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현대차 비난 받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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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현대차 비난 받는 까닭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7.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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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가입’ 현대차 “2050년까지 사용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
그린피스 “RE100 가입한 기업들 평균 목표 연도는 2028년… 게으르다”
사진=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사진=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현대자동차그룹이 탄소중립 캠페인 ‘RE100’(재생에너지 100%)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국제환경단체가 비난을 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안으로 한국 RE100 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고 7일 밝혔다. RE100에 가입하는 계열사는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연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 5개사다.

이들 5개사는 2050년 RE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또 회사별 여건과 해외 진출 사업장의 에너지 수급 상황에 따라 2040년 이후부터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RE100은 글로벌 비영리단체 더클라이미트그룹과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주도하는 민간 캠페인으로,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로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GM, BMW 등 31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기업으로는 SK그룹의 6개 계열사와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입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차세대 넥쏘, 수소 트럭 등 다양한 수소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소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트램, 선박 등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RE100 가입 선언은 탄소중립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전 지구적 움직임에 함께하고 그 결과를 모든 이해관계자와 나눠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 실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RE100 동참을 두고 국제환경단체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책임에 맞는 행보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현대차그룹이 RE100 참여를 발표한 7일 성명서를 내고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전 세계 시민의 일상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의 2050년 RE100이라는 목표 연도는 ‘마감 기한에 맞춘 게으른 시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권고한 바에 따르면 지구평균기온 상승폭이 1.5도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을 넷 제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RE100에 가입한 기업들이 천명한 재생에너지 100% 달성 목표 연도는 평균 2028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의 목표 시점보다 무려 23년이 앞선다는 것이다.

또 전력 소비량이 많은 현대제철 등 일부 계열사가 동참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그린피스는 “현대제철 등 전력 소비량이 많은 계열사들이 빠진 것 또한 이번 발표가 알맹이 빠진 선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현대차그룹은 RE100 달성을 위해 이후 구체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및 탄소 저감책을 내놓는 동시에 그룹사 차원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의 기후위기 대응 선언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아쉽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발생원은 현대차의 대표상품인 자동차다. 2020 현대자동차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직간접 배출을 모두 포함해 9388만1255 톤(tCO2eq)이다. 이 가운데 80%가 현대자동차가 판매한 내연기관차 운행 중에 배출된다.

그린피스는 “현대차그룹이 기후위기 대응을 실천하려면 현대기아차가 디젤,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고 전기차 및 모빌리티 서비스 위주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2016년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하기로 선언한 GM의 경우 올해 초 2035년으로 RE100 달성 기한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동차 기업의 가장 큰 과제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이다”면서 “현재 현대자동차는 2040년까지 유럽, 중국, 미국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반쪽짜리 계획만을 가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과 신흥시장인 동남아 등지에서 구체적인 탈내연기관 계획이 없다는 것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며 “현대차가 탄소 제로 시대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시점과 훨씬 더 과감한 전기차로의 전환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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