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그룹 주가 변동성 증폭 의혹은 센트럴타임즈?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태바
이화전기그룹 주가 변동성 증폭 의혹은 센트럴타임즈?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5.08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차전지 열풍을 탔으나 주가 변동성이 증가하고 도덕적 해이 의혹도 있는 그룹 종목이 화제다. 바로 상장사 이화전기(코스닥), 이아이디(코스피), 이트론(코스닥)이 포함된 이화전기그룹이다. 이아이디는 지난달 10일 캐나다 노람리튬과 네바다 리튬 광산 사업 추진 협의를 완료했고, 사업 추진을 위해 약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이화전기에 대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뉴스가 호재였다.

자료1(출처=네이버 증권 자료 및 그림 합성)
자료1(출처=네이버 증권 자료 및 그림 합성)

이화전기는 이아이디 지분 20.3%를 보유하고, 이아이디는 이트론 지분 9.47%를, 다시 이트론은 이화전기 지분 19.90%를 보유하며 이화전기 그룹 상장사 간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다. 이아이디의 호재는 연결된 두 회사의 주가를 상승시켰다. 이아이디 주가는 올해 3월 804원에서 지난달 20일 3860원까지 3.8배 폭등했다. 또한 순환출자 고리에 있는 기업인 이화전기 주가는 전저점 대비 고점까지 4.7배, 이트론도 2.2배 폭등했다.

이화전기그룹 기업들이 이처럼 복잡하고 다발적인 상호 자금 의존 구조로 되어 있는 가운데, 이아이디 호재 발표로 주가 상승 직전 의혹을 제기하기 쉬운 자본 거래가 있어 주목된다. 이화전기는 이아이디가 발행한 전환사채(CB) 370억원과 메리츠 증권에서 인수한 이아이디 발행 신주인수권부사채(BW) 711억원을 다소 뜻밖의 기업에 매각했다. 이아이디의 주가 추이를 보면 알겠지만, CB와 BW 인수 기업은 주식 전환 후 상당한 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공시된 최근 CB 조정 전환가격은 11회 885원, 12회 884원이며 BW 13회차는 941원이고 이아이디의 지난 4일 종가는 2105원이다.

자료2(출처=공시 자료)
자료2(출처=공시 자료)

공시 자료에 따르면 CB와 BW를 인수한 행운의 주인공은 ㈜센트럴타임즈이다. 이 회사는 납입자본금 1000만원, 자산총액은 35억원에 불과하다. 설립 시기는 2021년 4월로 공교롭게 지난달 인수한 CB, BW 발행이 ㈜센트럴타임즈 설립 후에 이어진다. <뉴스토마토> 보도에 따르면 센트럴타임즈가 확보한 주식은 약 1억153만주로 이아이디 발행주식 총수의 약 8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센트럴타임즈는 CB를 여러 사모 투자조합과 개인투자자에게 재매각했으며, 이들은 의무적으로 보유주식을 금융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 ‘5% 룰’을 피해 지난달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한다. 당연 주식 전환 물량으로 이아이디 주가는 매물 부담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료3
자료3

또한 센트럴타임즈는 지난 3월까지 김원욱 전 이아이디 대표가 최대 주주로 있었으며, 김 전 이아이디 대표는 김영준 전 이화전기그룹 회장이 2015년 주가조작으로 검찰이 기소한 후 이아이디 대표를 역임한 것으로 전한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김원욱 대표는 2020년 3월까지 이아이디 대표이사였다. <뉴스토마토>는 센트럴타임즈의 이화전기 CB, BW 매각 과정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4(출처=공시 자료)
자료4(출처=공시 자료)

한편 이화전기그룹의 독특한 지배구조에 몇 가지가 눈길을 끈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이 있는데 이들은 상호 출자 구조이며 공시 자료만으로는 실질 지배주주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특이하게 순환출자 3개 기업은 이에이치씨라는 비상장 기업에 지난해 공통으로 출자하고 관계기업으로 공시 자료에 표시하고 있다. 또한 공시 자료에는 이에이치씨가 연결회사 지분율이 50%를 초과하지만, 단순 재무적 투자로 기업활동을 지배할 수 없다고 표시하고 있다. 따라서 공시 자료를 통해서는 이 기업의 구체적 정체는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순환출자 지배구조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김성규라는 인물이 있는데, 이화전기·이아이디의 대표이사이며 이트론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있고, 이아이디 종속회사인 지이·케이아이티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어 이화전기 그룹 지배구조의 중요 인물로 추정된다.

자료5
자료5

개인투자자에게는 불행하게도 이화전기그룹 주식 3총사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을 노린 CB, BW의 대량 주식 전환, 즉 오버행 이슈로 이아이디 기준 고점 대비 45% 하락하는 변동성을 보인다. 자료1의 이아이디 주가 차트에서 보는 것처럼 볼린저 밴드의 (주가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분산에 근거한) 상하한 폭이 마치 악어 입처럼 벌어져 극단적인 주가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이아이디가 네바다 리튬 광산 검증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주가 하락 추세는 계속 이어졌다.

자료6
자료6

최근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검찰 수사로 이어지며 주식시장이 시끄럽다. 이런 가운데 단 두 달 사이 단기 폭등과 폭락을 보여준 이화전기그룹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이화전기그룹 삼총사의 주식 소유자를 보면, 소액주주 비중이 약 80%에 달하고 소액주주 수도 28만명에 달한다.

2008~2020년 개인투자자 주식 매매 성향을 분석한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누적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패자 주식을 순매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기관투자자는 패자 주식을 공매도하는 전략을 구사할 확률이 높으므로 섣부르게 저가 매수를 하는 개인투자자의 손실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필자는 최근 급격하게 상승한 이화전기 그룹 주식들도 전 고점 대비 큰 내림세를 보일 때 오히려 소액투자자가 막무가내식 저가 매수를 할까 걱정이다. 이미 설명한 것처럼 개인투자자는 이화전기그룹 주식 관련 사모사채의 대량 매물 출회와 도덕적 해이 의혹을 두루 살피고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서 심호흡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많은 사례에서 위험에 무심하면 변동성이라는 악어의 먹이가 되기 십상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