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과 환율상승 수혜주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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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방정책’과 환율상승 수혜주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2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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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20일 달러당 1150.4원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은 다음 날에도 3.6원 올랐다. /사진=픽사베이
지난 20일 달러당 1150.4원으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환율은 다음 날에도 3.6원 올랐다. /사진=픽사베이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들어 우리나라 수출금액이 1년 전보다 30% 넘게 늘어난 지난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는 1150.4원에 거래를 마칩니다. 지난해 10월 8일 1153.3원을 기록한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은 것입니다. 다음 날에도 달러는 3.6원 올라 1154.0원에 거래를 마칩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2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80억달러) 늘어났다. /자료=관세청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32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8%(80억달러) 늘어났다. /자료=관세청

‘환율상승’. 외국 화폐에 대한 자국 통화의 교환비율이 올라가는 현상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1달러에 1000원이던 원화의 교환비율이 1100원으로 변하면 환율이 100원 상승했다고 말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들은 환차익만큼 이익이 늘어나 좋습니다. 환율 상승세 속에 정부가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하며 내세운 ‘신남방정책’에 대한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신남방정책 4년의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개선과제>를 내놨습니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정부가 2017년 7월 선정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정부는 이듬해 11월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에서 2020년까지 아세안 10개국과 연간 교역 2000억달러, 인적교류 1500만명을 목표로 5개의 경제정책과제를 실행해왔습니다.

전경련은 이 같은 신남방정책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아세안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무역분쟁 이후 중국이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우회 수출기지로 활용하는 한편, 대만이 탈중국 신남향정책을 펼치면서 우리나라의 입지가 축소됐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입니다.

전경련은 21일 정부의 신남방정책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아세안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21일 정부의 신남방정책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일어나면서 오히려 아세안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해 추정(2010∼2019년 연평균 증가율을 대입해 산출)한 결과, 지난해 아세안 10개국과의 교역목표 달성률은 82.3%(1645억달러)로 추산됐습니다. 정부 목표치 20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한 것은 베트남을 제외한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 등 5개 국가와의 교역이 감소한 데 따른 것입니다.

특히 국내총생산(GDP)이 1조1000억달러로 세계 16위인 인도네시아의 기계류 부품, 전자기기, 철강 등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해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이 18.2%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아세안 10개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017년 7.7%에서 지난해 6.9%로 0.8%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와 달리 중국은 무역분쟁으로 미국에 대한 수출이 어려워지자 신남방국가를 우회 수출기지로 활용하면서 점유율이 2.4%포인트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나라보다 1년 앞서 2016년부터 신남향정책을 펼치고 있는 대만의 경우도 시장점유율이 0.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반면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점유율이 0.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아세안 전체 수출 가운데 베트남 의존도(2019년 51%)가 지나치게 높다”라며 “베트남 이외 아세안 국가로 수출시장이 다변화될 수 있도록 통상당국은 인도네시아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대한 조속한 비준·발효, 캄보디아와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발효 등 적극적 통상전략을 전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이 565억달러로 1년 전보다 21.5%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이 565억달러로 1년 전보다 21.5%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베트남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합니다. 아울러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가정에 기초한 전경련의 접근법부터 잘못됐다며 현재의 수출 호조를 근거로 내놓습니다. 참고로 이날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액이 565억달러로 1년 전보다 21.5% 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 장모의 나라 베트남에 대한 의존도가 높네” “말이 좋아 신남방이지. 사실상 베트남에 몰빵한 거잖아. 그리고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이런 덴 원래 여행 많이 갔고.. 아세안 10개국 교역규모 보면 사실 베트남이 거의 60~70%고 나머지 9개국에서 나눠먹기 시행 중. 동남아 사람들을 하대하는데, 저쪽에서 우리를 좋아하겠나... 인도네시아 무슬림들한테 삼겹살 대접하는 게 한국 클라쓰.. 기겁했다 진짜” “인적교류는 불법체류자가 증가한 거 아닌가”.

“나는 이 기사가 이해가 안 되는데. 코로나가 발생했는데.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었을 거다... 하는 추정치를 왜 하는 거고... 현재 그게 왜 중요한 거지... 현재 한국의 수출이 엄청나게 호조라고 알고 있는데.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았던 상황을 가정하는 게 무슨 의미지? 그리고 가정이라면서? 뭘 말하고 싶은 거니? 나는 진짜 이해가 안 된다. 누가 설명 좀 해줘” “2020년은 코로나19 사태로 당연히 모든 교역과 물동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해인데, 그 자료만 가지고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는군요”.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17억달러(약 1조 9388억 5000만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달러가 비쌀 때 팔고자 하는 수출기업의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17억달러(약 1조 9388억 5000만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달러가 비쌀 때 팔고자 하는 수출기업의 수요가 많아진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환율상승 수혜주로는 수출기업들이 대부분 거론됩니다. 먼저 현대차(005380)입니다. 미국에 완성용 자동차를 수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수익률이 덩달아 늘어납니다. 같은 이유로 기아(000270)도 수혜 종목에 포함됩니다. 이들 자동차 수출기업과 함께 조선 업종도 환율이 오르면 긍정적입니다. 현대중공업지주(267250)와 대우조선해양(042660)입니다.

현대차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원(0.44%) 오르며 22만80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1억달러를 투자해 주목을 받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이 2025년 안에 하이브리드 리튬메탈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임단협 교섭이 결렬된 기아는 8만7100원으로 보합 마감했습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900원(1.34%) 오른 6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이틀 뒤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조선업체들은 올해 수주 풍년에도 선박을 만드는 데 쓰이는 후판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300원(0.93%) 올라 3만2450원에 마감했습니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카타르에서 7253억원 규모의 설비를 수주했습니다.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미국의 공식 화폐인 달러 지폐들. 미국을 세운 인물(조지 워싱턴, 알렉산더 해밀턴)과 역대 유명 대통령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에이브러햄 링컨이 그려진 5달러, 토머스 제퍼슨의 2달러, 벤저민 프랭클린의 100달러, 알렉산더 해밀턴의 10달러, 앤드루 잭슨의 20달러짜리 지폐다. 아래 펼쳐진 지폐는 조지 워싱턴이 그려진 1달러짜리다. /사진=픽사베이

‘달러’라는 이름은 1518년, 체코 동쪽인 보헤미아의 한 마을을 다스리는 백작이 은으로 된 동전을 만들라고 명령하면서 탄생했습니다. 맨 처음 은화는 마을 이름을 따서 요아힘스탈러, 줄여서 ‘탈러’(thaler)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던 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여러 나라의 화폐 이름, ‘달러’(dollar)로 바뀐 것입니다. 지금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달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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