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동국제강 장세주 컴백, 다음은 ‘세금·상속’ 두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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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동국제강 장세주 컴백, 다음은 ‘세금·상속’ 두 토끼 잡기?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6.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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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서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으로 분할 공식화
장세주 회장 복귀 맞물려 장선익 경영 승계 발판 다질 듯
일각선 “일몰 과세특례·상속 문제로 지주사 서둘렀을 것”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 당진 후판공장.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 3개사로 분할 출범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지주사 체제 전환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말 오너 일가 4세인 장선익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본사로 복귀했고, 장세주 회장도 지난달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에 복귀한 시점이어서 지주사 전환과 함께 4세 승계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장세주 회장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과 분할 존속회사인 동국홀딩스를 이끌 예정입니다.

동국제강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으로 분할하는 안건에 대해 보고총회 겸 창립총회를 갈음하면서 지주사 체제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렸습니다. 동국제강이 철강사업 부문을 열연 전문사업회사 동국제강과 냉연 전문사업회사 동국씨엠으로 인적분할하고, 동국홀딩스가 지주회사 컨트롤타워를 맡게 됩니다. 일각에선 동국제강이 굳이 열연과 냉연 전문회사를 나눌 필요가 없는데도 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것과 관련해 올해 말 끝나는 과세특례 혜택과 상속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왼쪽)과 장세욱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지주사 체제 전환 시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 16.7%, 동국제강 52%, 동국씨엠이 31.3%이며, 분할 신설된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주주총회를 거쳐 재상장하는 절차를 밝게 됩니다. 이번 지주사 전환은 인적분할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은 분할 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그대로 승계하게 됩니다. 기존 동국제강 지분 1.04%를 보유하고 있는 장선익 전무를 비롯해 오너 일가의 지분이 그대로 3개 회사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이 13.5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8.7%, 자사주 4.12%, 장선익 전무가 1.0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너 일가가 사업회사 두 곳의 지분을 모두 현물출자하고 지주사 동국홀딩스 지분으로 교환할 경우 쉽게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만약 장선익 전무도 사업회사 지분을 모두 지주사 지분으로 바꾼다면 지분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것입니다.

장선익 전무. /사진=동국제강
장선익 전무. /사진=동국제강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인적분할 방식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택함으로써 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오너 일가 4세의 지분율을 높이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오너 일가 4세의 승계구도 발판을 쉽게 마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인 것입니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높아지지만, 소액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00년부터 2021년까지의 상장기업 인적분할 144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가 이를 증명합니다. 지주사로 전환하는 인적분할을 한 경우 지배주주가 평균 27.01%의 지분을 보유했는데 지주사 전환 후엔 존속회사 45.89%, 신설회사 9.08%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동국제강 분할 일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동국제강 분할 일정.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동국제강은 앞으로 지주사 전환을 위해 사업회사 주주를 대상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됩니다. 사업회사 주주들도 보유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고 새로 발행하는 지주사 주식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지주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하는데, 오너 일가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 방식을 통해 이를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동국제강은 9월 중 사업회사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났던 장세주 회장의 복귀와 함께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서, 업계에선 아들 장선익 전무로의 경영 승계를 위한 물밑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장 회장이 구속돼 있는 동안 8년간 혹독한 재무구조 조정을 통해 137%가 넘던 부채비율을 90%대로 낮춘 장세욱 부회장의 경영능력도 확인된 만큼 당분간 형제경영을 통해 신사업 진출 모색 등에 전념할 것으로 보입니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30일부터 거래정지에 들어갔으며 이달 16일 거래가 재개되고 동국씨엠도 16일 상장 예정입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매출액 8조5111억원에 42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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