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CBDC’ 한마디에… “밥 나왔다고 라면 안 먹냐”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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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CBDC’ 한마디에… “밥 나왔다고 라면 안 먹냐”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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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달러가 가상화폐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달러가 가상화폐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해커들의 집중 공격으로 일상생활에서는 쓰이기 어렵다.”

2017년 10월 2일,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논의 동향과 시사점>. 여러 나라가 CBDC 발행에 관심이 있지만 일반 경제주체들끼리 주고받기에는 법률·기술·정서적 걸림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지난 5월 24일, 한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립니다.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 안내>.

‘법정화폐’. 그 나라의 법률에 따라 두루 쓰이는 힘을 지닌 돈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달러가 가상화폐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혀 적잖은 파장이 예상됩니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란 한 나라의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법정화폐를 가리킵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15일 하원 청문회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달러가 가상화폐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준 누리집 영상 갈무리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15일 하원 청문회에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즉 디지털달러가 가상화폐 역할을 대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준 누리집 영상 갈무리

15일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연준이 발행을 검토하는 디지털달러가 결제 시스템에서 가상화폐나 스테이블코인보다 더 실행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동의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 등 기존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통화입니다.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미국의 디지털달러가 생긴다면 스테이블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CBDC에 찬성하는 주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이 디지털 결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조사를 담은 연구보고서를 9월 초 발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CBDC를 발행할 것인지 결정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가속하는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처럼 가상화폐가 주요 결제 수단이 되기는 어렵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은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이 된다면 적절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CBDC 개발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기축통화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서두르기보다는 “올바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파월의 ‘CBDC 발언’이 전해진 날, 비트코인은 3800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8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0.71% 하락한 3831만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파월 발언과 함께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연기가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5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 38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자료=업비트
15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 시세. 38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자료=업비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파월의 ‘가상화폐 대체론’에 동의할 수 없다며 다양한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틀린 말 같은데. 아무튼 지금은 암호화폐 필요 없어 다 팔았거든. 네 X들이 규제안 만들어서 떡락하면 다시 매수할 거야! 그땐 다시 암호화폐 옹호론자가 되는 거지” “팩트) 엑시인피니티 4000원일 때 산 사람들 지금 2주도 안돼서 7배 따먹음” “니들이 달러를 미친 듯이 쳐찍어내니까 암호화폐 쓰는 거다” “금으로 거래하나? 주식으로 물건 사나? 코인도 마찬가지다. 이미 돈은 들어왔고 시장이 형성됐는데 가치는 구매한 사람이 결정하는 거다”.

“꼰대. ㅎ CBDC 나오면 은행이랑 카드회사가 없어지지. 돈 있다고 주식 안하냐? 밥 나왔다고 라면 안 먹냐? 웃기네. ㅎㅎ” “디지털 달러 쓸 거면 그냥 신용카드 체크카드 쓰겠지” “cbdc가 스테이블 아닌가. 블록체인을 안 쓴단 얘긴가? 저 뻥쟁이는” “근데 왜 안 떨어지고 또 쳐 올라가냐” “어차피 CBDC 생겨도 달라질 건 없음. 무한정 찍어낼 수 있다는 사실도 변하지 않음”.

“CBDC, 디지털달러 이러니까 뭔가 있어 보이는 거 같지만 그냥 통장에 저금한 거 우리가 지금 사용하든 이체하고 체크카드 결제하고 다른 점 없음. 고로 그냥 뻘짓임. 세계 각국에서 코인류 환영하지 않는 이유는 강대국 나라마다 환전 거래부분에서 수익이 엄청나기 때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 “체크카드나 페이 쓰면 될 텐데 굳이 CDBC 나부랭이를 구찬케 쓰겠냐?” “돈 안 찍어내고, 전산 숫자로 장난치겠네”.

CBDC 관련주 15일 종가.
CBDC 관련주 15일 종가.

이날 파월 발언으로 ‘CBDC 관련주’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케이씨티(089150), 한네트(052600), 로지시스(067730)가 그들입니다. 케이씨티는 금융 관련 단말기를 만들고, 한네트는 현금자동지급기(CD) 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 로지시스는 금융기관 등의 전산장비 유지보수 용역과 VAN(부가가치 통신망) 서비스의 대행 용역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한은이 추진하는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에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주식회사 등 3개 업체가 도전장을 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이 추진하는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에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주식회사 등 3개 업체가 도전장을 냈다. /자료=한국은행

한편 한은이 추진하는 ‘CBDC 모의실험 연구’ 용역사업에는 그라운드X·라인플러스·SK주식회사 등 3개 업체가 도전장을 냈습니다. 49억6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이번 사업은 이달 안에 사업자를 선정,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갑니다.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라지만 나쁘든 좋든 모두에게 돈이 돌고 돌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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