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이어 안심전환대출, ‘포퓰리즘 논란’ 후끈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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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기금 이어 안심전환대출, ‘포퓰리즘 논란’ 후끈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8.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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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민을 위한 정책” 당국 해명이 오히려 불 지펴… “영끌족 위한 정책” 비난 봇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지난 9일 안심전환대출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지난 9일 안심전환대출 추진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대한민국 차주(대출자) 2000만명 중 3%를 위한 정책이다.”

출발 전부터 삐걱대는 ‘새출발기금’의 탄생 배경에 대한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어제(9일)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정책국장은 기금 설립을 둘러싼 ‘도덕적 해이’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97%의 관점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윤석열정부의 탄생 배경을 부정하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퓰리즘’이란 본래의 목적을 외면하고 일반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여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행태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며 탄생한 윤석열정부에서 포퓰리즘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새출발기금으로 출발한 논란은 ‘안심전환대출’의 낮은 금리로 이어지며 더욱 뜨거워질 전망입니다.

10일 금융위에 따르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3%대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이 다음 달 15일 출시됩니다. 갈아탈 수 있는 대출은 이번 달 17일 이전 제1·2금융권에서 취급된 변동 및 준고정금리 주담대입니다. 금리는 연 3.80∼4.00%이지만, 만 39세 이하이고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청년층은 3.70∼3.90% 금리가 적용됩니다.

오는 17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가 0.35%포인트(35bp) 인하되며, 안심전환대출의 금리우대 폭이 0.45~0.55%포인트로 확대돼 최저 3.7% 수준을 적용받게 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오는 17일부터 보금자리론 금리가 0.35%포인트(35bp) 인하되며, 안심전환대출의 금리우대 폭이 0.45~0.55%포인트로 확대돼 최저 3.7% 수준을 적용받게 된다. /자료=금융위원회

이는 당초 발표한 금리우대 폭(0.3~0.4%포인트)보다 커진 0.45~0.55%포인트의 금리 혜택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에 고정금리로 돈을 빌렸거나 전세대출자는 해당이 되지 않아 불만이 쌓이는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마땅한 이유 없이 청년층에 추가 혜택을 더 주는 데 대한 불공정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권대영 국장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 상승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차원에서 필요하다”라며 “상시적으로 판매되는 상품도 아닌데다, 집값과 소득요건 등을 제한해 서민을 위해서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부부합산 소득(7000만원)은 그렇다 쳐도 청년층 소득 6000만원이 ‘서민’의 기준이라기에는 많다는 게 국민의 생각입니다.

당국도 께름칙했는지 “전세입자를 위해 저리 전세대출 보증한도를 4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2억원(대출액 2억2200만원) 한도인 주택금융공사 전세대출보증을 10월부터 4억원(대출액 4억4400만원)으로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 14일 발표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내용이고, 금리나 보증료도 싸지 않다는 게 소비자의 중론입니다.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와 6대 시중은행 영업점과 온라인에서 신청·접수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안심전환대출은 주택금융공사와 6대 시중은행 영업점과 온라인에서 신청·접수할 수 있다. /자료=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결코 서민과 청년을 위하는 게 아니라며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청년들 더 병들게 하는 거다. 40대 50대가 봉이냐” “맞습니다~!! 저도 청년이지만 열심히 안 쓰고 돈 모으고 있는데 진짜 한숨만 나옵니다. 영끌 안 한 청년 박탈감을 만들어 영끌하게 해서~ 대한민국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야 할 청년들을 도박꾼으로 만들 생각인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돕는 게 아니다. 이자 부담되면 판단 미스 인정하고 팔아야지. 이자 깎아주면서 더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정책. 게다가 세금으로 지옥으로 밀어 넣는 정책. 다주택자 살리겠다는 부자정책” “자녀 세명 40대 가장입니다. 진짜 정치인들 너무한 거 아니요? 청년만 국민입니까?” “우와 진짜 뭔데, 사람 차별하나. 난 이자 때문에 투잡 뛴다”.

“여야를 막론하고 임기 초반에 저 짓거리를 함. 지들이 봉건시대 왕인 줄 앎. 이 나라는 투기가 국가 시책이냐?” “아주 나라를 투기장으로 만들어라. 진짜 답 안 나오는 나라다” “2~3%도 안 되는 영끌 극소수를 구하기 위해 98%의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도덕적 해이. 공정과 정의 상식을 떠벌이지 말든지” “있으니 영끌이라도 하지. 부자 법인세 15조 깎아주고, 깎아준 부자한테 나라 땅 싸게 쳐 판다고 하고, 땅 팔면 16조. 부자 사업가들만 노났네. 깎아준 세금으로 나라 땅 사고”.

8월 1주차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자료=한국갤럽
8월 1주차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자료=한국갤럽

한편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8월 1주차)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18~29세와 30대의 부정 평가는 각각 61, 80%였습니다. 한 달 전 부정 평가인 43(18~29세), 48%(30대)보다 각각 18, 32%포인트 급등한 것입니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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