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역 침수된 날, ‘323억 과징금 폭탄’ 맞은 현대로템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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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역 침수된 날, ‘323억 과징금 폭탄’ 맞은 현대로템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7.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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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산전·다원시스와 2조원대 수주 짬짜미… “담합 주도 안 해” 현대로템 해명에도 비난 봇물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 승강장에 토사와 흙탕물이 유입돼 직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청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3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 승강장에 토사와 흙탕물이 유입돼 직원들이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청

“지금 KTX광명역 정차하고 지나는 중임. 열차 지연 있었는데 그것보다 플랫폼 난리 남. 흙탕물 지옥임. 광명역에서 열차 타시는 분들 완전 황당해 하는 중.”

어제(13일) 중부지방 집중 호우로 이날 오후 2시쯤 KTX 광명역 일부가 침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4시간 33분 뒤 포털뉴스에 올라온 댓글입니다. 광명역은 2004년 4월 1일 KTX 개통과 함께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경부고속선 시작 선상에 있는 역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에게는 집값을 보장하는 아이콘입니다. 그 역이 물에 잠겨 난리가 난 것입니다.

광명역이 물에 빠진 날, 철도차량을 만드는 3개 회사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발주물량 나눠 먹기로 564억7800만원(잠정)의 과징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철도차량 구매 입찰 담합행위를 한 현대로템과 우진산전, 다원시스에 각각 323억600만원, 147억9400만원, 93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전날 부과했습니다.

공정위는 현대로템이 스스로를 ‘맏형’이라고 자처하며, 주도적으로 짬짜미를 이끈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는 현대로템이 스스로를 ‘맏형’이라고 자처하며, 주도적으로 짬짜미를 이끈 것으로 판단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발주한 서울 지하철 2호선과 김포도시철도, 부산 지하철 1호선 등 6건의 철도차량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를 현대로템으로 미리 결정했습니다. 현대로템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응찰하지 않거나, 현대로템이 사전에 알려준 가격으로 입찰에 나서는 등 들러리를 선 것입니다.

우진산업은 이 대가로 현대로템이 낙찰받은 6건의 사업 가운데 3건의 하도급 업체로 참여해 이익을 챙겼습니다. 다원시스가 2015년 철도차량 시장에 뛰어든 뒤에는, 이들 3개사가 2019년 2~12월 발주된 5건의 입찰을 모두 짬짜미했습니다. 어느 회사가 낙찰받을지 미리 모의한 뒤, 나머지 회사들이 이보다 비싼 가격에 응찰하는 방식으로 나눠 먹은 것입니다.

특히 현대로템은 스스로를 ‘맏형’이라고 자처하며, 주도적으로 짬짜미를 이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정위는 현대로템이 3사 간 연락책이자 법적 분쟁 중이던 우진산전과 다원시스 간 중재자 역할을 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현대로템 임원이 ‘해당 입찰에 불참한다’라는 내용이 담긴 대외비 문서를 다원시스 대표에게 텔레그램으로 보낸 자료를 내놨습니다.

현대로템 등 철도차량 제조 3개사는 2019년 2~12월 발주된 5건의 입찰을 모두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현대로템 등 철도차량 제조 3개사는 2019년 2~12월 발주된 5건의 입찰을 모두 짬짜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조홍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국가 기간산업과 연계돼 경제적 파급력이 큰 교통산업 내 경쟁 제한 행위를 시정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과 공공예산 절감을 위해 법 위반 행위를 엄중하게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징금 부과 다음 날인 이날 현대로템은 입장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다만 “현대로템 주도하에 이뤄졌다는 공정위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라면서 “최저가입찰제도 아래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서 공동행위를 주도할 만큼 우월적인 위치가 아니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담합 기간 중 철도부문의 영업손실률은 5%로 내부 생산성 확보만으로는 이익 확보가 어려운 구조”라고 항변했습니다.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현대로템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로템이 제작한 철도차량. /사진=현대로템
담합을 주도하지 않았다는 현대로템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로템이 제작한 철도차량. /사진=현대로템

이 같은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담합행위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담합을 부추기는 최저낙찰가 제도는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술은 먹었으나 음주운전은 안 했다” “국민 혈세를 담합하여 꿀꺽한 몰상식한 망해야 하는 기업” “어디 하나 안 썩은 분야 없는 나라. 그나마 공정위가 일을 조금 한 듯” “국민 혈세 말아 먹는 담합행위 끝까지 엄벌. 담합행위 시 지금보다 5배 이상 담합 시 수익의 10배 이상 추징해라” “과징금 봐라~ 대놓고 해 먹어도 되는 나라다~” “부정과 부폐로 기업 운영하는 사업주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함. 그 회사 믿고 주식 투자한 개미는 무슨 죄인고?” “항상 독과점으로 인한 병폐는 많은 것 같아요. 산업의 특성상 많은 업체들이 진입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어 자칫 이러한 병폐가 생기겠지만, 관련 기관에서는 보다 철저히 관리하여 이러한 병폐로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좋겠어요”.

“국가가 국민을 뜯어먹는 최저가낙찰제도 개선하라! 최소한의 가격보장을 해줘야지 무조건적인 최저가 낙찰제 시행하고 최저가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다음 사업 기준(과) 금액(을) 선정하는 불합리하고 사채업자(나) 추심업자만도 못한 국가. 최저가 입찰 폐지하고 현실을 반영한 낙찰제도 도입하여 저렴하지만, 기본품질을 보장하고 기업도 살 수 있는 낙찰제도를 도입하라! 특히 공기업의 입찰제는 꼭 개선하라! 100원짜리 10원 견적 들어오면 검증 없이 기준가로 선정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없도록 꼭 개선하라”.

국토교통부는 15일부터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1398가구) ▲남양주왕숙2(429가구) ▲고양창릉(1394가구)과, 2기 신도시인 ▲화성태안3(632가구) ▲평택고덕(910가구)에서 공공 분양주택 사전청약 입주자모집을 시행한다. /자료=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15일부터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1398가구) ▲남양주왕숙2(429가구) ▲고양창릉(1394가구)과, 2기 신도시인 ▲화성태안3(632가구) ▲평택고덕(910가구)에서 공공 분양주택 사전청약 입주자모집을 시행한다. /자료=국토교통부

한편 국토교통부는 내일(15일)부터 3기 신도시인 ▲남양주왕숙(1398가구) ▲남양주왕숙2(429가구) ▲고양창릉(1394가구)과, 2기 신도시인 ▲화성태안3(632가구) ▲평택고덕(910가구)에서 공공 분양주택 사전청약 입주자모집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세대별로 51~84㎡ 규모로, 선호도가 높은 84㎡ 물량은 전체의 35% 정도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남양주왕숙은 GTX-B노선과 도시철도(강동~하남~남양주) 등이 계획돼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고, 고양창릉은 고양선과 GTX-A 신설역을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모두 철길이 지나는 지역입니다. 이번 총 4763가구의 추정 분양가는 3.3㎡당 1100만~1900만원대입니다.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이라지만, 서민들에게는 더욱 오를 대출이자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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