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대박’ 바른손 형제들 주가, 왼손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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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대박’ 바른손 형제들 주가, 왼손도 모른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2.17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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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요동에… “국제영화제 수상은 단기 투자에 좋은 재료이지만 한 순간"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 39% 수준에 판권도 감소세… 순이익은 ‘적자 전환’
지난해 매출액 ‘반토막’에 부채 늘고 영업이익도 수백억원 적자에서 ‘허덕’
바른손이앤에이(위)와 바른손 주가 추이.
바른손이앤에이(위)와 바른손 주가 추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전무후무한 흥행으로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바른손E&A)와 모기업 ‘바른손’ 주가 또한 연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있는데요.

과연 믿고 투자할 만한 회사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전문가들은 ‘주의’하라는 ‘경고’를 조심스럽게 보내고 있습니다. 깜짝 상승이라는 메시지인 것이죠.

한국거래소도 바른손이앤에이와 바른손에 대해 단기 급등에 따른 투자경고종목 및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과거 금융감독원의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대상에 수차례 오르는 등 위험한 테마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바른손이앤에이 주가는 10일부터 4거래일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다가 5일째인 14일에는 급락하며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지난 7일 2000원에 장을 마감했던 주가는 10~13일 4거래일 동안 2385원(19.25%)→2935원(23.06%)→3815원(29.98%)→4955원(29.88%)으로 208% 급등했습니다. 그러다가 14일에는 18.16% 급락한 4055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바른손 역시 7일 종가 2025원이던 주가가 10~13일 각각 2630원(29.88%)→3415원(29.85%)→4435원(29.87%)→5760원(29.88%)으로 급등하다가 14일에는 4.69% 오른 603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는 기생충의 해외 수상 소식 등에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양상을 나타냈습니다. 국내 개봉일인 지난해 5월 30일 2480원이던 것이 7월 19일 3240원까지 오르다가 해외 영화상 수상 소식 등이 없는 8~9월에 2000원 선으로 물러났습니다. 그러나 벤쿠버영화제와 울란바토르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한 즈음인 9~10월에 3000원선까지 깜짝 오르다 이후에는 계속 2000원선에 머물렀었죠.

이런 흐름상 전문가들은 영화사업부문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바른손이앤에이의 실적과 주요 매출 구성에서 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볼 때 현재의 주가는 과열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생충의 해외 수출이 지난해 3분기부터 지속돼 온 만큼 기생충 관련 실적 업사이드는 크지 않다”면서 “기생충 관련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됨에 따라 단기적 주가 조정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진=영화 '기생충' 포스터.
사진=영화 '기생충' 포스터.

◆영화 매출 전체의 39% 수준… 영업이익 적자폭↑

바른손이앤에이의 주요사업은 게임과 영화입니다. 1985년 출발 당시에는 ‘바른손팬시’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팬시문구 사업을 운영했지만, 문구시장의 쇠퇴로 사업영역을 바꾼 것이죠.

매출 비율은 게임사업(모바일게임) 60.21%, 영화사업(제작 및 판권)이 39.62%로, 게임과 영화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3년간(2016~8년) 게임과 영화 매출액이 줄고 있다는 것입니다.

게임사업에서 각각 379억원→312억원으로 줄다가 지난해에는 181억원을 올리며, 전년대비 반토막 났습니다. 영화사업은 제작부문에서 2016년 22억원이던 매출이 2017년에는 ‘0원’으로 전무했다가 2018년 117억원으로 늘긴 했지만 전체 매출(3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도 안 되는 39%에 머물고 있습니다. 판권에서도 2억원→1억4700만원→1억4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인데, 그것도 100% 내수 뿐이고 수출은 ‘0원’입니다.

이런 추세에 최근 3년간 매출액은 각각 416억5000만원→314억3000만원→300억4000만원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영업이익 또한 2016년 242억원에서 2017년에는 -12억원, 2018년 -230억원으로 적자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7일 공시한 지난해 실적은 더욱 처참합니다.

매출액은 153억원으로 전년대비 49% 줄어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도 -184억원으로 전년(-230억원)보다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809억원에서 -24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부채도 232억6000만원에서 311억70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 측은 “매출액은 영화 기생충 상영으로 인한 수익은 증가한 반면 제작완료로 인해 제작수익은 감소했다”면서 “출시게임의 흥행 부진으로 영업 손실이 증가하고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기준 기생충 수익, 국내 124억원+해외 240억원=364억원

그렇다면 바른손이앤에이가 기생충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얼마 될까요? 바른손이앤에이는 2018년 3월 CJ ENM으로부터 기생충에 대한 제작 및 공급 계약을 맺고 125억원을 투자 받았습니다. 이 규모는 당시(2016년 기준) 바른손이앤에이의 매출액(416억5000만원) 대비 30%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해당 비용으로 영화를 제작해 CJ ENM에 공급하고 영화 상영을 통해 발생하는 순이익의 40%를 받기로 했습니다.

국내만 따지면 현재 관객수 1000만명을 넘어섰지만 편의상 1000만명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영화표 1장을 1만원으로 계산하면 ‘관객수 1000만명×영화표 1만원=1000억원’이 나옵니다. 부가세(10%)와 영화발전기금(3%)을 빼면 870억원이 순매출입니다. 이를 극장과 투자배급사:제작사=5:5로 나누면 제작사는 435억원을 가져가는 것이죠. 여기서 CJ ENM으로부터 투자받은 125억원을 빼면 310억원이 나옵니다. 또 순이익 배분율에 따라 CJ ENM:바른손이앤에이=6:4로 나누면, 바른손이앤에이가 가져가는 돈은(310×0.4) 124억원이 됩니다. 기생충이 1000만 관객 달성으로 바른손이앤에이가 올리는 수익은 124억원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해외 매출액이 또 있습니다. 17일 현재 전세계 티켓 판매 수입은 2억4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하죠. 이를 기준으로 삼으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이 한화로 약 2400억원에 달하네요.

해외 매출 배분비율은 먼저 해외극장과 5:5로 나눈 후에 국내 배급사:해외 배급사:제작사=4:4:2로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를 계산하면 1200억원 중 20%를 바른손이앤에이가 챙기니까, 240억원 정도가 되네요.

영화 기생충으로 국내외에서 바른손이앤에이가 벌어들이는 총 수익은 364억원이 됩니다. 하지만 이같은 이익과 주가는 별개라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한 전문가는 “국제영화제 수상은 단기 투자에 있어서는 아주 좋은 재료다”면서 “하지만 이런 주가 변동은 한 순간일 뿐이다.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과도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조언 했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의 최대주주는 27.01%를 가진 문양권 바른손이앤에이 이사회의장이며, 바른손은 1.88%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곽신애 대표이사는 주식이 없습니다.

곽신애 대표의 남편은 영화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며,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친오빠입니다.

◆바른손, 영화사업 비율 전체 21% 수준… 실적 하락세

한편 바른손이앤에이의 모기업인 바른손 또한 외식사업과 함께 영화사업과 게임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바른손 최대주주는 32.40%의 지분을 소유한 바른손이앤에이입니다.

2019년 3분기 각 분야별 매출액 비율은 게임사업부문 등이 49.6%(20억1000만원)로 가장 많고, 외식사업부문이 29.2%(11억8000만원)로 뒤를 잇고 있는 가운데 영화사업부문은 21.1%(8억6000만원)로 꼴찌 입니다.

이들 각 사업부문의 매출액 또한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외식부문은 2017년 16억원에서 2018년 15억원으로 줄었고, 영화부문도 69억원에서 16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습니다. 반면 게임부문 등은 12억원에서 35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전제 실적은 97억원에서 66억원으로, 32% 감소했습니다.

바른손이앤에이는 스튜디오8과 엔투스튜디오, 이브이알스튜디오, 엔엑스게임즈, 영화사 버들 등을, 바른손은 레드모바일, 시오필름, 임프린트, 홀로선필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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