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제왕적 이사진’, 연임은 물 건너갔다? [마포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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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홀딩스 ‘제왕적 이사진’, 연임은 물 건너갔다? [마포나루]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2.29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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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모두 호화 외유 등으로 경찰 입건 상태서 주주총회 연임 안건 올라
최대주주 국민연금 김태현 이사장 ”과거 사외이사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KT와 포스코홀딩스, KT&G, 우리·신한·하나·KB금융지주 등의 공통점은 모두 ‘소유 분산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소유 분산 기업은 총수가 있는 재벌그룹과는 달리 특정 대주주가 없어 오너 리스크도, 승계를 둘러싼 잡음도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CEO가 사실상 기업경영 전반에 대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지요. 일반주주의 경영 참여가 제한적이고 소액주주들이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CEO와 이사진의 책임과 의무가 매우 큽니다. 능력과 도덕성에 흠결이 없어야 함은 물론입니다.

포스코의 CEO와 사외이사 선임 과정이 시끄럽습니다.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내부 인물인 장인화 후보가 추천돼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의 선임 안건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기 주총에 부의된 사외이사 후보 2명은 물론 임기가 남아 유임되는 사외이사 3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모두 지난해 불거진 호화 해외출장과 최정우 회장의 셀프 연임 의혹 등으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회장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던 사외이사진은 최정우 회장 등과 캐나다에서 개최한 해외 이사회에 참석했습니다. 대부분의 일정이 골프 라운딩과 관광 등 외유성이었고, 비용만 5박7일 동안 6억8000만원에 달했다고 전해집니다. 또 2019년 8월에도 중국에서 이사회를 열었는데 전세기를 타고 이동하거나 고가 음식과 주류, 그리고 골프 라운딩을 즐겨 7억~8억원대의 비용을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유 분산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독립성을 넘어 절대 권력을 행사하면서 부패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3월 주총을 앞둔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들 가운데 도의적 책임을 느껴 자진사퇴를 선언한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다음 달 정기 주총에 부의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는 임기가 올해 주총까지인 유영숙, 권태균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묻는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또 유진녕, 손성규, 김준기 사외이사의 임기는 각각 내년 주총과 내후년 주총까지로, 이번 주총 결과와 무관하게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김태현 이사장이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선임에 쓴소리를 하고 나섰습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전원은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재임 중 호화 이사회 논란 등과 관련해 과거 사외이사 활동이 과연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외이사 재추천이 핵심 원칙에 부합했는지 면밀한 점검을 실시했는지 의문이 들고, 시장의 의구심에 대한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포스코의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 핵심 원칙에는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 있는 자는 사외이사에 부적격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어겼다는 지적이죠.

소유 분산 기업을 가리켜 우리는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러나 이 표현은 정확하게 하면 틀린 말입니다. 이들 기업은 모두가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이고 단지 주주 중에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을 뿐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사외이사의 지위가 독립적이지도 전문적이지도 못해 이런 표현이 나오는 것입니다. 현 CEO의 연임 관행이나 제왕적 리더십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국민연금이 다음 달 21일 열리는 포스코홀딩스의 주주총회에 부의된 장인화 회장(CEO)과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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