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나선 정은보 금감원장… 누가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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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 쇄신' 나선 정은보 금감원장… 누가 떠날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8.1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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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14명 전원에게 사표 요구… 임기 만료 임원 등 소폭 물갈이 전망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쓰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금감원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쓰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금감원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14명 전원에게 사표를 쓰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헌 전임 원장의 색깔 지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적 쇄신을 통해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부실한 감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1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은보 원장은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취임 초기에 조직 기강을 바로 잡고 새로운 감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인사 카드라는 분석이다.

해당 내용은 비밀리에 진행됐지만 임원들의 반발로 외부에 새어 나간 것으로 보인다. 임원들은 금융감독의 독립성과 중립성 차원에서 임기 3년이 보장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금감원은 신임 원장 취임 이후 임원들에게 사표를 요구하거나 임원이 스스로 사표를 낸 뒤 재신임을 밟는 절차를 거쳐왔다.

첫 민간 출신 원장이었던 최흥식 전 원장은 2017년 9월 취임하자마자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받았고 두 달 뒤 전원을 교체했다. 윤석헌 전 원장은 부원장보 9명 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지만 임기 만료가 가까운 임원들만 교체했다.

하지만 금감원에서 정권 말기에 임원들을 교체하는 경우는 없었다. 감독 업무의 연속성을 고려해서다. 때문에 현 금감원 임원들도 이같은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임기가 9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감독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은보 원장은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요구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정 원장은 12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금융시장과 금융산업 발전 그리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향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 원장은 취임 때부터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했다. 정 원장은 지난 6일 취임사에서 “내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절차적 측면에서도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에 기초한 금융감독이 돼야 한다 “면서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헌 전임 원장이 추진했던 감독 방향을 뒤집은 것이다.

전임 원장의 색깔 지우기가 현실화 되는 가운데 문제는 물갈이 규모다. 일각에서는 새정부 출범까지 길어야 9개월 정도 남은 상황에서 대대적인 임원 교체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기 1년이 채 안 되는 정 원장 입장에서는 짧은 임기 안에 전임 원장의 색깔을 지우고 새로운 감독 방향을 잡고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또 당장 국정감사가 코앞에 있어 대규모 물갈이는 정 원장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임기 만료가 가까운 임원들만 교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내부 승진한 부원장 2명과 3년 임기가 다 돼 가는 임원 일부가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동성 전략감독 담당 부원장보, 이성재 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보, 장준경 공시조사 담당 부원장보 등 3명은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돼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임원이 된 지 1년이 되지 않은 임원들은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임 원장과 금융감독 방향 및 가치관이 긴밀하게 공유했던 임원들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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