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이스 가이’래? ‘철강협회 보이콧’ 동국제강, 알고 보니 장세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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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이스 가이’래? ‘철강협회 보이콧’ 동국제강, 알고 보니 장세욱스럽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5.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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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지난해 기업분할로 협회 탈퇴 이후 재가입에 ‘미적’
‘중국산 열연강판 반덤핑 제소’ 놓고 포스코와 이해충돌 해석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오른쪽)와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 /그래픽=뉴스웰, 사진=이미지투데이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대표(오른쪽)와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 /그래픽=뉴스웰, 사진=이미지투데이

동국제강그룹의 한국철강협회 가입이 늦어지면서 업계에서 뒷말이 무성합니다. 동국제강그룹은 지난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철강협회에서 탈퇴되었고, 지주사 동국홀딩스 등 3개사로 분할해 재출범한 이후에는 재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의 협회에 대한 앙금이 가시지 않은 것 때문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린 철강협회 임시총회에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과 동국제강, 동국씨엠 대표 등 동국제강그룹 대표이사들이 모두 불참했습니다. 이번 총회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협회장에 오르는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지난해부터 장 부회장과 협회의 마찰음이 계속해서 들리고 있었지만, 이번 총회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그 동안 장 부회장은 협회 행사마다 참석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죠.

물론 동국제강그룹은 협회 회원사가 아니기에 총회에 참석할 의무와 권한이 없습니다. 동국제강 측은 “동국홀딩스는 지주사라 철강 사업을 하지 않기에 협회 가입이나 총회에 참석할 의무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다만,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가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힙니다.

하지만 우리 철강업계의 최근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철강사들이 똘똘 뭉쳐 대외리스크를 헤쳐 나가기도 벅찬데 과연 이럴 땐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실적이 고꾸라지며 한창 보릿고개를 넘어서는 중으로 보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6043억, 매출은 19조1549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3, 1.2% 감소하고, 업계 2위 현대제철의 1분기 영업이익은 1136억원으로 1년 전(3339억원)과 비교해 66.0% 줄었습니다. 동국제강의 실적도 영업이익 525억, 매출 9273억원으로 각각 33.1, 17.4%나 축소됐습니다.

이런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과 함께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 역대급 엔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우리 업계는 공동 대응보다 자사의 이익대로 위기를 돌파하는 듯 보입니다. 동국제강그룹의 협회에 대한 거리두기도 중국산 철강의 반덤핑 제소에 대한 갈등으로 해석하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그동안 수입산 열간압연강판(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둘러싸고 다른 이해관계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협회의 주도권을 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은 중국산 철강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싼 값에 열연강판을 수입해 철강 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국내 제강사들은 반덤핑 제소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죠. 동국제강이 제소에 부정적인 기업의 대표 격입니다. 그렇기에 생산원가 상승을 우려한 동국제강그룹과 포스코의 대립이 철강협회 총회 불참으로 나타난 것이란 뒷얘기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 등 제강업체들과 포스코 등 제련업체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합니다.

업계에서는 어려운 시기에 협회와 동국제강그룹의 화해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 협회장으로 선임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동국제강그룹 장세욱 부회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그룹 내에서 ‘덕장’으로 불리고 있는 만큼 협회에서도 포용의 리더십으로 동국제강과 힘으로 모아야 한다는 게 회원사들의 바람입니다. 또 세련된 언변과 ‘젊은 경영’으로 업계에서 ‘나이스 가이’로 통하는 장세욱 부회장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나이스한 장 부회장이 협회와도 나이스한 관계를 보여달라는 겁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이 만만치 않은 만큼 업계가 뜻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면서 “그 창구인 협회는 갈등의 장이 아닌 화합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장세욱 부회장도 ‘장세욱스럽게’ 아무런 조건 없이 협회의 일원이 되어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 주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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