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 사망사고… 현대중공업 한영석의 ‘헛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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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또 또 사망사고… 현대중공업 한영석의 ‘헛구호’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10.01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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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안전 최우선” 외치지만 올해만 노동자 4명 사망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 현장.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 현장.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고귀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우리 일터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최우선 원칙이 전사에 자리 잡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지난 6월과 8월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이 중대재해 근절을 위해 안전을 최우선 경영으로 삼겠다며 한 말이다. 하지만 안전강화에 힘쓰겠다는 말은 공염불이 돼 버렸다. 지난달 30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사내 도로에서 협력사 직원 A씨가 이동 중이던 굴삭기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에만 벌써 4번째 사망사고다.

이날 사고는 A씨가 정해진 휴식시간에 작업장에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굴삭기는 선박 고정용 로프 작업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오후 3시 휴식을 위해 도크장에서 일하다가 나오던 A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포클레인 운행을 돕는 신호수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신속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연대중공업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2월에 이어 5, 7월 그리고 이번까지 모두 네 번이나 된다. 지난 2월에는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대조립1공장에서 작업 중이던 40대 노동자가 철판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선박 구조물(블록) 지지용 받침대 위에 놓인 철판 위치를 조정하던 중 철판이 흘러내리면서 일어났다.

5월에는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 중이던 원유운반선에서 40대 노동자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 노동자는 용접용 도구를 가지러 가기 위해 탱크 위로 올라가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조선소에서는 7월에도 40대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외 단기공사업체 소속 노동자가 13m 지붕 교체 작업하던 중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숨졌다.

현대중공업은 잇따른 안전사고에 정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받았고, 한영석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과 협력업체 대표 등은 안전사고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한영석 사장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관련 공판에서 검찰은 한 사장에게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공판에서 한영석 사장은 “결과적으로 중대 사고를 예방하지 못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산재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흘 만에 또 다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한 사장은 수차례 일터에서의 안전을 강조했다. 지난 6월에는 3중 위험 방어체계 구축,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 도입, 협력사 안전관리 지원 강화 등 추가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기존에 시행하는 안전관리자 선임 비용 지원 및 교육, 안전우수 협력사 포상, 안전보호구 및 물품 지원 등과 함께 협력사 안전관리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사장도 “고귀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더 이상 우리 일터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최우선 원칙이 전사에 자리 잡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8월에는 ‘노사 공동 안전결의대회’를 열면서까지 안전을 강조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작동성 중심의 안전경영체계 확립, 현장 안전관리 실행력 강화, 안전수칙을 지키는 현장문화 정착, 협력사 안전역량 강화지원 등을 안전 관련 중점대책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한 사장은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안전에는 노사가 따로 없는 만큼 안전한 일터 조성에 노사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한 사장의 안전강화 구호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총 21건에 달한다. 연도별로는 2016년 5건, 2017년 2건, 2018년 3건, 2019년 3건, 지난해 4건, 올해 4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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