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 밖 1등’ 정의선, ‘20등에도 못 든’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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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 밖 1등’ 정의선, ‘20등에도 못 든’ 최태원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6.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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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삼성 제쳐… 순이익 3위 달렸던 SK그룹 ‘가물가물’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지난 한 해 어느 그룹 총수가 경영 성적에 웃고 울었을까.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을 비롯해 당기순이익(순익), 고용 항목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그룹이 최고 자리를 지켰지만,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또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은 그룹 매출 증가율 1위를 비롯해 1인당 매출·1인당 영업이익·1인당 순익까지 4개 항목에서 톱을 찍었다. 크래프톤 장병규 이사회 의장은 2023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과 순익률에서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그룹 매출 ▲그룹 당기순익 ▲그룹 고용 3개 항목에서 1위를 지켰다. 삼성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 규모는 358조9158억원으로 조사 대상 88개 그룹 전체 매출 중 가장 높았다. 삼성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순익도 43조5071억원으로 국내 그룹 중 가장 컸고,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고용 인원도 27만8284명으로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자료=CXO연구소
/자료=CXO연구소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영업이익은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1위를 탈환하며 주목을 끌었다. 국내 계열사 70곳을 두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18조259억원이었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긴 곳은 현대차 그룹이 유일했다. 현대차가 올린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88개 그룹 전체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20.1%나 차지했다. 지난해 88개 그룹에서 올린 영업이익 중 5분의 1은 현대차그룹에서 책임진 셈이다. 여기에는 현대차그룹 내 개별 회사인 현대자동차(6조6709억원)와 기아(6조3056억원)의 역할이 컸다. 앞서 두 회사에서 올린 영업이익 규모만 12조9766억원으로, 지난해 올린 현대차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72%나 차지했다.

영업이익 항목 이외에 현대차 정의선 회장은 ▲그룹 매출(285조2336억원) ▲그룹 당기순익(20조5149억원) ▲그룹 고용(19만7727명) 항목에서도 모두 2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그룹 매출(200조9306억원) ▲영업이익(3조8841억원) 2개 항목에서 3위에 포함됐다. 그룹 매출은 재작년과 같은 3위를 그대로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 2위에서 1년 새 한 계단 내려왔다. 그룹 전체 당기순익은 2022년만 해도 3위였지만, 지난해는 20위에도 들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는 GS그룹 허창수 회장의 경영 성과가 돋보였다. GS그룹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4조5109억원으로 현대차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룹 전체 당기순익도 3조3723억원으로 총수가 있는 그룹 중에서는 톱3에 포함됐다. 그룹 1인당 매출에서도 3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4개 항목과 달리 각종 증가율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총수는 따로 있었다. 그룹 전체 매출 증가율에서는 부동산개발 등으로 성장한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이 최고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 회장은 2022년 7558억원이던 그룹 매출을 지난해에는 1조8413억원으로 1년 새 143.6%나 크게 성장시켰다. 여기에는 엠디엠그룹 15개 계열사 중 ㈜엠디엠 매출이 2022년 131억원에서 지난해 8814억원으로 퀀텀점프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엠디엠은 그룹 1인당 매출액에서도 40억6470만원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그룹 1인당 영업이익(17억2860만원) ▲그룹 1인당 순익(13억5140만원) 항목에서도 1위였다. 엠디엠은 이 외에도 ▲그룹 영업이익률 2위(42.5%) ▲그룹 순익 증가율 3위(1366.7%) ▲그룹 순익률 3위(33.2%) 등 총 7개 항목에서 톱3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특히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 중에서는 엠디엠그룹 문주현 회장이 ▲매출 증가율 ▲그룹 영업이익 증가율(193%) ▲그룹 순익 증가율 세 항목에서 그룹 총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모두 30%를 넘겼다.

크래프톤그룹 장병규 의장은 ▲그룹 전체 영업이익률 ▲그룹 전체 순익률 2개 항목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보여줬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은 1조8914억원인데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8074억, 7184억원으로 매출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42.7%, 38%로 그룹 총수 중에서는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장병규 의장은 ▲1인당 영업이익 2위(3억5870만원) ▲1인당 순익 2위(3억1920만원)에 포함됐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애경그룹 장영신 회장이 1065.4%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애경그룹의 2022년 영업이익은 25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에는 3023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제주항공이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22년만 해도 제주항공은 1749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의 쓴맛을 봤는데, 지난해에는 1617억원 이상 이익을 올리며 그룹 전체 영업이익도 크게 달라졌다.

2022년 대비 지난해 그룹 전체 순익 증가율에서는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왕좌 자리에 앉았다. 2022년 그룹 전체 당기순익은 85억원 정도였는데, 지난해에는 3161억원으로 1년 새 3612.4% 수준으로 그룹 순익이 폭풍적으로 증가했다. 이외 유진그룹은 ▲2022년 대비 2023년 고용 증가율 2위(13.6%) ▲2022년 대비 2023년 영업이익 증가율 3위(289.7%)에도 입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년 새 그룹 전체 고용 증가율에서는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이 18.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랜드그룹의 2022년 그룹 전체 고용 인원은 1만2813명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만5132명으로 1년 새 20% 가까이 늘었다.

/자료=CXO연구소
/자료=CXO연구소

공정자산 순위 상위 4개 그룹 총수만 따로 살펴보면 2022년 대비 2023년 그룹 매출 증가율을 비롯해 영업이익과 순익 증가율 3개 항목에서 현대차 정의선 회장만 모두 증가세를 보였고,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은 모두 하락세로 나타나 희비가 교차했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매출 증가율 14.6%(2022년 248조8970억→2023년 285조2336억원) ▲영업이익 증가율 43.3%(12조5832억→18조259억원) ▲순익 증가율 75.8%(11조6712억→20조5149억원)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이에 비해 SK 최태원 회장은 ▲매출 감소율 10.3%(224조465억→200조9306억) ▲영업이익 감소율 79.4%(18조8282억원→3조8841억원) ▲순익 감소율 94%(11조385억→6582억원)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LG 구광모 회장도 ▲매출 감소율 3.6%(140조5287억→135조4005억원) ▲영업손익 적자전환(1조4691억→ -3861억원) ▲순익 감소율 37.5%(3조4281억→2조1415억원)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매출(418조7712억→358조9158억원)과 영업이익(37조8015억→2조8564억원)은 각각 14.3, 92.4%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그룹 전체 순익(37조3050억→43조5071억원)은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해는 주요 그룹의 영업이익과 순익 규모 등에서 지난해보다 증가하는 곳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실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 대비 얼마나 증가했는지보다 2020~2022년 사이 주요 그룹이 올린 실적과 비교해 어느 정도로 경영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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