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먹통’ 카드사들, 세금 받으면서 수천억 챙겼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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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먹통’ 카드사들, 세금 받으면서 수천억 챙겼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3.10.0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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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국세 납부로 6년간 수수료 4821억원 거둬들여… “지방세처럼 면제 또는 인하해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신한카드가 지난 추석 당일 4시간 동안 결제 오류로 놓친 이용실적은 약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가 지난 추석 당일 4시간 동안 결제 오류로 놓친 이용실적은 약 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신한카드

“XX X 팔려서. 신한체크(카드)와 신한카드만 쓰는데 X망신 당함. 이거 누구한테 하소연함? 음식 먹튀할 뻔. 딸래미가 OO카드 있어 망정이지. 신한카드 돈 빼서 카카오페이로 다 이체함”(love****)

지난 추석 당일, 신한카드 먹통 사태로 식당에서 곤란을 겪었던 한 누리꾼의 사연입니다. 이날 오후 8시 30분쯤부터 신한카드 실물카드와 삼성페이 등을 통한 간편·온라인 결제에 오류가 발생한 것입니다. 신한카드는 “전산센터 서버 오류로 결제 승인이 되지 않고 있다”라며 복구 중이라고 밝혔지만, 소중한 명절 저녁을 망친 고객들의 분노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잊을 만하면 터지는 결제오류 사태로 신용카드사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신용카드 국세 납부’ 제도가 대형 카드사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국세 규모가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강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취합한 8대 카드사들의 신용카드로 납부한 국세 규모는 ▲2018년 6조5998억원(납부 건수 252만여건) ▲2019년 7조3236억원(280만여건) ▲2020년 9조5618억원(261만여건) ▲2021년 11조9663억원(250만여건) ▲지난해 16조4601억원(313만여건)이었습니다. 4년 사이에 249.4% 불어난 것입니다.

6년간 신용카드로 납부한 국세가 모두 61조2731억원(1579만여건), 이에 따른 수수료가 48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감원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6년간 신용카드로 납부한 국세가 모두 61조2731억원(1579만여건), 이에 따른 수수료가 482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강민국 의원실(금감원 제공), 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까지 국세 카드 납부 규모는 9조3613억원(222만여건)으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6년간 신용카드로 납부한 국세가 모두 61조2731억원(1579만여건)에 달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카드 납부 수수료를 납세자들이 물고 있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편의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거꾸로 서민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재 소득세나 법인세 등 국세의 경우 카드사가 납세자로부터 납부 대행 수수료(신용카드 0.8, 체크카드 0.5%)를 수취하고 있습니다. 반면 재산세나 자동차세 등 지방세는 카드 납부 수수료가 없습니다. 카드사가 수납 후 일정 기간 뒤 지방세 금고에 납입할 수 있어, 해당 기간 자금을 굴려 납부 대행 비용을 충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로 납부하는 국세 규모가 늘면서 납세자가 부담하는 수수료도 크게 불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납세자들이 카드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4821억원이었습니다. 강민국 의원은 “지난 5년간 국세 카드 납부 대행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이 10조7310억원에 달함에도 국민의 국세 카드 납부 수수료까지 다 받아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국세와 지방세 관련 수수료 차감 조정 권한이 있는 금융위원회가 지방세와의 형평성 차원뿐만 아니라 서민 경제 지원이라는 거시적 차원에서 국세 카드 납부 수수료 면제 또는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협의를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및 카드업권에 제안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슬그머니 각종 카드 사용 혜택을 줄이고 있는 카드사들의 잘못된 행태도 지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누리꾼들은 슬그머니 각종 카드 사용 혜택을 줄이고 있는 카드사들의 잘못된 행태도 지적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국세 납부 카드 수수료 면제와 함께 분할 납부 등 각종 요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슬그머니 각종 카드 사용 혜택을 줄이고 있는 카드사들의 잘못된 행태를 꾸짖고 있습니다.

“소비금액을 알려고 카드 사용을 독려하면서 국세는 현금으로 내라는 거냐? 현금으로 내면 할인해줄 거냐?”(csme****) “나라 입장에선 소상공인들과 다르게 수수료 안 떼는데 할인해줄 이유가 있나요. 카드사를 조져야죠”(naga****) “일시불로 현금으로 내기 힘드니까 할부하는 거 아니냐. 수수료 나도 아깝다. 카드 말고 분할로 내게 해줘라. 쫌”(fbfb****) “그러니까요. 이거 매우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조치를 좀 취해야 하는 건 맞는 듯합니다”(klaa****).

“1. 사업자들 카드로 쓰면 비용 처리되는 줄 알지만, 세금은 비용처리 되지 않습니다. 2. 기자가 잘 모르고 쓴 것인지 일부러 생략한 것인지 모르지만 보통 카드사에서 국세를 카드로 납부하면 카드수수료 이상의 납부금 할인을 해줍니다. 그러니 카드로 내죠. 삼성카드와 국민카드가 그 혜택이 가장 컸는데 국민카드가 올해 초부터인가 납부금 할인 혜택을 없앴습니다. 이런 경우 혜택이 사라진 지 모르고 있는 분들은 계속 카드로 납부하며 수수료만 부담하게 되겠죠”(wain****) “수수료만 비용처리 됩니다”(sg******).

한편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지난 8월 국내·외 개인 신용카드 이용실적(일시불·할부·현금서비스, 세금·카드론 제외)은 11조6418억원이었습니다. 이를 시간 단위로 단순 계산하면 신한카드가 지난 추석 당일 4시간 동안 결제 오류로 놓친 이용실적은 약 630억원 규모입니다. 각종 혜택 축소에 앞서 카드사들이 고객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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