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직 유지’ 정몽규, 무늬만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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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회장직 유지’ 정몽규, 무늬만 사퇴?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1.1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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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주주로서 언제든 경영에 직·간접적 관여 가능… 향후 복귀 가능성도
“사고 책임으로부터 도망가겠다는 것… 사퇴는 단순 면피용에 불과” 비판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무늬만 사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무늬만 사퇴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일주일 만에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무늬만 사퇴’라는 비난 여론이 거세다. 여전히 지주사인 HDC그룹 회장직은 유지하기로 해 책임 회피성 사퇴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사건(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건축 현장 붕괴와 지난 11일 화정아파트 붕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광주 화정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번 사고로 1명은 지난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상태로 수습됐고, 남은 5명은 아직 수색 중이다.

문제는 정 회장이 지난 17일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을 때, 지주사인 HDC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해 경영은 계속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주주로서의 책무, 책임은 다하겠다”라고도 했다. HDC그룹은 HDC현산의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정 회장은 HDC그룹 지분의 33.6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이번 사고와 관련한 수습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 회장이 말로는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하지만 최대 주주로서 언제든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정몽규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태를 투고 시민단체와 실종자 가족들은 ‘책임 회피성’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실종자 가족 대표는 “다른 사람 세워서 계속 또 이런 식으로 국민을 우롱하고 또 어디선가 다른 피해를 양산하면서 계속 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회장직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이는 오히려 그동안 자신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꼬리자르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대산업개발은 지금 당장 이사회를 개최해 사고의 경위와 책임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회장직) 사퇴는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고를 수습한 뒤에 하는 것이 순서”라며 “정 회장이 지금 이 시점에 사퇴한다는 것은 사고의 책임으로부터 도망가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또 “정 회장은 HDC그룹의 회장이자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로서 시간이 흐르면 언제든지 그룹 복귀는 물론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사퇴는 단순 면피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책임회피성 사퇴 아니냐’라는 지적에 “저의 사퇴로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은 안한다”며 “대주주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피해자 가족 등과 만난 뒤에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하겠다.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한다”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꼭 약속을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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