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 사법 리스크, ‘정의선의 현대차’ 급제동?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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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팎 사법 리스크, ‘정의선의 현대차’ 급제동?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10.24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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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잇단 ‘수상한 자본거래’로 지배구조 리스크, 미국선 차량 도난으로 줄소송 리스크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0년 10월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맡은 이후 그룹 실적은 순항 중이다. 한국신용평가의 지난 8월 그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한 기틀을 마련 중’이라고 평가했다. 외형에 있어 현대차그룹 실적은 괄목할 성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질적인 면을 살펴보면 투자자가 우려할 만하다. 2018년 지배구조 개선에 실패한 이후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가운데 건전하지 못한 국내외 사법 리스크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KT클라우드가 지난해 9월 인수한 스파크엔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의 박성빈 대표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 수색했다. KT는 이 회사 인수 지분 100%를 약 207억원에 매입했는데, 검찰은 고가 매입에 따른 배임 혐의를 두고 있다. 박성빈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이다. 공교롭게 같은 달 현대차는 KT와 지분 교환으로 KT의 2대 주주가 된다.

또한 지난 3월 시민단체는 구현모 KT 전 대표와 윤경림 KT 대표 후보를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수사에 착수했다. 현대차는 구현모 전 대표 친형 회사인 에어플러그 지분을 245억원에 인수했는데, 에어플러그는 커넥티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로 2015년 현대차와 기술용역을 맺으며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당시 현대차의 에어플러그 인수에 구현모 대표가 지급보증을 했고, KT 출신으로 현대차 부사장을 지낸 윤경림씨가 인수 작업에 개입했으며 이후 윤씨는 KT로 복귀해 대표 후보로 선정되는 등 보은 인사가 있었다는 혐의를 받는다.

/출처=삼표그룹
/출처=삼표그룹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보유 자산 매각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삼표그룹이 임대하던 서울시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용지를 지난해 매각했다. 이 땅은 강변도로를 지나는 차에서 누구나 한번은 볼 수 있는 곳으로, 한강과 서울 숲 조망권을 가진 ‘금싸라기’로 평가한다. 공장용지 매각 대금은 약 3823억원으로 ㎡당 1660만원인데, 상당히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가 이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도를 상업지역으로 바꾸면 용적률이 현재 1종 일반주거지역, 150%에서 800%로 5배 늘어난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 개발 차익 60% 환수 후에도 삼표그룹은 막대한 차익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 토지 가치가 상당해 회사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이고 전격적인 자산 매각 결정이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장인이므로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세법에는 특수관계자 사이에 시가의 5%(또는 3억원)가 넘는 금액 차이로 자산을 양도할 때는 특별한 규제를 한다. 법규 위반 사실 여부와는 별도로 저가 양도는 사회상규에도 문제가 되는 행위가 틀림없다. 또한 회사 자산의 저가 양도 행위는 주식회사 주주로서는 회사의 이익을 포기하는 배임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 정의선 회장 등장 이후 주변에 회사 자원을 동원한 수상한 자본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에 큰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출처=CBS8
/출처=CBS8

해외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두 가지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하나는 미국 공장에서 아동을 고용한 혐의(2022.12.29. 칼럼 참조)이고, 다른 하나는 2021년 이후 출시한 현대차와 기아 차량이 도난에 노출되었다(2023.6.1. 칼럼 참조)는 것이다. 미국 뉴스채널 CBS8도 지난달 12일 차량 도난이 폭증함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에 대한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에 있어 ESG 경영은 합리적 기업가치를 받기 위한 기준으로 정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환경문제(E)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사업에 집중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사건으로 사회적 책임(S) 외면과 지배구조(G) 리스크로 ESG 경영과 멀어진다는 평가를 받을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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