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번지르르 하나투어, 직원들 챙기는 모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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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번지르르 하나투어, 직원들 챙기는 모두투어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1.06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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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고객정보 유출’ 사건으로 새해 벽두부터 골머리
박상환 회장 주머니 ‘풍년’ vs 직원은 ‘흉년’… 직원 옥죄기?
순익 하락세 모두투어는 직원 급여 매년 상승… 하나투어와 대조
하나투어 로고와 박상환 회장/사진=하나투어
하나투어 로고와 박상환 회장/사진=하나투어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여행업계 불황에도 끄떡 없이 잘 나가고 있는데요. 그런데 말입니다. 겉은 번지르르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네요.

회사의 매출 상승에 따라 오너 등 경영진의 주머니는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선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은 주머니에 흉년이 들었네요. 배 쫄쫄 곯는 직원들의 고생이 많네요. 경쟁사인 모두투어와 비교하면 더 초라해집니다.

박상환 회장은 잇따른 성범죄에 고객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2020년 새해부터 골머리를 앓게 하는 사건들이 즐비해 있습니다.

먼저 성범죄 사건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지난 2017년 하나투어 계열사인 월디스투어의 엄익선 전 대표(하나투어 상무 겸직)가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뽀뽀해봐” “(등을) 긁어봐” 등의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스스로 사임을 했었습니다.

하나투어 측은 당시에 “교육 강화와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었죠.

하지만 헛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올해 새해 벽두인 지난 1일 익명 블라인드의 하나투어 재직자는 성희롱고충상담위원인 A 부서장이 같은 부서 여직원 B씨에게 “사귀기 전에 잠을 자봐라. 남자는 먼저 자봐야 한다” “(남자 부서장에게) 술 마시자고 해라. 애교를 부려라”라고 했다고 폭로합니다.

하나투어 측은 A씨에게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리자 A씨는 회식자리에서 “이게 왜 성희롱이냐”고 따졌다고 하는데요.

A씨는 여성 성희롱고충상담위원입니다. 하나투어에서 성문제가 끊이지 않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하나투어는 또 6일에는 지난 2017년 발생한 46만명에 달하는 고객정보 유출 사건으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이렇게 내부적으로 곪았지만 실적 성장은 눈에 띕니다.

최근 3년간(2016~2018년) 매출액은 각각 5955억원, 8043억원, 8283억원으로, 3년 새 39% 성장을 이뤘습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75억원에서 106억원으로 41% 증가했습니다.

이는 경쟁사인 모두투어와 비교해 봐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입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의 매출액은 각각 2761억원, 3721억원, 3650억원으로 3년새 32% 오른 반면 당기순이익은 2016년 156억원에서 2018년 122억원으로, 22%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하나투어는 성장세에 따라 주주들에 대한 배당과 오너 등 경영진에게 주머니를 풍성히 채워줍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금은 각각 166억원, 166억원, 143억8700만원을 지급합니다. 배당률은 무려 206.6%, 63.2%, 107.4%에 이릅니다.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것인데요. 매우 드문 일이죠.

배당금은 지분율에 따라 배당되는데, 박상환 회장(7.83%) 등 특수관계인(14.84%)에게 3년간 70억6000여만원이 지급된 것이죠.

박 회장은 등기이사이기도 하죠. 등기이사의 3년간 평균 급여는 1억3100만원→1억9100만원→2억2500만원으로, 3년새 72% 정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직원(영업 및 관리)들의 평균 급여는 남자 4200만원→4300만원→4200만원으로 제자리 수준입니다. 여자는 2900만원→3200만원→3200만원으로 역시 마찬가지네요.

그렇다면 경쟁사인 모두투어는 어떨지 보겠습니다.

같은 기간 배당금은 69억1200만원, 81억8800만원, 62억7200만원으로, 2017년도에 소폭 올랐다가 2018년도에는 다시 줄어들었는데요. 배당성향도 각각 43.53%, 33.84%, 51.51%로 하나투어의 절반도 안 됩니다.

우종웅 회장(10.87%)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총 15.52%로, 이들이 챙긴 배당금은 3년간 총 약 33억원입니다.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 등 특수관계자의 절반 수준이네요.

우종웅 회장도 하나투어 박상환 회장과 같이 등기이사입니다. 모두투어의 등기이사는 평균급여로 같은 기간 각각 2억6600만원, 1억7300만원, 1억8100만원을 지급받았습니다. 실적에 따른 감소로 보입니다.

직원들의 급여 상황은 어떨까요.

남자직원은 4112만원→4640만원→4900만원, 여자직원은 3299만원→3702만원→3900만원으로 실적에 비해 상승률이 높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봐도 실적은 하나투어가 훨씬 좋은데 직원 급여는 제자리 수준인데 반해 모두투어는 당기순이익이 되레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급여는 매년 꾸준히 오르는 추세를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모두투어가 2018년 기준 남녀 직원 평균 급여가 각각 700만원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하나투어의 상황이 좋지만 직원에 대한 배려는 모두투어가 좋은 결과를 보이네요.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하나투어는 오너가 많이 챙기고, 모두투어는 직원에게 베푸는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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