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디지털 동맹’ 하나금융, ICT 융합 속도 빨라질까 [사자경제]
상태바
‘SKT와 디지털 동맹’ 하나금융, ICT 융합 속도 빨라질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7.25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텔레콤과 지분교환 통해 핀테크 협력사업 추진… 마이데이터·메타버스 사업 속도 낼 듯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지난 1월 17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지난 1월 17일 진옥동 신한은행장(왼쪽)과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9000억원대 핀테크 동맹 맺었다.”

임인년을 시작한 지 보름여가 지난 1월 17일, 언론들은 일제히 비슷한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냅니다. 심지어는 유신 교육을 받던 시절 자주 쓰던 ‘혈맹’이라는 표현을 올리기도 합니다. 신한은행과 KT가 각각 4375억원 규모의 상대 회사 주식을 맞바꾸기로 한 것입니다. 지분교환으로 ‘핀테크(금융+기술) 동맹’을 맺어 디지털 금융시장에 함께 맞서겠다는 것입니다.

지난 1월 신한은행과 KT에 이어, 지난 22일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SKT)이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지분교환’이란 두 회사가 주식을 서로 맞바꾸는 거래행위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25일 하나금융과 SKT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전반에 걸쳐 협력을 추진하기로 선언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2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22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과 SK그룹의 지분교환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SKT의 하나카드 지분 15%를 하나금융 지분 3.1%(22일 종가 기준 3300억원 상당)와 맞바꾸는 것입니다. 또 하나카드가 SKT의 지분 0.6%(684억원 규모)와 SKT의 자회사인 SK스퀘어 지분 0.5%(316억원 상당)를 매입합니다. 모두 4300억원어치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분교환은 지난 3일 취임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뜻으로 풀이합니다. 그룹 경영지원 부문 부회장 시절부터 ‘비욘드 파이낸스(Beyond Finance)’ 전략을 이끈 함 회장은, 회장 취임 당시에도 아시아 최고의 금융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전략 가운데 하나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제시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금융과의 연계가 절실했던 SKT로서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통신사의 특성상 가입자들의 데이터들은 금융과 연계하면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앞서 KT 자회사인 케이뱅크와 LG유플러스가 신한금융그룹과 잇따라 협력 관계를 맺은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하나금융과 SKT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디지털 플랫폼, 마이데이터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출처=SKT
하나금융과 SKT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디지털 플랫폼, 마이데이터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SKT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출처=SKT

앞으로 하나금융과 SKT는 ▲금융의 디지털 전환 ▲통신·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공동 마케팅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ESG 협력 등 6가지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플랫폼, 마이데이터, 메타버스 등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함영주 회장은 지난주 협약식에서 “디지털 혁신을 통한 손님 가치 실현,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 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협업의 범위를 넓혀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영상 SKT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ICT와 금융 분야의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고객가치 혁신을 추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 같다”라고 기대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하나금융지주(086790)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한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그룹)는 올해 상반기 18조8674억원의 이자 이익을 올렸습니다. 2분기 순익만 보면 ▲신한(1조3204억원) ▲KB(1조3035억원) ▲우리(9222억원) ▲하나금융(8251억원) 순입니다. 다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KB(2조7566억원) ▲신한(2조7208억원) ▲우리(1조7614억원) ▲하나금융(1조7274억원) 순입니다.

SKT와 전략적 제휴 소식이 전해지고 첫 거래일인 25일, 하나금융의 주가는 소폭 올랐습니다. 이날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전 거래일보다 0.28% 오른 3만6250원에 마감했습니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융합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