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고수익 저위험’으로 선택받을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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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고수익 저위험’으로 선택받을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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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금융당국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공모펀드를 만들겠다며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공모펀드를 만들겠다며 관련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 기본 보수도 챙길 수 없다.”

지난 1월 29일, 금융위원회는 금융발전심의회 자본분과를 열고 안건을 확정합니다.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 펀드의 성과에 따라 움직이는 운용보수 시스템 도입이 방안의 뼈대입니다. 투자자에게 유리하기보다 높은 보수와 수수료를 지급하는 펀드를 추천하는 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입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공모펀드를 만들겠다’라는 것이 당국의 생각입니다.

공모펀드 수익률은 10년간 연평균 2.7%로 예금상품(2.5%) 수준에 그쳤다. /자료=금융위원회
공모펀드 수익률은 10년간 연평균 2.7%로 예금상품(2.5%) 수준에 그쳤다. /자료=금융위원회

‘공모펀드’. 50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그 돈을 굴리는 펀드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사모펀드와 달리 누구라도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기에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라 엄격하게 운용됩니다. 금융당국이 투자자가 중심이 되는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를 내놨습니다.

공모펀드는 50명이 넘는 불특정 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그 돈을 굴리는 펀드를 일컫는다.
공모펀드는 50명이 넘는 불특정 투자자로부터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고, 그 돈을 굴리는 펀드를 일컫는다.

16일 금융위는 이날부터 8월 25일까지 자본시장법 하위규정(시행령‧시행규칙‧감독규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펀드 운용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 또는 반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기간의 보수가 결정되는 ‘성과 연동형’ 운용보수가 도입됩니다. 기존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냈을 때만 일회성으로 성과보수를 받았습니다.

아울러 ‘자기 공모펀드 투자 행정지도’를 법제화해 신규 공모펀드 등록 때 운용사 등의 고유재산을 ‘2억원 3년 이상’ 투자토록 했습니다. 성과보수를 도입한 공모펀드와 자기자본의 1% 이상(최소 4억, 최대 10억원 한도)을 투자한 공모펀드는 인센티브도 줍니다. 50억원 미만의 소규모펀드 비율이 5%를 넘어도 신규 등록을 허용키로 한 것입니다.

공모펀드 운용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 또는 반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기간의 보수가 결정되는 ‘성과 연동형’ 운용보수가 도입된다. /자료=금융위원회
공모펀드 운용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분기 또는 반기의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기간의 보수가 결정되는 ‘성과 연동형’ 운용보수가 도입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이와 함께 기존 주식형ETF(상장지수펀드)에 더해 일정 요건을 갖춘 채권형ETF도 100% 공모펀드에 편입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종목이 30개 이상이고 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또 비활동성 펀드와 투자대상, 종류의 변경이 예정된 펀드는 이사회 결의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단, 이를 반대하는 투자자에게는 환매 기회가 보장됩니다.

단기채권이나 어음 등 외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외화로 납입 및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외화MMF(Money Market Fund)’도 도입됩니다. 원화MMF와 똑같이 규제하되 일부 규제는 합리적으로 조정합니다. 이번 외화MMF는 수출기업들의 외화 운용 지원을 위한 것으로 그동안 투자 안정성을 이유로 투자대상을 원화 표시 자산으로만 한정해왔습니다.

단기채권이나 어음 등 외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외화로 납입 및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외화 MMF(Money Market Fund)’도 도입된다. /자료=금융위원회
단기채권이나 어음 등 외화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외화로 납입 및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외화 MMF(Money Market Fund)’도 도입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아울러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펀드를 설명하고 유동성 위험과 재간접 펀드 관련 정보제공을 강화하도록 개선됩니다. 펀드 비용과 유동성 위험 등 투자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투자자에게 예상 투자기간에 맞춰 비용으로 볼 때 가장 유리한 펀드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또 펀드의 유동성 위험과 재간접펀드의 기초자산에 관한 사항을 투자설명서, 자산운용보고서 및 펀드영업보고서에 기재해야 합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공모펀드 관련법 개정에 대해 “펀드 운용의 책임·탄력·다양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장치를 보완해 공모펀드가 더 효과적으로 국민의 재산형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펀드 순자산이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올해 상반기 펀드 순자산이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금융투자협회

한편 올해 상반기 펀드 순자산은 8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펀드 순자산은 793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73조2000억원(10.2%)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설정액은 753조8000억원으로 59조원(8.5%) 증가했습니다. 전체 순자산 가운데 공모펀드는 313조1000억, 사모펀드는 477조5000억원이었습니다.

공모펀드는 성장률이 회복하면서 순자산이 14.0% 늘어난 반면, 사모펀드는 지난해에 이어 성장률이 7.9%로 둔화했습니다. 대규모 부실 사태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금투협 관계자는 “올해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과 정책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공모든 사모든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자산운용사를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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