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뒷전? 불법 일삼는 ‘음료회사’ 광동제약에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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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뒷전? 불법 일삼는 ‘음료회사’ 광동제약에 큰 기대는 하지 말자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4.01.2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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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담합에 식품사업 비중 커 무늬만 제약사… 정부예산도 대폭 깎는 판에 R&D 투자는 무슨?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제약회사는 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은 회사다. 제약회사는 국민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기업이므로 매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의약 개발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자해야만 하는 산업이다. 동네 약국에서 우리가 느끼는 안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제약 산업은 개발부터 정부 인가까지 엄격한 과정을 거치므로 투자 회임기간(투자부터 원금과 수익금을 거두는 시기까지 기간)은 10년 이상이고, 성공 확률도 극히 낮은 고위험 산업이다. 한마디로 망망대해에서 희미한 불빛을 좇는 만큼 국민 건강에 대한 대단한 사명감이 있거나 서부 금광을 쫓는 ‘포티나이너스’(49ers)의 모험 정신이 필요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필자의 생각이 편견임을 알려주는 어느 제약회사에 대한 소비자 단체의 발표가 있었다. 광동제약에 대해 민간 소비자 주권 감시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CUCS)의 조사 발표다. 광동제약은 기업 지배구조가 취약하며, 이를 강화하기 위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 거래와 리베이트, 담합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아왔다고 CUCS는 지적했다. CUCS는 이어 비록 자산 5조원 이하 중견기업이지만, 제약 기업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광동제약을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CUCS가 이번 발표에서 주목한 것은 광동제약의 연구개발(R&D) 비용이다. CUCS에 따르면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다른 제약사의 경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0%가 넘는 데 비해 광동제약은 턱없이 낮다. 지난 3년간 광동제약의 R&D 투자 누적 비중은 매출액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과학 부문 R&D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큰 반발과 비난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R&D 투자는 인류의 미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교육투자’와 같다. 하물며 국민 생명과 건강을 대상으로 한 고도의 지식 집약적 모험산업인 제약 산업에서 연구개발비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랴.

필자는 광동제약의 홈페이지에서 그 의문을 풀었다. 광동제약이 주장하는 기업 비전은 ‘휴먼 헬스케어 브랜드 기업’이었다. 헬스케어는 사람의 건강 유지·회복·촉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용어인데, 광동제약은 이를 위해 ‘제약과 식품 사업 중심의 사업영역에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의 매출 현황을 보면, 광동제약은 제약보다는 식품 사업에 큰 비중을 두고 있으며, 매출 강화를 위해 브랜드 개발에 치중하는 음료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음료회사에 제약회사 기준의 사명감과 연구개발 투자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광동제약에 제약회사로 막연한 신뢰감을 주기보다는 일반 음료회사로 잣대를 들이대야 할 일이다. 이름만 제약회사에 가깝고 정체성은 음료회사에 가까우니, 국민 생명과 건강에 관해 너무 큰 기대를 해 부담을 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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