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책 팔면 계약해지” 출판사의 ‘그레이트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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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책 팔면 계약해지” 출판사의 ‘그레이트 갑질’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08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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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북스 “싸게 팔면 위약금”… 세금계산서도 없어 탈세 논란 일 듯
A씨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 대구·경북 지역만 갑질에 고통 가중”
언론 보도에도 시정 안되자 청와대 청원 올린 듯… 사측 “파악 중”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그레이트북스 갑질 청원 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그레이트북스 갑질 청원 글.

유명 아동도서 출판사인 ‘그레이트북스’가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지역 거래 서점을 상대로 갑질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됩니다. 경쟁 출판사의 책을 취급하면 계약을 해지하거나, 싼 값에 팔면 위약금을 부과한다는 것인데요.

대구에서 어린이 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같은 내용의 글을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면서 그레이트북스와 김모 사장의 갑질과 횡포를 고발했습니다. 청원 글에 해당업체는 ****북스 출판사로 표기돼 있으나 그레이트북스로 알려졌습니다.

청원 글에 올라온 내용은 지난해 방송에서 3차례에 걸쳐 보도가 됐으나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자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레이트북스의 갑질 배경에는 일방적인 계약 방식이 있었습니다.

A씨와 출판사 간의 계약서에는 ▲지역별 고객 마케팅 홍보 활동 등 행사에 불참할 경우 ▲판매 실적이 현저하게 떨어진 경우 ▲신제품 교육에 특별한 사정 없이 3회 이상 불참할 경우 ▲영업 담당자의 경고, 면담을 거쳐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등 위반 시 계약 해지도 가능하다는 강압적인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A씨는 2004년 11월 그레이트북스와 계약을 맺고 15년간 해당 출판사의 과학동화 전집을 판매하다가 2019년 2월 계약 해지를 당했는데요. 표면적인 이유는 판매인 교육 불참입니다. 하지만 경쟁사와 거래를 중단하지 않아 계약해지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실제 그레이트북스 김모 대표는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장에서 공공연하게 경쟁사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A씨는 출판사 대표가 점주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장에서 “OO출판사에(경쟁 업체) 들어가는 매장에서는 ****북스(본인 출판사) 공급은 바로 정지됩니다. 내가 분명히 말씀드려요. 이건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라며 경쟁사와의 거래 단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경쟁 관계에 있는 출판사의 대리점은 모두 계약 해지하고, 그 출판사의 도서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하면 재계약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쟁사와의 거래를 끊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당한 서점은 지난해 4곳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그레이트북스에서 고객으로 가장한 지역 감독관을 서점에 보내 점주들에게 책을 저렴하게 판매하도록 유도해 벌금을 부과했다고도 폭로했는데요. 이렇게 해서 거둬들인 벌금이 2012~2014년에만 2억원입니다. 현재도 받고 있고 그 금액만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A씨의 주장입니다.

서점이 책을 싼값에 팔았다고 해서, 출판사가 위약금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도서정가제 단속 주관 부서는 한국출판문화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레이트북스는 위약금을 받으면서 세금계산서와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탈세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논란도 예상됩니다.

A씨는 또 “그레이트북스의 김모 사장이 본인 주거래 은행의 위임장을 작성하게 하고, 전국 대리점 점주 300명 이상의 통장을 개설한 후, 2009년 6월 17일부터 2011년 7월 7일까지 직접 관리하며, 판매 수당만 지급했다”며 “한 달에 수십억원 이상 되는 돈을 본인 회사 자금으로 썼다”고도 알렸습니다.

A씨는 “계약 기간도 1년 단위라 늘 불안하고 지시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상한 것은 대구·경북지역만 이렇고, 다른 지역의 서점들은 모든 도서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금 제가 사는 지역은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그레이트북스 출판사 김모 사장의 갑질이고, 이런 회사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편 그레이트북스 측은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며, 추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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