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보은’ 혐의 KT, 애널리스트도 “사지 마라” [조수연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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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보은’ 혐의 KT, 애널리스트도 “사지 마라” [조수연 만평]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11.2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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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거래 의혹으로 검찰 수사, 이동통신 가입 회선도 ‘꼴찌’… 하나증권 “매도” 리포트
/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3년 들어 시작된 ‘KT’의 수난은 한 해가 다 저물어 가는 11월 하순에도 멈출 기미가 없다. 올해 초 대통령을 필두로 정부가 ‘KT 이권 카르텔 소탕’을 외치자, 검사 출신 인사까지 기금운용본부에 투입한 국민연금은 ‘관리’(stwardship)를 근거로 KT 인사에 개입했다. 지난 2월 구현모 전 대표 연임을 막고, 그가 추천한 내부 출신 차기 대표 후보까지 물러나게 한 것이다. 이후 8월이 돼서야 LG CNS 대표를 지낸 김영섭 대표가 KT 수장을 맡았다.

그러나 새로운 대표가 등장했음에도 KT의 ‘사법 위험’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구현모 전 대표가 KT텔레캅 일감을 KDFS에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을 수사했으나, 황정욱 KDFS 대표만 구속·기소하는데 그쳤다. 사건을 맡은 이정섭 부장검사는 수원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가, 개인 비리 의혹으로 고발된 이후 지난 20일 대전지검으로 대기발령 조치됐다.

소강상태에 빠지는 듯하던 KT 수사는 일감몰아주기에서 KT와 현대차의 부당한 거래 의혹으로 전환됐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현대오토에버,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 등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혐의 내용은 2021년 7월 현대차가 구현모 전 KT 대표 친형 회사를 매입했고, 이에 대한 보은으로 지난해 9월 KT 자회사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동서 회사를 인수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분기 이동통신(MNO) 가입 회선 수에서 KT가 후발업체인 LG유플러스에 역전을 당하는 치욕스러운 경영 실적이 공개됐다. LG유플러스 가입 회선 수는 1829만2000개, KT는 1773만5000개였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KT가 꼴찌로 추락한 것이다. KT 내부에서는 역전을 당한 주요 원인을 LG유플러스가 KT를 제치고 현대차와 카 인포테인먼트 계약을 체결한 점을 꼽는다. 검찰 수사를 받는 밀월 관계에도 현대차가 비즈니스 파트너로 LG유플러스를 선택한 것은 아이러니다.

또한 KT는 2021년 무선국 변경 검사 결과, 성능 불량률 11.4%로 경쟁사에 절대적으로 통화품질이 열세라는 사실이 지난 7월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더군다나 KT는 최다 통신 분쟁 조정 신청 실적과 최고 거절률로 통신 고객서비스에서도 열악하다. 소비자 단체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자가 1854만명에 이르는 등 KT의 심각한 비즈니스 결함이 드러났다.

급기야 오랜 기간 베스트 리서치센터로 자리 잡은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도 최근 KT에 대해 이익 감소 전환이 알려지기 전에 매도하라는 이례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5G 순증 가입자 수 급감, MNO 가입자 수 감소 지속,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인건비·전력비 증가 등 영업비용 증가로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본사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대대적인 인력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재무·전략통이지만 통신산업 비전문가인 그가 과연 사면초가로 첩첩이 쌓인 고비를 넘을 수 있을 것인지 우려된다. 재무통은 현장보다는 숫자를 믿는 경향이 있어 구조조정에 용감할 수 있다. 재무통 CEO의 섣부른 용기와 결단이 KT 조직 미래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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