 특히 2012년에는 매출액 2억9000만원 전액이 세방전지로부터 나옵니다. 2013년에도 총 매출액 26억5200만원 중 99.96%에 달하는 26억5100만원을 세방전지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올립니다. 2014년부터는 조금 줄어들긴 하지만 80%를 넘기며 엄청난 내부거래율을 기록합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세방과 세방전지 등 계열사로부터 올린 내부거래율은 80.94%, 87.32%, 84.97%, 89.49%, 65.49% 등으로 8년간 평균 내부거래비율은 76%에 이릅니다.

이앤에스글로벌은 내부거래뿐 아니라 배당으로도 오너일가 주머니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7년간 한해도 빠지지 않고 현금배당을 했는데요. 총 현금배당액은 10억원입니다.

세방이스테이트는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할 목적으로 2014년 인적 분할돼 설립됐는데요. 지주사격인 세방(40.20%)을 제외하면 이의순 명예회장(11.10%) 외에 두 딸인 이상희(28.0%)·이려몽(20.7%)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세방이스테이트의 계열사와 내부거래는 설립해인 2014년과 2015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4년간 90%를 훌쩍 넘길 정도입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내부거래율은 각각 93.51%, 96.14%, 96.81%, 94.64%인데요. 세방전지와 세방으로부터 올린 매출이 대부분입니다.

2017년부터는 현금배당도 실시하는데요. 2017~2019년 각각 2억원, 4억원, 4억원인데, 배당성향은 각각 25.53%, 49.59%, 29.91%에 이릅니다.

축전지용 부속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세방산업 또한 세방이스테이트와 같이 세방전지(40.2%) 외에 이의순 명예회장(11.1%)의 장녀 이려몽(20.7%)과 차녀 이상희(28.0%) 두 딸이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요. 세방산업의 내부거래 비율 또한 80~90%에 이릅니다. 지난해에만 50%대로 깜짝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을 특수관계자와 거래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액을 살펴보겠습니다. 각각 742억6400만원, 800억9200만원, 740억7200만원, 671억200만원, 505억5300만원, 491억7500만원을 기록합니다. 이중 세방전지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691억400만원(93.05%), 740억7400만원(92.49%), 685억7400만원(92.58%), 589억9400만원(87.92%), 426억7400만원(84.41%), 386억7000만원(78.64%) 등 6년간 평균 내부거래율은 88.18%에 이릅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40억2400만원 중 세방전지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183억7900만원으로 54.02%였습니다.

매년 현금배당금 또한 엄청납니다. 세방산업의 현금배당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요. 1999년 5억원으로 시작된 배당금은 2000~2002년 7억5000만원으로 오르더니 2003~2006년 25억원으로 껑충 뜁니다. 2007년 12억5000만원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5억원으로 회귀하고 2012년에는 37억5000만원으로 또 오릅니다. 2013년부터는 조금 감소하고 있습니다. 2013~2018년 각각 25억원, 21억원, 21억원, 16억8000만원, 10억5000만원, 6억3000만원을 현금배당합니다.

현금배당이 줄어든 것은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같이 크게 추락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평균 현금배당성향이 40%를 넘기고 있어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배당금으로 지출된 셈입니다. 2006년에는 현금배당성향이 무려 85.79%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엄중한 잣대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방그룹은 콧방귀를 뀌며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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