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등급 하나도 없는’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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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등급 하나도 없는’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1.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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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항목에서 ‘미흡’을 받은 하나캐피탈에 대해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마련해 이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사진=하나금융그룹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항목에서 ‘미흡’을 받은 하나캐피탈에 대해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마련해 이행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사진=하나금융그룹

“OOO는 조치와 제재가 시급함, 불완전판매는 사기행각입니다, 국민을 보호해야 합니다” “△△은행이 소비자 보호 수준이 양호하다고? △△은행이 pwm이라는 것을 만들어 판매했던 수많은 펀드가 지난 수년간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일제히 조사해 봐라. 제대로 밝히면 △△은행은 문을 닫아야 한다.”

지난해 12월,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결과가 나오자 누리꾼들이 특정 금융회사를 가리키며 쏟아낸 불만들입니다. 금융감독원은 해마다 소비자 보호 실태를 평가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금융사는 한 곳도 없습니다. 다만 4개 회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습니다. 해당 평가는 ‘우수-양호-보통-미흡-취약’ 5등급으로 매겨집니다.

23일 금감원의 <2023년도 금융소비자보호 실태평가 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 22개 금융사 가운데 ▲NH농협은행 ▲미래에셋증권 ▲우리카드 ▲DB손해보험이 양호 등급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18곳은 모두 ‘보통’을 받았고, 미흡은 없습니다. 지난해는 30개 대상 가운데 KDB생명보험이 유일하게 미흡 등급을 받았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결과 지난해(아래)에 이어 올해도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금융사는 한 곳도 없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 결과 지난해(아래)에 이어 올해도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금융사는 한 곳도 없었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보호 평가대상은 모든 금융사가 받는 게 아니라 민원·영업규모·자산 비중을 고려, 3개 그룹으로 편성해 해마다 1개 그룹 소속사에 대하여 실시합니다. 올해는 양호 등급 4곳 외에 ▲전북 ▲IBK기업 ▲SC(이상 은행) ▲교보 ▲미래에셋 ▲신한라이프 ▲KB라이프 ▲푸본현대(이상 생보) ▲롯데 ▲메리츠 ▲악사(이상 손보) ▲삼성카드 ▲하나캐피탈(이상 카드) ▲KB ▲하나(이상 증권) ▲애큐온 ▲웰컴 ▲KB(이상 저축은행)가 평가를 받았습니다.

평가항목을 구체적으로 보면, 계량(30%)과 비계량(70%) 부문으로 나뉩니다. 계량 부문은 ▲민원·소송 관련 사항과 ▲금융사고·휴면재산 찾아주기 등 2개 항목을 평가합니다. 비계량 부문은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체계 구축 ▲금융상품 개발, 판매, 판매 후 준수 절차와 ▲임직원교육과 보상체계 운영 ▲소비자 정보제공·취약계층 보호 등 6개 항목을 점검합니다.

22개 평가대상 모두 종합등급에서는 ‘보통’ 이상을 받았지만, 부문별로는 ‘미흡’ 평가를 받은 곳이 눈에 띕니다. 비계량 부문에서 미흡 등급을 받은 ‘하나캐피탈’입니다. 세부적으로는 내부통제 체계 구축, 상품개발 및 판매 이후 단계에서의 지켜야 할 기준, 임직원교육과 보상체계 운영 등 4개 항목에서 ‘미흡’ 평가를 받았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에서 일부 항목이 미흡한 곳은 모두 7개 금융사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보호 실태평가에서 일부 항목이 미흡한 곳은 모두 7개 금융사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은 하나캐피탈에 대해 경영진 면담을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마련해 이행하도록 지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비계량 부문 중 일부 항목에서 미흡을 받은 ▲교보생명 ▲메리츠화재 ▲하나증권 ▲애큐온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KB저축은행 등도 자체 개선계획을 제출받아 이행 여부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금감원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실시한 첫 실태평가가 올해로 마무리돼 그간 평가 결과 등을 토대로 향후 운영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불완전판매 등으로 민원이 급증한 회사는 평가 주기 도래 전이라도 즉시 실태평가를 다시 실시해 평가등급 조정과 함께 미흡 사항을 개선하도록 운영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등으로 민원이 급증한 회사는 즉시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다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등으로 민원이 급증한 회사는 즉시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다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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