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연말 성과급’을 주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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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연말 성과급’을 주는 방법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1.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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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값 올려 실적 기대감, 모든 직원에 성과급 110% 지급
라면 가격을 올렸던 농심이 지난 연말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농심 본사
라면 가격을 올렸던 농심이 지난 연말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사진=농심 본사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올렸던 농심이 연말 직원들에게 성과급 110%를 지급했다. 신라면 가격 인상에 따른 실적 기대감으로 분석된다. 결국은 라면값을 올려 직원들 성과급을 준 셈이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연말 본사·공장·영업 등 직군별 차등 없이 모든 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특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농심 측은 “회사 전체 성과와 직원 개개인을 격려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올렸던 농심은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농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9553억, 74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44% 줄었다.

하지만 4분기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는 농심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678억, 317억원으로 예상했다.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성과라는 설명이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인상에 따른 물량 저항 폭이 11월부터 인상분 대비 낮아지면서 실질적인 영업실적 확대를 이끌어냈다”라고 분석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은 올해 4분기 실적에 판가 인상 효과가 반영되면서 국내 부문의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심 연구원은 농심의 4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각각 6759억, 306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8, 17.7% 증가한 수치다.

심 연구원은 “내년에도 라면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짐에 따라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레버리지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국내 라면 판가 인상에 따라 연말 수출 판가도 자연스럽게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인도 판가 인상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해외 시장 점유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법인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6% 늘고 일본법인은 14.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농심 연간 매출액이 2조8335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농심은 지난해 8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했다. 농심이 라면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됐다.

농심은 라면가격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그간 내부적으로 원가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며 원가 인상의 압박을 감내해왔지만, 최근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원가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이 국민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가격을 조정했다”라며 “더 좋은 맛과 품질의 제품으로 소비자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농심에 2주일 앞선 지난해 8월 1일 오뚜기도 라면 가격을 12.6% 인상했다. 이에 따라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 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올랐다. 2008년 4월 인상 이후 13년 4개월 만에 라면 가격을 올린 것이다.

농심과 함께 라면 가격을 올렸던 오뚜기는 직원 성과급에 대해선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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