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법인세·종합부동산세 내려주고, 전기료 올리고, 물가는 폭등, 주식은 폭락”
오늘(27일) 한국은행이 <지역경제 보고서>를 내놓자 한 누리꾼의 반응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기업 350곳 가운데 61%는 가파른 물가 오름세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건설업체의 89%가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으며, 가격을 ‘20% 이상’ 올리겠다고 응답한 업체도 67%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물가가 급등하고 제품가격 인상이라는 악순환이 예고되면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은행에서 돈을 빌린 사람, 특히 시장금리를 반영하는 변동형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있는 소비자의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한은에 따르면, 4월 기준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77.3%로 나타났습니다. 8년 1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만약 한은이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은행 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만큼 올라도 이자 부담은 6조7478억원이 불어납니다. 지난 24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상품 금리는 3.690∼5.781%입니다.
반면 이들 은행의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50~6.515% 수준입니다. 하지만 당장 이자를 덜 내기 위해 고정형보다 1% 정도 금리가 낮은 변동형 대출상품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7월 금통위가 빅스텝을 걸으면 ‘폭탄 돌리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직장인들의 마지막 돈줄인 마이너스 통장 금리도, 6.36%로 6%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일부 은행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이자 장사’ 경고에 대출상품 금리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금리는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관치금융’ 논란에, 금감원의 말 없는 압박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예상입니다. 이처럼 대출금리 경쟁이 눈치 보기, 생색내기로 저조한 가운데 은행들의 수신금리 경쟁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우리은행과 케이뱅크, 하나은행은 3% 이상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의 1년짜리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은 최고 연 3.1%, ‘우리 특판 정기예금’은 최대 연 3.0% 금리를 줍니다.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만기 1년 이상 가입자에게 3% 이자를 일괄 적용합니다. 최소 가입 금액은 100만원, 가입 기간은 1개월 이상 5년 이내입니다.
이들 은행에 앞서 케이뱅크는 이달 1일부터 아무 조건 없이 3%를 주는 정기예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가입 기간 2년 이상 3년 미만은 연 3.20, 3년은 연 3.50%의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금 금리와 함께 적금 금리는 5%대로 올랐습니다. 신한은행은 이달 초 ‘쏠만해 적금’을 30만좌 한도로,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3.5%p를 더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나은행은 이달 ‘내집마련 더블업적금’에 가입하면 우대금리 포함, 연 5%를 제공합니다. 비슷한 상품인 신한 마이홈 적금도 최고 연 5.5%의 금리를 줍니다. 케이뱅크는 연 5% 적금으로 흥행 기록을 썼습니다. 1만좌 한정 ‘코드K 자유적금’에 연 2% 우대 금리를 적용했는데 완판하고, 지난 17일부터 선착순 10만좌를 재판매했는데 이날 판매가 종료됐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관치금융’ 논란에도 은행의 지나친 이자 장사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아울러 예·적금 금리에 대해서는 까다로운 조건 등 더 꼼꼼히 따져보라는 지적이 이어집니다.
“현 상황의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은행에서 과도한 금리를 챙기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시늉만 하는 은행에 정부야말로 시늉만 하지 말고 제대로 제재해라” “은행에서 변동으로만 하게끔 한다. 기사 쓰려면 뭘 알고 지껄여라” “간판만 은행이지 대부업체랑 다를 게 뭐 있냐?” “가만히 앉아서 은행은 1~2% 정도의 마진만 챙겨라~ 그래도 엄청난 이득을 본다~ 예 적금 이자는 쬐금 주면서” “5년금융채금리(은행에서 쓰는 기준금리)가 이미 4프로가 넘은 거 같은데 근본적인 기준금리가 문제임”.
“적금 6%가 전체금액 6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 엄청나게 많음. 실제는 3프로 수준” “빛 좋은 개살구. 5% 이자 주면서 뭔 조건이 많은지??? 해당되는 거 모두 달성해도 3%도 안 되는구먼. 은행 XX들 사채 못지않게 이자 놀이 하면서 국민 눈 속이기 하는 겁니다” “눈 가리고 아웅~ 너무 상술이 심해. 고객은 정면 돌파하는 은행을 먼저 고를 거다 “미끼상품 제외하고는 최대 2~3%뿐인데???? 와, 백만원 넣으면 일년에 꼴랑 3만원?” “조건 없이 6프로면 몰라도. 조건 좀 그만 걸고 6프로 줍시다” “곧 더 높은 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