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 사면 호구 인증”… 기아 ‘노조 퍼주기’, 당국은 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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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사면 호구 인증”… 기아 ‘노조 퍼주기’, 당국은 뭐 하나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22 16: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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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홍보단 차량 명목 임직원에 최대 30% 할인 혜택
“소비자에 대한 배신” 원성에 “할인분 세금 내는지 볼것”
업계 “판매부진 따른 재고 소진” 분석에 기아 “홍보 목적”
기아 전기차 SUV 'EV9'. /기아
기아 전기차 SUV 'EV9'. /기아

시장에 나온 지 3개월 만에 소속사 직원들에게 출고 가격보다 30%를 할인해 파는 제품이라면 소비자들은 과연 시중 판매가격을 믿고 살 수 있을까. 기아가 자사 임직원에게 신형 전기차 EV9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빗발치고 있다.

기아는 지난 19일부터 자사 모든 임직원과 서비스 브랜드 오토큐 소속원을 대상으로 최대 30% 규모의 EV9 할인 판매를 하는 ‘홍보단 차량’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할인 대상은 지난 5~6월 생산된 EV9 에어와 어스 트림이다.

기아 임직원들은 기존에도 근속연수에 따라 출고가보다 8∼30% 할인된 가격으로 자사 차량을 구매할 수 있지만, 2년이 안 돼 팔면 구매 당시 할인받은 금액을 반환해야 하고 신차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홍보단 EV9은 기존 차량 보유 연한과 관계없이 20% 할인된 가격에 300만원 추가 할인 혜택까지 받으며 즉시 구매 가능하다. 구입하고 2년이 안 된 기아 차량이 있어도 바로 팔 수 있다. 단 홍보단 차량으로 구입한 EV9를 2년간은 의무 보유해야 한다.

EV9의 에어와 어스 트림별 가격은 7337만~8169만원인데 전기차 구매 보조금까지 더하면 최대 30% 할인을 적용받아 기아 임직원은 5000만원 초·중반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 또 EV9을 사는 기아 임직원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라이팅 패턴 등 유료로 제공되는 기아 커넥트 스토어 디지털 사양 2종도 평생 무료로 쓸 수 있는 파격적 혜택이 주어진다.

 EV9 홍보용 특별판매 공지 내용.
 EV9 홍보용 특별판매 공지 내용.

기아는 지난해 노사 단체협약에서 재직 중인 임직원에게 보조금 포함 최대 30%까지 전기차를 할인해주기로 했다. 신차 출시 후 6개월이 지난 차량만 대상이다. 그러나 EV9은 출시한 지 3개월 가량 밖에 안 됐지만 할인 대상에 넣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차량 동호회 등 SNS에서 어이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빗발치고 있다. 비싸게 주고 신차를 구매했는데 출시 3개월 만에 30%나 할인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다.

한 소비자는 2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에 산 셈이라며 “시장 점유율 80%가 되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앞으로 EV9 사는 일반인은 호구 인증”이라고 격분했다. 30%를 깎아준 가격에 팔아도 되는 거였으면 아예 차량 가격을 내리는게 마땅한 처사 아니냐는 항변도 올라와 있다. 또 제값 주고 산 소비자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의리없는 기아, 앞으론 중고차도 기아 안 산다’라는 댓글도 보인다.

특히 ‘노조에 연간 급여로 억대를 퍼주는 것도 모자라 별짓을 다한다’는 볼멘 소리와 통상 임직원이 할인받은 금액은 회사에서 지급한 급여와 비슷한 성격이라 연말정산에 영향을 주는데 차량 구매 직원이 세금을 내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에 특판 차량을 구매할 경우 기아 임직원은 평균 연봉 외에 2000만원 가량의 급여를 추가로 받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할인이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소진이 목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출시 전부터 국내외에서 관심을 받았던 EV9는 잇따른 결함 발견과 비싼 가격으로 출시 3개월간 판매실적이 저조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고 소진에 나섰다는 것이다.

EV9는 출시 초기 뒷좌석 창문 떨림·출력 부족에 대한 논란, 동력 상실, 결로 현상 등 결함이 발견된 데다 8000만원을 넘는 실구매가격 부담으로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EV9은 출시 후 1~2개월까지 2000대 가량 판매됐지만 2대 중 1대가 법인명의였다. 가격 문턱이 높아 패밀리카로 쓰려고 구매하기엔 부담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3개월째 접어들어선 판매량이 더 줄어들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사전 계약 건수가 1만건을 웃돌았던 것을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이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EV9에 임직원 파격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경쟁차종인 현대차 모델이나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는 현재 4000만~5000만원 초반대로 EV9 임직원 할인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이벤트로 동급의 SUV 아이오닉5 판매 부진이 뒤따르고, 향후 해당 차종의 중고차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기아는 이에 대해 “EV9 임직원 할인 판매는 상품 우수성 홍보와 전동화 전환 저변 확대를 위한 것”이라며 임직원 할인을 검토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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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9 구매 2023-12-07 15:01:58
호구된사람임! 기아는 신뢰할수 없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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