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기업·한성수산식품·한성식품, 극동수산에 '일감 몰아주기' 심각
‘한성게맛살’과 ‘크래미’ 등으로 유명한 한성기업이 오너 3세가 소유한 개인기업에 일감몰아주기 형식으로 오너일가 지배 체제를 공고히 하며 승계를 진행하고 있는 정황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성기업은 고 임상필 창업주에 이어 아들 임우근 회장이 이끌고 있는 2세 경영 체제입니다. 하지만 계열사의 지배구조를 보면 한성기업 지배구조의 최정점에는 자녀들인 임준호 사장과 임선민 이사가 있습니다.
상장사 한성기업은 극동수산, 한성식품, 한성수산식품 등 5개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요. 모기업인 한성기업의 최대주주가 극동수산입니다. 극동수산은 임준호·임선민 두 자녀가 100% 지분을 가진 개인기업입니다. 수산업, 원양어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수산물의 수출입무역, 냉동 및 냉장보관, 수산물가공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성기업의 지분은 극동수산이 17.70%로 최대주주이며, 임우근 회장은 16.75%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두 자녀인 임준호와 임선민도 각각 1.59%, 0.1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2.17%입니다.
한성기업의 최대주주인 극동수산은 임준호(53.37%)와 임선민(46.63%)이 100%를 소유한 개인기업입니다.
한성식품은 극동수산이 38%로 최대주주이며, 한성기업(37%), 임우근 회장 부인 박정숙(12%), 임우근 회장(8%), 동생 임범관(5%) 등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한성수산식품은 한성식품(34.94%), 극동수산(30.00%), 한성기업(9.75%), 임우근 외(24.94%) 등 오너일가가 99.64%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외형상으로는 임우근 회장이 상장사 한성기업을 통해 계열사를 거느리는 방식이지만, 지분구조를 보면 임 회장의 두 자녀인 임준호·임선민이 개인회사 극동수산을 정점으로 상장사 한성기업과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 것이죠.
문제는 모기업 한성기업 등이 자녀회사인 극동수산에 일감을 몰아주며 부를 대물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극동수산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극동수산이 한성기업으로부터 올린 매출액은 2014년 100억원 중 92억원(92%), 2015년 152억원 중 151억원(99.3%)으로, 2년간 매출의 대부분을 한성기업으로부터 올렸습니다. 이후 2016년 280억원 중 203억원(72.5%), 2017년 296억원 중 111억원(37.5%), 2018년 232억원 중 73억원(31.5%) 등으로 점차 줄어들긴 하지만 여전히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합니다.
한성수산식품 또한 두 자녀인 임준호·임선민의 부 축적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한성수산식품의 최근 2년간(2017~2018년) 매출액은 각각 312억원과 363억원인데, 한성기업으로부터 올린 매출액이 각각 311억원(99.7%), 358억원(98.6%)으로 모든 매출이 한성기업으로부터 나온 셈입니다.
수산식품 가공업, 농산물 수매 및 판매사업을 하는 한성식품은 2017~2018년 각 매출액 119억원과 110억원 전부를 한성기업과의 거래로 올렸습니다. 한성식품의 최대주주는 극동수산이죠. 극동수산의 최대주주는 임준호·임성민으로, 결국 이들 두 자녀 회사 배를 불려주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한성기업이 대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죠.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총수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계열사 20%) 이상일 경우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원 또는 국내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습니다.
한성기업은 중견기업으로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지는 않고 않았지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누차 중견기업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필요성을 지적하고 나선 것을 주목해야 할 듯합니다.
극동수산은 한성기업 등으로부터 받은 일감을 통해 회사의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극동수산의 최근 4년간(2014~2017년) 자산규모는 322억원→395억원→389억원→410억원으로, 4년새 27%나 덩치가 불어납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는 298억원으로 쪼그라드는데 이는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 처분 등 때문입니다.
임우근 회장의 자녀기업인 극동수산이 덩치를 키우는 동안 모기업인 한성기업은 제자리 수준을 보입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을 보면 2871억원→2915억원→3207억원→3228억원→2868억원으로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녀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경영권 승계를 이루는 전형적인 편법이라는 눈초리가 향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