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SK그룹 승계,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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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SK그룹 승계, ‘여기’에 달렸다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2.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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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윤정, 최민정, 최인근.
왼쪽부터 최윤정, 최민정, 최인근.

“아들의 선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6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승계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승계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만의 삶이 있다. 제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 승계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동전의 양면 같을 것”이라며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많다. 아들의 선택이다”라고 밝혀 두 딸보다는 아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중을 밝혔다.

그는 또 “기회는 전문경영인 등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혼 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관장과의 사이에 장녀 윤정(32), 차녀 민정(30), 장남 인근씨(25)를 두고 있다. 이들 세 남매는 모두 SK그룹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장녀 윤정씨는 중국 베이징국제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다. 시카고대 뇌과학연구소 연구원과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쳐 2017년 6월 SK바이오팜 수시 채용에 최종 합격해 입사했다. 입사 당시 낙하산 채용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재벌가의 딸로서 낙하산 채용을 한 것이 아니라 과거 경력과 관련된 실력으로 입사했다는 것이 그룹 안팎의 목소리였다.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로 뇌전증 분야의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윤정씨는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산하 전략팀에서 책매니저로 근무하다 2019년 휴직하고 현재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 민정씨는 2019년 8월 SK하이닉스 대리급으로 입사해 대외협력총괄 산하 조직인 인트라에서 근무 중이다. 현재 민정씨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전략국제연구센터 방문연구원 일을 겸임하고 있다. 민정씨는 해군 함정의 승선 장교에 지원, 2014년 11월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으로 입영해 군사훈련과 항해병과 교육을 마친 후 소위로 임관해 주목받았다.

2017년 11월 30일 전역한 뒤 2018년 7월 중국 투자회사 ‘홍이투자’에 입사해 글로벌 인수합병(M&A)팀에서 일한 뒤 2019년 8월 SK하이닉스에 입사해 현재 근무 중이다.

장남 인근씨는 지난해 9월 수시 채용 전형으로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근무 중이다. 전략기획팀은 SK E&S에서 미래 에너지 발굴 및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인근씨는 다른 신입직원과 동일하게 업무부터 배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소아당뇨 판정을 받았던 인근씨는 대안학교를 다니다 2014년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한 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인턴생활을 하고 지난해 SK그룹에 합류했다.

한편 재계는 세 자녀의 경영수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1960년생인 최태원 회장이 여전히 왕성하게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어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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